[프리즘] 벚꽃 구경과 지자체·대학의 명운(命運)

  • 오피니언
  • 프리즘

[프리즘] 벚꽃 구경과 지자체·대학의 명운(命運)

이상훈 대전대 경찰학과 교수

  • 승인 2021-03-23 08:41
  • 수정 2021-03-23 14:31
  • 신문게재 2021-03-24 19면
  • 신가람 기자신가람 기자
사진_이상훈2021
이상훈 교수
요즘 대학가는 신입생 충원 대량 미달사태 후유증으로 심하게 앓고 있다. 문제는 이게 그리 쉽게 낫지 않을 중병이라는 점이다. 인구절벽과 지역사회 청년유출은 이러한 병을 더욱 깊게 만들어 갈 것이다. 머지않아 인구 급감에 따른 지방 소멸 문제는 우리 지역사회를 더욱 어렵게 만들 공산이 크다.

최근 들어 대학 구성원들에게 벚꽃 피는 순서란 대학이 망하는 순서로 통한다. 올해 대학입학전형 결과를 보면 정원대비 미달 비율로만 최대 31%가 넘는 대학이 있고, 미달 인원 기준으로는 최대 780명이나 되는 대학도 있다. 총장이 자진 사퇴를 선언하거나 총장 사퇴를 요구한 대학소식도 들린다.

대학이 망하는 데 있어 벚꽃 피는 순서는 봄기운과는 무관하다. 서울에서 먼 곳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수도권이라는 이름의 블랙홀은 모든 가치를 집어 삼켜왔다. 이제는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이 분연히 나서야 한다. 지방대학 살리기는 애초부터 중앙정부의 전공분야가 아니었다. 이제부터라도 중앙의 논리가 아닌 지방의 논리로 우리의 문제를 스스로 풀어내야 한다. 지방이 스스로의 해법을 찾지 않는 한 중앙정부의 예산 따내기는 죽은 목숨을 연명하는 방편에 불과하다. 관련 교육부 공모사업에 선정되는 것도 언 발에 오줌 누기에 지나지 않는다.

대전은 대학도시다. 대전에는 16개의 사립대학이 있다. 국립대와 정부출연 대학 5개까지 합하면 모두 21개나 된다. 이들 대학운영을 통한 총 수입은 국고보조금 2천여억 원을 포함하여 2019년도 기준 9천여억 원에 달한다. 이는 같은 해 대전시 세입예산 규모 5조7천억 원의 15.8%(일반회계 대비 23.4%)에 해당하고, 대전시가 거두어들인 지방교부세 수입과 맞먹는다. 세종시에 이어 2019년 기준 전국 2위의 성장률(3.3%)을 보인 대전시 지역내총생산(GRDP) 42조 8천억 원 규모의 2%를 차지한다. 대전지역의 교육서비스업은 3조원 규모로 2019년 경제활동별 GRDP 비중의 7%에 달하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지역경제 살리기 측면에서도 교육서비스산업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

대전지역 대학생은 전문대생을 합쳐 13만5명 정도다. 대구(11만4천명), 광주(10만8천명), 인천(6만7천명), 울산(3만2천명)지역과 비교하더라도 우위에 있다. 서울, 경기, 부산, 경북, 충남에 이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6위에 해당한다. 전국에서 대전으로 유학 오는 수많은 청년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전이라는 공간을 유력한 선택지로 마음에 두고 있다. 이들이 우리와 함께 정주하고 대전의 훌륭한 구성원이 되는 문제는 지역대학만의 몫은 아니다. 대전광역시와 대전교육청이 적극 손을 내밀 부분이 분명히 있다. 자치구도 맞들어야 한다.

미국과 독일 등의 일부 도시에서는 대학생들이 학생증으로 버스와 철도를 자유롭게 이용한다. 시립박물관의 입장과 시립예술단의 공연도 무료다. 강의실과 도서관이 대학 울타리를 고집하지 않고 도시 공간 깊숙이 전진 배치되고 있다. 공동체 구성원을 위한 재교육과 교양교육의 장을 열어 지역사회와 호흡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자치구를 포함한 지방자치단체·교육청·대학협의회·기업협의체 등 유관기관과 단체가 의기투합하여 지역 내 고등학생들에게 지역대학으로의 진학과 연계한 '지역 내 기업과 국가기관 및 공기업 취업을 연계한 장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어떠한가.

지역대학의 위기가 더 이상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지원사업 프로그램 유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성이 더욱 깊어질 뿐이다. 대전 과학연구단지의 교육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는 실전적 교육프로그램을 확대하자. 청년들이 지역공동체 곳곳에서 공부하고 창업할 수 있도록 공간을 내어주자. 교육과 연구 그리고 지역사회문제에 대한 해법 제공에 활발한 지역대학의 성장은 인구감소를 막아내고 지역경제를 살리며 지역사회 미래를 위한 역동성을 제공하는 화수분이다.

땅끝마을은 바다에서 보면 새로운 대륙의 시작이다. 전국의 인재를 대전으로 모아 씨 뿌리고 열매 맺도록 하는 커다란 밭을 일구자. 우리가 한밭(大田)이다. /이상훈 대전대 경찰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교도소 실탄 관리부실 논란… 이전 사업까지 우려목소리
  2. 제1회 세종 마라톤 '모두 런' 성료… 2027년 성장형 대회 기약
  3. 민선9기 대전시 인수위, 이장우표 "일류경제도시' 도마 올린다
  4. 충남대·공주대, 규제 걷어내고 대학혁신 실험대에
  5. 오석진 교육감직 인수위 15일 출범…전문성·실행력 갖춘 진용 꾸리나
  1. [기고] 반복되는 한화 폭발사고, 이제는 안전문화로 답해야 한다
  2. [건강] "아프다" 말 못 하는 치매 어르신… '치과' 문 연 노인병원의 도전
  3. 충남대병원, 3년 내 새병원 예타 통과 목표…"머뭇거릴 수 없다"
  4. [건강]여름철 건강 이상, 단순한 더위 때문일까?
  5. 한화에어로, 안전문화혁신위 출범… 반복 사고 우려는 여전

헤드라인 뉴스


충남대·공주대, 규제 걷어내고 대학혁신 실험대에

충남대·공주대, 규제 걷어내고 대학혁신 실험대에

충남대와 국립공주대가 고등교육혁신특화지역 규제특례를 부여받으면서 지역 대학 혁신의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학사제도와 현장실습, 인사 운영 규제가 함께 완화되면서 글로컬대학 사업과 앵커(옛 RISE) 사업 추진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주요 보직 외부인사 임명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14일 교육부에 따르면 앞서 12일 고등교육혁신특화지역 지정·변경으로 전국 5개 권역에 모두 16건의 규제특례를 적용했다. 대전·세종·충남 지역은 충남대와 공주대에 4건, 순천향대 1건 등 5건의 특례가 부여된다. 충남대와 공주대에는..

이 대통령 "한반도 평화는 남북·동북아·전 세계에도 공통의 이익"
이 대통령 "한반도 평화는 남북·동북아·전 세계에도 공통의 이익"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한반도의 평화는 남북은 물론 동북아와 전 세계에도 공통의 이익"이라며 한반도 평화와 공존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6·15 남북정상회담 26주년인 이날 강훈식 비서실장이 대독한 기념사를 통해 "6·15 남북정상회담과 남북공동선언은 한반도 평화공존의 출발점이었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교류와 협력을 통해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통일을 이루어 나가자는 소중한 약속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그 약속이 온전히 이행되고 있지 못하지만, 우리는 그 길을 포기할 수 없다. 평화공존..

박수현 "중앙정부 설득 등 통해 충남·대전 행정통합 추진할 것"
박수현 "중앙정부 설득 등 통해 충남·대전 행정통합 추진할 것"

박수현 충남도지사 당선인의 주요 공약인 충남·대전 행정통합 조속 추진이 사실상 어려워진 가운데, 박수현 당선인이 중앙정부 설득, 방안 마련 등을 통해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박 당선인은 15일 중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1주년 기자회견 행정통합 발언은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 설명한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행정통합에 속도를 내지 않겠다는 것이 아닌, 종합적인 어려움을 설명한 것"이라며 "민선8기 충남·대전 행정통합 가능성이 열렸을 때 통합이 되지 않은 아쉬움도 내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접시꽃에 담긴 여름 접시꽃에 담긴 여름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 ‘더 빠르게 접근한다’…무인수난구조보드를 활용한 인명구조 ‘더 빠르게 접근한다’…무인수난구조보드를 활용한 인명구조

  • ‘건강한 치아를 위해’ ‘건강한 치아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