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R&D 삭감' 미래 연구세대 1200명 사라질 위기 놓여

  • 경제/과학
  • 대덕특구

'과학기술 R&D 삭감' 미래 연구세대 1200명 사라질 위기 놓여

2024년도 정부 예산 확정 땐 출연연 연수직 연구원 대거 축소 불가피
25개 정부출연연 4891명 가운데 대덕특구 16개 출연연 2126명 포함
과학기술계 R&D 예산 삭감 피해 '직격탄' 우려, 수치로 처음 드러나

  • 승인 2023-09-25 17:27
  • 신문게재 2023-09-26 1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30925161103
과학기술계는 2024년도 R&D 예산 삭감안 철회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중도일보 DB
정부가 2024년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방침을 세운 가운데 예산안대로 확정될 땐 대덕연구개발특구(이하 대덕특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학생연구원 등 연수직 연구자 대폭 감축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과학기술을 책임질 미래 세대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는 것으로 당장 전국 출연연에 있는 1200명가량이 연구현장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란 추정치가 나왔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정필모 의원에 따르면 2024년도 정부 예산안이 이대로 확정될 땐 박사후연구원(포닥)과 학생연구원 등 연구인력 1200명 가량이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과학기술분야 정부 출연연구기관(출연연) 주요사업비 현황과 현재 출연연 연수직 연구자 인력 현황을 따진 결과다.



현재 25개 출연연에는 포닥 1087명, 학생연구원 3089명, 인턴 715명 등 총 4891명이 일하고 있다. 이중 대덕특구에 입주한 16개 출연연에만 포닥 506명, 학생연구원 1194명, 인턴 426명 등 총 2126명이 연구현장에 있다. 이들은 모두 출연연 '연수직 연구원'으로 분류되며 출연연 주요사업비에서 인건비를 지출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에서 정부가 2024년도 R&D 예산 중 출연연 주요사업비를 대폭 줄이게 되면 그 칼날은 곧장 이들에게 돌아간다. 기존 출연연 연구자의 연구 과제비 자체가 쪼그라들면서 연수직 연구원을 두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앞서 과학기술계 역시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대상이 미래 연구세대일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예산안에는 2024년도 출연연 주요사업비가 올해보다 평균 25.2% 삭감됐다. 기관별로 구체적인 사업과 연구인력 운용계획은 확정하지 않았지만, 삭감 폭을 고려한다면 최소 1200여명의 인원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 의원의 설명이다. 현재 인력의 25% 수준이다.

출연연별 피해는 주요사업비가 가장 많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4891명 중 1542명이 KIST서 일하고 있다. 대덕특구 내 16개 출연연 중에선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 등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생명연은 677명, 에너지연은 435명,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179명,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166명이 현재 각각 연구현장에 있어 상대적으로 많은 인력이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 과학기술계는 무차별한 연구예산 삭감이 미래 세대에 피해를 야기한다며 예산 삭감 방침 철회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땐 신규 연구원 충원까지 불투명해지는 상황이 이어지게 되고 이후엔 이공계 기피 현상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과기연전)은 8월 28일 성명을 통해 "석박사 후 연수생과 산학연 학생들의 근로계약 해지, 근무 시간 축소 등이 예견되는 등 우리나라 과학기술 미래를 책임질 신규 연구원들에게 그 피해가 집중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장기적으로 국가 연구개발역량이 크게 훼손될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정필모 의원은 "박사후연구원(포닥), 학생연구원 등은 출연연 R&D 인력의 한 축이고 연구자 개인에게도 경험을 쌓고 안정적인 일자리로 가기 위한 중요한 발판"이라면서 "R&D 예산 삭감이 인건비 축소로 이어져 출연연 연수직들이 계약 조기 종료나 채용 축소 등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인력 감원은 연구현장에 R&D 과제 부실화 등 부작용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공계 기피현상을 심화시켜 R&D 고급인력을 양성하는 데 빨간불이 켜지게 할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부시, ‘행복로 통큰세일·빛 축제’로 상권 활력과 연말 분위기 더해
  2. [2026 신년호] AI가 풀어준 2026년 새해운세와 띠별 운세는 어떨까?
  3. '2026 대전 0시 축제' 글로벌 위한 청사진 마련
  4. 대성여고 제과직종 문주희 학생, '기특한 명장' 선정
  5. 세종시 반곡동 상권 기지개...상인회 공식 출범
  1.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2. 세밑 한파 기승
  3. '일자리 적은' 충청권 대졸자 구직난 극심…취업률 전국 평균보다 낮아
  4. 중구 파크골프協, '맹꽁이 서식지' 지킨다
  5. 불수능 직격탄에 충청권 의대도 수시 미충원… 충남대 11명 이월

헤드라인 뉴스


`영하 12도에 초속 15m 강풍` 새해 해돋이 한파 대비를

'영하 12도에 초속 15m 강풍' 새해 해돋이 한파 대비를

31일 저녁은 대체로 맑아 대전과 충남 대부분 지역에서 해넘이를 볼 수 있고, 1월 1일 아침까지 해돋이 관람이 가능할 전망이다. 대전기상청은 '해넘이·해돋이 전망'을 통해 대체로 맑은 가운데, 대부분 지역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다만, 기온이 큰폭으로 떨어지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야외활동 시 보온과 빙판길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31일 오전 10시를 기해 대전을 포함해 천안, 공주, 논산, 금산, 청양, 계룡, 세종에 한파주의보가 발표됐다. 낮 최고기온도 대전 0도, 세종 -1도, 홍성 -2도 등 -2~0℃로 어..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30일 소상공인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고속버스터미널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0대 직장인의 구..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서울 고척 돔구장 유형의 인프라가 세종시에도 들어설지 주목된다. 돔구장은 사계절 야구와 공연 등으로 전천후 활용이 가능한 문화체육시설로 통하고, 고척 돔구장은 지난 2015년 첫 선을 보였다. 돔구장 필요성은 이미 지난 2020년 전·후 시민사회에서 제기됐으나, 행복청과 세종시, 지역 정치권은 이 카드를 수용하지 못했다. 과거형 종합운동장 콘셉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충청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에 고무된 나머지 미래를 내다보지 않으면서다. 결국 기존 종합운동장 구상안은 사업자 유찰로 무산된 채 하세월을 보내고 있다. 행복청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 세밑 한파 기승 세밑 한파 기승

  •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