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소유냐 공유냐?

  • 오피니언
  • 춘하추동

[춘하추동]소유냐 공유냐?

임윤택(한밭대학교 건설환경조형대학장)

  • 승인 2021-07-27 18:48
  • 신문게재 2021-07-28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임윤택 교수
임윤택 한밭대 건설환경조형대학장
지난 칼럼에서 사람의 본성 중 하나인 '이동'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소유'는 '존재'에 버금갈 만큼 '이동'보다 더 근본적인 인간의 본성이다. 역사 이래 재물과 권력을 소유한 사람 또는 집단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지배하였다. 자본주의는 이러한 사람들의 소유욕을 기반으로 재화의 확대재생산을 통해 부를 축적시키는 과정을 제공하였다. 보다 비싼 물건, 보다 넓은 주택은 인격이나 지식보다 사회적으로 대우받게 되었다. 그동안 소유라는 개념은 타인의 사용을 배제한 독점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이와 같은 독점적 소유와는 별도로 최근 들어 타인과 함께 가지고 사용하는 '공유'의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 자신보다 적게 소유한 사람들을 위한 자선적 의도나 환경보호를 위해 자신의 물건이나 재능을 타인과 나누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는 20세기 말 IT의 발달에 힘입어 급격히 확산되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에는 자신이 가진 자산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수익을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유무형의 자산을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는 '공유'는 환경의 보호나 타인에 대한 자선을 넘어 경제활동의 한 종류가 되었고 이를 공유경제라고 부른다. 그리고 시민들간의 공유를 추구하거나 공유경제가 활발한 도시를 공유도시라고 부른다.

공유의 대상은 다양하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 주행시간이 적은 차량이나 점유시간이 적은 공간 그리고 자신이 가진 재능이나 지식도 공유한다. 많은 가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공구의 평균 사용횟수는 1년에 불과 몇 회 되지 않으며, 대부분의 자동차는 90% 이상의 시간은 주차되어 있다. 쓰지 않는 물건들은 'OOOO 가게'와 같은 형태로 무료로 기부되거나 'OO나라'나 'OO마켓'과 같이 IT 플랫폼을 이용하여 중고물품으로 거래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지자체들이 가정에서 필요한 공구를 구비하여 무료로 대여하거나 장난감 등의 유아용품을 나누어 쓸 수 있도록 온라인/오프라인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도시는 공간이나 교통수단의 공유가 가능한 장소이다. 여행자들에게 익숙한 에어비앤비(AirBnB)는 공간의 공유를 확산시킨 주역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이전부터 여행자들에게 빈 방을 무료로 제공하는 공간 공유의 형태가 있었다. 최근에는 스마트워크센터, 공유오피스와 같은 업무공간을 사무실 비품이나 비서까지 포함하여 저렴하게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레스토랑을 주야간으로 나누어 사용하거나 부엌 등의 커뮤니티공간 공유도 활발하다. 에어비앤비와 함께 공유경제를 촉발한 다른 하나는 우버로 대표되는 공유차량이다. 개인들 사이에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지던 카풀과 같은 형태의 차량공유는 사고시 보험처리나 비용의 지불 등에서 분쟁의 소지를 가지고 있었고 이는 공유의 확산에 걸림돌이 되어 왔다. IT 플랫폼에서 정해진 대가를 지불하는 형태는 젊은 계층의 생활방식은 물론 이해관계와도 일치하여 빠르게 확산되었고, 에어비앤비나 우버의 기업가치는 관련분야의 전통적인 우량기업을 넘어섰다. 이를 바탕으로 자전거나 킥보드 등의 교통수단도 유사한 형태의 공유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다.

공유경제 또는 공유도시는 선한 의도와 경제적, 환경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문제들을 남기고 있다. 그 중 첫 번째는 무료로 공유할 때에는 없었던 문제가 대규모 자본의 비즈니스가 되면서 기존의 업계와 마찰을 유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타다' 사태를 겪었다. IT 플랫폼에 기반한 승합차 서비스가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타다 서비스의 중단은 부동산중개업, 법률이나 의료서비스업 등과 연관된 스타트업 전반의 반발로 이어졌다. 두 번째는 공유경제가 표방하는 공유가 잉여자산의 공유인지의 문제이다. 처음에는 본인이 가지고 있지만 활용도가 떨어지는 공간(에어비앤비)이나 차량(우버)을 공유하는 것에서 시작한 서비스가 소규모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경제활동이 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대여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건축하거나 임대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차량을 가진 운전자가 전업으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당초 공유경제의 의미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공유차량을 표방하는 'OO카'와 같은 서비스도 IT기반의 시간제 대여라는 점을 제외하면 기존의 렌터카와 다른 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들이 주장하는 차량구입의지 감소 효과는 '자동차의 공유'가 아닌 '편리한 시간제 대여'의 효과라고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공유경제 서비스에는 법적인 문제 등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아직 남아 있다.

수익성은 공유경제가 활성화되는데 필요한 동력이기도 하지만 수익성만을 추구할 때에는 공유경제의 취지를 훼손함으로써 시민들의 외면을 초래할 수 있다. IT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이를 공유경제로 포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활용되지 않는 내 '소유'의 유무형 자산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환경도 보호하고 타인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그리고 나의 사용가치를 제외한 나머지 사용가치를 보상받는 형태의 공유경제 서비스가 활성화된 공유도시, 공유 커뮤니티를 기대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칠곡 왜관철교, 주민들 쉼터 역할
  2. 대전 중수청, 세종 임시 개청 후 옛 대전세무서 부지로 이전 추진
  3. 대천해수욕장, 126명 안전요원 총출동
  4. [르포] 선풍기도 없는 40.2도 정산부스… 폭염 속 공영주차장 근로자
  5. 학교 믿고 입주했는데…입주민 "교육청 중재 나서라"
  1. 돌아오는 온통대전…자치구 지역화폐와 연계·통합 가능할까
  2. "서산 한우 관광 메카 만든다", 서산 운산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조성 본격 시동
  3. [교육부 하반기 업무계획] 국가인재위원회 신설… 거점국립대 3곳 성장엔진·AI 분야 패키지 지원
  4. [르포] 대청호 녹조 시작점 추소리 가보니…걷어내도 짙은 초록빛
  5. 부산 동구, 북항 해양레저에 시민 1000명 모였다

헤드라인 뉴스


[르포] 대청호 녹조 시작점 추소리 가보니…걷어내도 짙은 초록빛

[르포] 대청호 녹조 시작점 추소리 가보니…걷어내도 짙은 초록빛

5일 오전 11시 충북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 대청호 수역. 수면은 평소 물빛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짙은 초록색으로 변해 있었다. 녹조가 뒤덮은 물 위로 오리들이 유유히 지나갔고 물가에는 각종 부유물이 떠다녔다. 수변 주변으로는 수많은 파리가 날아들었다. 플라스틱 컵으로 수면의 물을 떠보니 연한 초록빛을 띠었다. 물을 다시 쏟아낸 뒤에도 컵 안쪽에는 녹색 흔적이 남았다. 추소리 수역은 매년 여름이면 녹조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곳이다. 이날도 작업자들이 녹조방제선에 올라 수면을 뒤덮은 녹조를 걷어내고 있었다. 방제 작업은 하루 두..

`우린 비급여만` 건강보험 미청구 의료기관 대전 65곳 충남 31곳
'우린 비급여만' 건강보험 미청구 의료기관 대전 65곳 충남 31곳

건강보험 요양급여를 단 한 차례도 청구하지 않고 비급여 진료만 하는 이른바 '건보 청구 0원 의료기관'이 대전과 충남에서 10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비급여 진료만 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의료기관은 대전 서구와 충남 천안에 집중되어 있고, 성형외과보다 일반의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건강보험 미청구 의료기관'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5년 기준 대전 의원급 의료기관 65곳과 충남 31곳이 연중 건강보험을 한 차례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학교 믿고 입주했는데…입주민 "교육청 중재 나서라"
학교 믿고 입주했는데…입주민 "교육청 중재 나서라"

학교 신설 대체 이전을 전제로 추진된 한화포레나 유성 아파트 단지 내 초등학교 기부채납 공사가 중단되면서 입주민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학교 개교를 믿고 입주를 결정한 입주민들은 5일 대전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사 재개와 개교 일정 정상화를 촉구하며 교육청의 적극적인 중재를 요구했다. 한화포레나 유성 입주민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학교 공사 중단으로 학생들의 학습권과 통학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교육청과 시행사는 더이상 책임을 미루지 말고 학교를 정상적으로 개교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청권 식수원을 보호하라’…대청호 녹조 제거하는 방제선 ‘충청권 식수원을 보호하라’…대청호 녹조 제거하는 방제선

  • ‘전문 간호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습니다’ ‘전문 간호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습니다’

  • 폭염에 도로 위 피어오른 ‘아지랑이’ 폭염에 도로 위 피어오른 ‘아지랑이’

  • ‘폭염에도 일을 쉴 수 없어요’ ‘폭염에도 일을 쉴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