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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윤택 한밭대 건설환경조형대학장 |
공유의 대상은 다양하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 주행시간이 적은 차량이나 점유시간이 적은 공간 그리고 자신이 가진 재능이나 지식도 공유한다. 많은 가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공구의 평균 사용횟수는 1년에 불과 몇 회 되지 않으며, 대부분의 자동차는 90% 이상의 시간은 주차되어 있다. 쓰지 않는 물건들은 'OOOO 가게'와 같은 형태로 무료로 기부되거나 'OO나라'나 'OO마켓'과 같이 IT 플랫폼을 이용하여 중고물품으로 거래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지자체들이 가정에서 필요한 공구를 구비하여 무료로 대여하거나 장난감 등의 유아용품을 나누어 쓸 수 있도록 온라인/오프라인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도시는 공간이나 교통수단의 공유가 가능한 장소이다. 여행자들에게 익숙한 에어비앤비(AirBnB)는 공간의 공유를 확산시킨 주역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이전부터 여행자들에게 빈 방을 무료로 제공하는 공간 공유의 형태가 있었다. 최근에는 스마트워크센터, 공유오피스와 같은 업무공간을 사무실 비품이나 비서까지 포함하여 저렴하게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레스토랑을 주야간으로 나누어 사용하거나 부엌 등의 커뮤니티공간 공유도 활발하다. 에어비앤비와 함께 공유경제를 촉발한 다른 하나는 우버로 대표되는 공유차량이다. 개인들 사이에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지던 카풀과 같은 형태의 차량공유는 사고시 보험처리나 비용의 지불 등에서 분쟁의 소지를 가지고 있었고 이는 공유의 확산에 걸림돌이 되어 왔다. IT 플랫폼에서 정해진 대가를 지불하는 형태는 젊은 계층의 생활방식은 물론 이해관계와도 일치하여 빠르게 확산되었고, 에어비앤비나 우버의 기업가치는 관련분야의 전통적인 우량기업을 넘어섰다. 이를 바탕으로 자전거나 킥보드 등의 교통수단도 유사한 형태의 공유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다.
공유경제 또는 공유도시는 선한 의도와 경제적, 환경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문제들을 남기고 있다. 그 중 첫 번째는 무료로 공유할 때에는 없었던 문제가 대규모 자본의 비즈니스가 되면서 기존의 업계와 마찰을 유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타다' 사태를 겪었다. IT 플랫폼에 기반한 승합차 서비스가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타다 서비스의 중단은 부동산중개업, 법률이나 의료서비스업 등과 연관된 스타트업 전반의 반발로 이어졌다. 두 번째는 공유경제가 표방하는 공유가 잉여자산의 공유인지의 문제이다. 처음에는 본인이 가지고 있지만 활용도가 떨어지는 공간(에어비앤비)이나 차량(우버)을 공유하는 것에서 시작한 서비스가 소규모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경제활동이 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대여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건축하거나 임대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차량을 가진 운전자가 전업으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당초 공유경제의 의미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공유차량을 표방하는 'OO카'와 같은 서비스도 IT기반의 시간제 대여라는 점을 제외하면 기존의 렌터카와 다른 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들이 주장하는 차량구입의지 감소 효과는 '자동차의 공유'가 아닌 '편리한 시간제 대여'의 효과라고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공유경제 서비스에는 법적인 문제 등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아직 남아 있다.
수익성은 공유경제가 활성화되는데 필요한 동력이기도 하지만 수익성만을 추구할 때에는 공유경제의 취지를 훼손함으로써 시민들의 외면을 초래할 수 있다. IT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이를 공유경제로 포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활용되지 않는 내 '소유'의 유무형 자산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환경도 보호하고 타인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그리고 나의 사용가치를 제외한 나머지 사용가치를 보상받는 형태의 공유경제 서비스가 활성화된 공유도시, 공유 커뮤니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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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