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하나시티즌 유니폼 때문에 팬들에게 사과, 무슨일 있었나?

  • 스포츠
  • 대전시티즌

대전하나시티즌 유니폼 때문에 팬들에게 사과, 무슨일 있었나?

대전하나시티즌 자주색 빠진 유니폼 출시 팬들 강한 반발
서포터들 홈경기 응원석에서 항의 퍼포먼스 '대전은 자주다'

  • 승인 2022-04-10 16:19
  • 수정 2022-04-29 21:08
  • 신문게재 2022-04-11 8면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대전하나시티즌이 유니폼 색깔을 놓고 팬들의 항의를 받고 사과하는 등 한바탕 해프닝을 벌였다. 사건의 발단은 대전이 새롭게 출시한 유니폼에서 시작됐다. 대전이 6일 SNS를 통해 공개한 유니폼은 페트병을 가공해 만든 친환경 원단으로 제작된 에코 유니폼으로 대전의 공식 용품 후원사인 마크론이 제작했다.

277781222_5550871808259717_7869373024504605138_n
대전하나시티즌이 6일 SNS에 공개한 2022시즌 에코 유니폼
새 유니폼을 접한 팬들은 즉각 반발했다. 기존 유니폼의 두 배에 달하는 가격에 대전의 전통 색깔인 자주색이 배제됐기 때문이다. 대전은 에코 유니폼의 가격을 12만5000원에 책정했다. 패치 가격은 이전과 유니폼과 동일한 스폰서 패치 3만원, 리그 패치 1만3,000원, 마킹에 1만3,000원으로 정했다. 팬들이 분노한 진짜 이유는 가격보다 디자인이었다. 대전은 2020년 기업구단으로 전환하면서 유니폼 색깔을 하나금융그룹의 상징인 그린 계열의 색깔과 대전의 전통 컬러인 자주색을 혼용하여 사용했다. 유니폼을 비롯해 구단 상품, 홍보 전단에도 그린과 자주색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새 유니폼은 기존의 그린 바탕에 중앙에 회색 계열의 그러데이션이 배치됐다. 대전의 전통 컬러인 자주색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팬들은 온라인 게시판에 170여 개의 댓글을 달아 항의했다. 가격에 대한 불만도 있었지만, 대전의 상징이었던 자주색이 빠진것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KakaoTalk_20220410_002444356
대전하나시티즌 서포터들이 9일 열린 서울이랜드와의 홈경기에 앞서 유니폼 색상과 관련 해명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하고 있다.
팬들의 반발에 대전은 8일 SNS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유니폼 가격과 디자인에 대해 해명했다. 가격에 대해선 "아시아가 아닌, 유럽에서 제작 및 수입하였고 최근 몇 년간의 평균 유니폼 판매량을 기준으로 제작 수량을 산정하였으나 마크론의 최소 제작 수량과 달라, 단가 상승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타 구단과는 생산지, 발주 수량, 유통 과정 등의 차이로 공급 단가가 상이함을 양해 바란다"고 해명했다.



디자인 변경 부분에 대해선 "에코 원단 제작 공정 과정상, 신규 제작은 경기 일정 내 납기가 불가함에 따라 기 제작된 유니폼으로 임시 사용하게 됐다"며 "전면 중앙부의 검은색 그러데이션은 제외됐고 자주색 스트라이프 무늬는 기존과 동일하게 제작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추가로 출시된 유니폼에는 자주색 그라데이션이 반영됐다. 유니폼 가격은 추가 성명을 통해 기존의 가격인 69,000원으로 내렸다.

구단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9일 홈경기선 서포터를 중심으로 항의 퍼포먼스가 연출됐다. 경기 시작에 앞서 서포터석에는 '역사성 전통성 유지' '대전은 자주다' '구단은 신뢰로 답하라' '대전=자주'라는 문구가 적힌 걸개가 걸렸다.

KakaoTalk_20220410_002428934
대전하나시티즌 서포터들과 구단 프런트가 9일 오후 긴급 미팅을 갖고 유니폼 디자인 변경에 대한 해명의 시간을 가졌다.
경기 후 대전은 서포터들의 면담 요청을 받아들여 40분간 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허정무 이사장을 비롯해 팀장급 이상 간부들과 서포터 20여 명이 참석했다. 허 이사장은 유니폼 제작 과정에 대해 해명하고 소통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며 재발하지 않도록 소통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팅에 참석한 김동욱 서포터는 "구단 측의 해명으로 오해는 풀렸지만 20년 넘게 대전의 상징이었던 자주색이 사라져가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며 "시민구단 대전시티즌부터 이어진 역사와 전통을 이어 가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인천 연수구, 지역 대표 얼굴 ‘홍보대사 6인’ 위촉
  2. 행정수도와 거리 먼 '세종경찰' 현주소...산적한 과제 확인
  3. 대전 방공호와 금수탈 현장 일제전쟁유적 첫 보고…"반전평화에 기여할 장소"
  4. 호수돈총동문회, 김종태 호수돈 이사장에게 명예동문 위촉패 수여
  5. [경찰의날] 대전 뇌파분석 1호 수사관 김성욱 경장 "과학수사 발전 밑거름될 것"
  1. 초등생 살해 교사 명재완 무기징역 "비인간적 범죄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2. ‘가을 물든 현충원길 함께 걸어요’
  3. "일본에서 전쟁 기억은 사람에서 유적으로, 한국은 어떤가요?"
  4. KAIST 대학원생 2명중 1명 "수입 부족 경험" 노동환경 실태조사
  5. 즐거운 대학축제…충남대 백마대동제 개막

헤드라인 뉴스


[경찰의날] 대전 뇌파분석 1호 수사관 "과학수사 발전 밑거름될 것"

[경찰의날] 대전 뇌파분석 1호 수사관 "과학수사 발전 밑거름될 것"

미지의 세계로 남은 인간의 뇌, 그중에서 뇌파는 치매와 뇌전증, 알츠하이머 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열쇠로 여겨진다. 활동하는 뇌에서 발산하는 전기적 신호를 측정하고 무수한 데이터를 해석하는 뇌과학이 발전해 뇌의 기능적 장애를 뇌파로 조기에 파악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러한 뇌파와 뇌과학에 주목하는 이는 의료계뿐만이 아니다. 경찰은 지문과 유전자 감식 등의 과학수사 기법을 첨단화해 뇌파 분석을 시작한다. 20일 중도일보가 만난 대전경찰청 과학수사계 김성욱 경장은 우리 지역 뇌파 분석 특채 1호 수사관이다. 뇌파 분석이란 대상..

"편의점도 줄어든다"... 인건비 부담에 하락으로 전환
"편의점도 줄어든다"... 인건비 부담에 하락으로 전환

편리함의 대명사로 불리는 편의점 수가 대전에서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어려운 경기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늘던 편의점 수가 줄어든 것은, 과포화 시장 구조와 24시간 운영되는 시스템상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며 폐점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8월 현재 대전의 편의점 수는 1463곳으로, 1년 전(1470곳)보다 7곳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새 7곳이 감소한 건 눈에 띄는 변화는 아니지만, 매년 단 한 곳도 빠짐없이 줄곧 늘던 편의점이 감소로 돌아서며 하락 국면을 맞는..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 선임 논란… 국감서 3라운드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 선임 논란… 국감서 3라운드

직원 3명의 징계 처분으로 이어진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선임 논란이 2025 국정감사에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2월 임명 초기 시의회와 1라운드 논쟁을 겪은 뒤, 올해 2월 감사원의 징계 처분 상황으로 2라운드를 맞이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서울 구로 을) 국회의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세종시청 대회의실에서 시작된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했다. 공교롭게도 첫 질의의 화살이 박영국 대표이사 선임과 최민호 시장의 책임론으로 불거졌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2월 12일 이에 대한 감사 결과 보고서를 공..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즐거운 대학축제…충남대 백마대동제 개막 즐거운 대학축제…충남대 백마대동제 개막

  •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두꺼운 외투 챙기세요’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두꺼운 외투 챙기세요’

  • ‘가을 물든 현충원길 함께 걸어요’ ‘가을 물든 현충원길 함께 걸어요’

  • 빛으로 물든 보라매공원 빛으로 물든 보라매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