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출토 유물인데 시민들은 못본다?...괴정동 유물 장기대여조차 하지 않는 대전시

  • 문화
  • 공연/전시

대전 출토 유물인데 시민들은 못본다?...괴정동 유물 장기대여조차 하지 않는 대전시

대전시, 시립박물관 "중앙박물관의 까다로운 기준에 대여 어려워"
지역 문화유산계 "중요유물인 만큼 시립박물관에서 이번 상설전시 때 대여 시도 했어야"
지방분권 시대에 맞춰 문화재 소유권도 지역에 우선권을 줘야한다는 지적도 나와

  • 승인 2021-10-31 12:20
  • 수정 2021-10-31 14:53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KakaoTalk_20211027_144655012
대전 괴정동 유적 모습
대전 괴정동 유적 출토 유물 환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장기대여조차 시도하지 않는 대전시와 시립박물관의 소극적인 행정에 지적이 일고 있다.

대전 출토 유물임에도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어 지역민들은 실물조차 보지 못했지만 대전시와 시립박물관은 중앙박물관의 까다로운 기준에 대여도 어렵다며 시도조차 포기한 모양새다.

일각에선 지방분권 시대에 맞게 문화재 소유와 관리도 중앙정부가 아닌 지자체에 우선권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967년 대전 괴정동 유적에서 출토된 청동기 유물은 검은간토기, 세형동검, 청동방울 등 총17점으로 전국에서 출토된 청동기 중 가장 진보된 기술력으로 제작된 유물로 높게 평가된다.

그동안 대전의 뿌리를 찾자는 목소리에 힘입어 대전 괴정동 유물을 시민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몇 차례 대여 시도가 있었지만 중앙박물관의 반대로 불발 됐다.

2007년 괴정동 유적 발굴 40주년을 맞아 문화유산단체 등 민간에서 유물 대여를 요청했지만 당시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장기대여 중이라는 이유로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2017년 대전선사박물관 재개관 당시에도 괴정동 유적 발굴 50주년을 기념해 전시를 기획했지만 중앙박물관에서 상설전시 중이라 대여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간 중앙박물관의 비협조적이고 권위적인 태도에 대전시는 괴정동 유물의 지역 환수는 커녕 대여조차 손 놓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 귀속 유물은 출토 지역에 국가귀속문화재 보관관리위임기관이 있으면 그곳에서 소장·대여가 가능하다. 대전에는 시립박물관이 위임기관으로 선정돼 있다. 하지만 조건을 갖췄음에도 시립박물관에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지역의 한 문화유산 전문가는 "이번 시립박물관 재개관 상설전시에도 괴정동 유적에 대한 내용이 나오지만 전시된 것은 복제품"이라며 "충분히 대여를 해볼 수 있는 소지가 있었을 텐데 어렵다는 이유로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립박물관 관계자는 "내년에 박물관이 10주년이고 주요유물인 만큼 대여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앙박물관에선 장기대여가 가능하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하지만 실무 접촉 과정에선 대여도 쉬운 일이 아닌 만큼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분권 시대에 맞게 문화재 소유와 관리 역시 출토 지역에 우선권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매장문화재는 국가로 귀속돼 국립박물관에 대부분 소장되는 실정이었다.

최근에는 유물이 출토된 경우 출토 지역에 국가귀속문화재 위임기관이 있을 때 그곳에서 소장관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전의 경우처럼 이미 오래 전에 소장관리 기관이 중앙박물관이 돼 버린 상태에서 지역으로 이관한 사례는 거의 전무하다. 다만 지난해 부산 기장군 장안사에서 문화재청에 문화재 소유권 문제를 제기해 최초로 유물이 반환된 선례는 있었다.

지역의 한 학예사는 "중앙에서 가치가 높고 보존 상태가 좋은 유물을 다 소장해버리면 지역에서 전시할 수 있는 것은 몇 없다"며 "이는 지역민들의 문화향유권을 크게 침해하는 것이다. 출토유물이 국가로 귀속된다고 해도 중요유물을 1차적으로 지역에서 관리할 수 있는 강제조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딸기와 가요의 달콤한 만남”… ‘제1회 논산딸기 전국가요제’ 개최
  2. 충남대 ‘NEXUS’ 승부수… KAIST·기업 역량 모아 '서울대 10개' 도전
  3. 2375명 중수청 특례임용 지원… 대전청 비수도권 ‘선호지’ 될까
  4. 공공기관 이전 발표 임박에 충청권 지자체 '후끈'
  5. 김해분청도자기축제 30년 만에 진례 떠나 장유로
  1. 전직 소방간부 자녀 근평 7위→2위… 전 둔산소방서장 벌금형
  2. 기업은 대학 안으로, 성과는 중부권으로… 충남대 IoC 구상
  3. KAIST, 물방을 맺히는 신기술로 열전달 5.5배 향상 개발
  4. [앵커 ON] 강의실·연구실·기업 한 팀… 한남대의 '새 실험' 지역 성장으로
  5. 전국 각지서 대전으로…‘빵박 2일’ 성료

헤드라인 뉴스


학생 줄고 선택지는 넓히고… 대전 학교 `남녀공학 전환` 잇따라

학생 줄고 선택지는 넓히고… 대전 학교 '남녀공학 전환' 잇따라

학생 수 감소와 고교학점제 시행 등으로 학교 운영 여건이 달라지면서 대전지역 단성학교의 남녀공학 전환이 이어지고 있다. 학교 신설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학교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해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을 넓히고, 변화하는 학생 배치 여건에도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24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서대전고의 남녀공학 전환을 위해 지난 21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20일간 행정 예고가 진행되고 있다. 이후 관계기관과 학부모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관련 부서 검토 등을 거쳐 전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전환이 확정되면 2028학년도 신입..

투자보단 관망하거나 예·적금으로... 충청권 목돈 저축성·요구불 예금 쏠린다
투자보단 관망하거나 예·적금으로... 충청권 목돈 저축성·요구불 예금 쏠린다

등락 폭이 큰 주식 시장을 경험한 충청 지역민들의 목돈이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과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정기예금으로 몰리는 모습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각 은행이 높은 적금 상품을 내놓으며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대전 시중은행 저축성예금 잔액은 48조 8101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월부터 6월까지 총 증가액은 5조 7861억 원이다. 6월 한 달 저축성예금은 846억 소폭 감소하는 모습을 나타냈으나, 요구불예금은 2000억 원 이..

세종에 `국립여성사박물관` 건립… 행정수도 기관 이전 `촉매제` 되나
세종에 '국립여성사박물관' 건립… 행정수도 기관 이전 '촉매제' 되나

<속보>=성평등가족부 산하기관인 '국립여성사박물관'이 세종시 어진동에 건립된다. <중도일보 2026년 4월 10일자 1면 보도> 부지는 어진동 메리어트호텔 뒤편에 자리한 문화시설 용지 1-2 구역으로, 이르면 2029년 첫 삽을 떠 2030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산하기관인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세종시 이전 움직임도 물밑에서 감지되면서, 법안 계류로 지지부진한 성평등가족부 이전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4일 중도일보가 세종시와 행복청, 성평등가족부를 취재한 결과, 성평등..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 시작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 시작

  • 호흡기 질환자 급증…‘건강 유의하세요’ 호흡기 질환자 급증…‘건강 유의하세요’

  • 처서 무색한 폭염…음악분수 보며 휴일 만끽 처서 무색한 폭염…음악분수 보며 휴일 만끽

  • 가족과 함께 해서 즐거운 한여름 밤 독서하기 가족과 함께 해서 즐거운 한여름 밤 독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