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첩첩산중에서도 길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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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하추동]첩첩산중에서도 길은 있다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 승인 2022-06-28 16:51
  • 신문게재 2022-06-29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호택 대표
김호택 대표
중학생 시절부터 대학 졸업 까지 버스를 타고 종로에서 신촌까지 통학하던 나에게 광화문과 종로는 놀이터와 같았다. 재수하던 친구들 만나기 위해 대성학원과 종로학원을 드나들었고, 무교동 연다방은 만남의 장소였다. 30여년 만에 광화문을 다시 방문했을 때 나는 길을 잃었다. 내가 알고 있던 지형은 조금도 찾을 수 없었다. 우리의 세상은 이렇게 빨리 변하고 있고, 우리의 현재는 정말 눈부시다. 웬만한 섬은 모두 교량으로 연결되어 차 몰고 갈 수 있게 되었고, 웬만한 길은 고속화 도로로 연결되어 있다.

내가 사는 작은 농촌 금산도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활발하다. 금산이 지난 몇 년 간 쓰레기와 하수 및 분뇨처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며칠 전에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해서 견학할 기회가 있었다. 견학한 장소는 '물관리 종합 환경 타운'이라는 이름을 붙인 하수와 분뇨처리장과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1)우선 쓰레기 처리에 대해 알아보자. 과거 매립만 하던 장소가 더 이상 지속성을 보장할 수 없게 되자 금산군은 소각 후 매립을 추진하였고, 이제 소각 후 남은 찌꺼기가 거의 남지 않게 되어 적어도 100년은 쓰레기 걱정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반가운 얘기를 들었다. 현지에서 관리하는 책임자의 설명을 들으니 더욱 안심이 되었다. 현황판이 보여주는 소각장 내 온도는 954도였는데, 850도 이상을 유지해야 다이옥신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배출되는 공기 중에 염산, 황화합물, 질소산화물 등의 농도가 올라가면 자동으로 측정해서 소석회, 요소수 등으로 처리하는 시설도 작동하고 있었다. 소각 시설 건립에 130억원의 예산이 들어갔고, 유지비용으로 1년에 약 24억원이 소요된다고 하는데, 주민들의 환경을 지켜나가는 비용으로는 그리 크지 않은 부담으로 생각된다. 이웃 동네 공주에서도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고, 부여에서는 이제 공사를 시작했다는 말도 들었다. 다만 쓰레기에 유리가 포함되면 녹아서 내화벽돌에 달라붙기 때문에, 그리고 빈 부탄가스 통은 안에서 폭발하면서 벽돌의 수명이 짧아지는 문제가 가장 어렵다고 한다. 쓰레기 분리수거에도 신경을 써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물관리 종합 환경타운은 단순한 물 처리를 넘어서서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방류되는 깨끗한 물을 다시 상류로 올려보내 물 부족 시 하천의 생태를 유지하기 위해 재사용한다고 했다. 수변공원도 만들고 있었다. 매일 90톤의 가축 분뇨를 처리하고도 깨끗한 물을 방류할 수 있다는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 시작되는 것 같아 걱정이다. 인구 감소 문제 때문이다. 교육천국이라고 알려진 강소국 핀란드에는 고속도로가 없다고 한다. 잘 사는 나라이지만 인구 500-600만 명 갖고는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불가능한 것이다. 인구가 자꾸 줄어들면 이렇게 멋진 금산의 첨단 환경시설도 유지비 마련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세금 낼 사람이 없어지니 말이다.

이제 7월이면 문정우 군수가 퇴임하고 박범인 군수가 취임한다. 4년 간 정말 열심히 뛰었던 문 군수에게 고생했다는 진심어린 위로와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그리고 취임하는 박군수는 많은 행정 경험을 가진 분이기에 그 능력을 바탕으로 새롭고 활기찬 금산을 만들어 줄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우리 눈앞에는 첩첩산중이 놓여 있다. 인구문제뿐만 아니라 고유가, 고물가, 불경기, 고환율, 추락하는 주식 등, 쉬워 보이는 문제가 하나도 없다. 우리 힘만으로 이겨내기 힘든 문제들도 산적해 있다. 환상방황(環狀彷徨)이라는 단어가 있다. 길을 찾지 못해 산속을 헤매듯이 어려운 일을 만나면 나아갈 방향을 모르는 상태를 이른다. 그렇지만 높은 곳에 올라가 지형을 확인하면 산 속에서도 길을 찾을 수 있듯이 어려운 때일수록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단합이 필요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이 온 국민이 똘똘 뭉쳐 헤쳐 나간다면 반드시 길을 찾을 것이라는 희망을 얘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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