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랑올랑 새책] '적어도 한 사람'의 힘

  • 문화
  • 문화/출판

[올랑올랑 새책] '적어도 한 사람'의 힘

정덕재, '치약을 마중나온 칫솔'

  • 승인 2022-01-13 17:23
  • 수정 2022-01-14 10:21
  • 신문게재 2022-01-14 9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치약
▲게티이미지뱅크
새해가 시작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해를 기점으로 새로운 목표를 세운다.

올해는 기필코 다이어트에 성공한다든지, 내집 마련, 운동 시작 등 새로운 기분으로 새로운 목표에 도전한다.

하루에 만보는 아니더라도 30분은 걷자는 다짐이나, 그래도 하루에 한번씩은 고맙다는 소소한 다짐도 하기도 한다.



결국 작심삼일에 그치거나 절반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그 물리적 단위에 의미를 부여하며 새로운 도전과 결심을 하는 게 사람이다.

올수도 안올수도 있는 막연한 미래에 기대를 걸며 새로운 희망을 세울 수 있는 것은 '어쨌든 내일은 온다'는 굳건한 믿음과 함께 이 갑갑하기만 한 이 상황에 대한 자각이 전제한다.

일상을 칼칼한 입담으로 풀어내는 정덕재 작가의 다섯번째 시집 '치약을 마중 나온 칫솔'(정덕재 지음, 걷는사람 펴냄, 148쪽)이 출간됐다.

작가 주변의 일상을 능청스럽고 유머스럽게 담아 낸 이번 시집은 애잔하지만 찌질하진 않고, 단절이 느껴지지만 쓸쓸하지만은 않은 일상에 대한 자각과 희망을 담았다.

시집 속 '치약이 나오면' 시는 세상을 향한 작가의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작가는 '장기수 복역같은' 군대에서 느낀 외로움을 '치약을 짜는 순간'으로 표현했다.

세면대 앞에 서서 치약을 짜는 행위는 사회인으로서의 하루의 시작이다. 하루하루가 막막하고 더디게 느껴져도 삶은 외롭지만은 않다. 작가는 이를 '치약이 세상에 나오면 적어도 한 사람은 마중을 간다'고 표현했다.

스스로 부고를 준비하는 노인만 남은 고향에 대한 애잔함을 '코다리찜'으로 이념과 거대담론이 사라진 세상을 '늙은 혁명가' 등으로 노래한 작가는 까칠하지만 유머있는 작가의 화법으로 시를 노래하고 있다.

아파트가 주거지인 사람들의 또 다른 별칭인 '801호 그 남자'의 표현도 유쾌하다.

199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는 시집 '비데의 꿈은 분수'를 비롯해 '새벽 안개를 펴는 편의점', '간밤에 나는 악인이었는지 모른다' 등의 책을 펴냈으며, 주로 부여와 대전, 계룡에서 활동하고 있다.
오희룡 기자 huily@

*올랑올랑은 가슴이 설레서 두근거린다는 뜻의 순 우리말입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진숙 교육장관 후보자 첫 출근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립대·지방대와 동반성장"
  2. '개원 53년'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 준비할 것"
  3. 법원, '초등생 살인' 명재완 정신감정 신청 인용…"신중한 심리 필요"
  4. 33도 폭염에 논산서 60대 길 걷다 쓰러져…연일 온열질환 '주의'
  5. 세종시 이응패스 가입률 주춤...'1만 패스' 나오나
  1. 필수의료 공백 대응 '포괄2차종합병원' 충청권 22곳 선정
  2. 폭력예방 및 권리보장 위한 협약 체결
  3. 임채성 세종시의장, 지역신문의 날 ‘의정대상’ 수상
  4. 건물 흔들림 대전가원학교, 결국 여름방학 조기 돌입
  5. 세종시, 전국 최고 안전도시 자리매김

헤드라인 뉴스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이재명 정부가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충청권에서만 반대 여론이 들끓었지만, 행정수도 완성 역행과 공론화 과정 없는 일방통행식 추진되는 해수부 이전에 대해 비(非) 충청권에서도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이 이 같은 이유로 전재수 장관 후보자 청문회와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 향후 정치 일정에서 해수부 이전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경우 이번 논란이 중대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전북 익산 출신 국민의힘 조배숙..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이재명 정부가 민생 회복을 위해 지급키로 한 소비쿠폰이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이로써 충청권 시도의 지방비 매칭 부담이 사라지면서 행정당국의 열악한 재정 여건이 다소 숨통을 틀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를 열어 13조2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행안위는 이날 2조9143억550만원을 증액한 2025년도 행정안전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행안위는 소비쿠폰 발행 예산에서 중앙정부가 10조3000억원, 지방정부가 2조9000억원을 부담하도록 한 정부 원안에서 지방정..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과 충남의 스타트업들이 정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대거 선정되며, 딥테크 기술창업 거점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5년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전국 197개 기업 중 대전·충남에선 33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체의 16.8%에 달하는 수치로, 6곳 중 1곳이 대전·충남에서 배출된 셈이다. 특히 대전지역에서는 27개 기업이 선정되며, 서울·경기에 이어 비수도권 중 최다를 기록했다. 대전은 2023년 해당 프로젝트 시행 이래 누적 선정 기업 수 기준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