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연정국악원 신청사 10돌…18일 전시·공연 한자리 공개

  • 오피니언
  • 김선생의 시네레터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신청사 10돌…18일 전시·공연 한자리 공개

18일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신청사 개관 10주년 특별행사 개최고악보 ‘졸장만록’ 첫 공개… 사진 16점·300년 거문고 전시 선봬
국악단 원로 단원 무대 복귀…임상규 첫 지휘·장사익 특별 무대도

  • 승인 2025-07-10 17:05
  • 신문게재 2025-07-11 10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2213411_642750_3611
오는 18일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서 펼쳐지는 신청사 개관 10주년 기념공연 '국악원 역사와 미래를 잇다' 포스터./사진=대전시립연정국악원 제공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이 신청사로 둥지를 옮긴 지 어느덧 10년. 그 시간 동안 국악은 낡은 기록으로만 남지 않고, 시민 곁에서 살아 숨 쉬는 무대가 돼왔다. 신청사 개관 10주년은 과거와 오늘, 그리고 앞으로의 국악을 시민과 함께 다시 새기는 자리다. 가야금 고악보 한 장에 담긴 옛 선비의 숨결, 새로운 지휘자의 손끝에서 다시 태어나는 국악관현악, 그리고 사람의 삶을 노래하는 한 가객의 목소리까지. 이번 10주년 무대는 기록과 무대, 그리고 사람을 다시 잇는 국악의 오늘을 함께 지켜보자는 초대장이다. 2<편집자 주>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이 신청사 개관 10주년과 국악단 창단 44주년을 맞아 오는 7월 18일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서 특별한 기념행사와 공연을 개최한다.

2014년 신청사로 자리를 옮긴 뒤 국악원은 매해 시민과 함께하며 지역 전통문화의 뿌리를 지켜왔다. 이번 무대는 지난 10년의 발자취를 기록으로 되새기고 전통과 창작이 공존하는 공연으로 지역 국악의 가치를 시민과 나누기 위해 기획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장우 대전시장을 비롯해 국악계 관계자와 시민들이 함께한다.



202505301705320009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서 열린 부채춤 공연./사진=대전시립연정국악원 제공
1부 기념행사는 오후 2시 국악원 로비와 큰마당에서 열린다. 국악원의 옛 청사 모습, 공연 장면, 무대 위 단원들의 표정과 팸플릿 등 16점의 기록물이 시민을 맞는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가야금 악보로 평가받는 '졸장만록(拙莊漫錄)'과 300년 된 거문고도 이번에 처음 일반에 공개된다. 현대미술가 이성근 화백의 드로잉 퍼포먼스가 무형의 국악과 형상의 미술을 한 무대에 세우고, 국악진흥법 제정 이후 첫 공식 '국악의 날'을 기념해 지역 국악 발전에 기여한 유공 시민에 대한 표창도 함께 진행된다.

2부 공연은 저녁 7시 30분 국악원 큰마당에서 막을 올린다. 종묘제례악으로 문을 열어 국악단의 역사성과 예술적 무게를 담고, 신임 임상규 예술감독의 첫 공식 지휘와 가객 장사익의 특별무대까지 이어진다.

noname01
7월 20일 대전시 지정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가야금 고악보 '졸장만록'./사진=대전시립연정국악원 제공
▲ 가장 오래된 가야금 악보 졸장만록 첫 공개…대전 국악 뿌리 잇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국내 현존 가야금 악보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졸장만록(拙莊漫錄)'이다.

졸장만록은 조선 후기인 1796년(정조 20)에 제작된 가야금 고악보로, 당시 선비들이 풍류방에서 즐기던 가야금 가곡과 연주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총 59면으로 구성된 이 필사본에는 삭대엽, 우조, 계면조 등 다양한 가곡 양식과 가야금 조현법, 탄현법, 연주 기법까지 상세히 기록돼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

이 악보는 연정 임윤수(1917~2004) 선생이 생전에 소장하다 1981년 대전시에 기증했고 지금까지 국악원이 보관해왔다.

대전시는 이번에 졸장만록을 시 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했으며 오는 20일 최종 등록된다. 특히 대부분의 고악보가 거문고 중심인 가운데 가야금 악보가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은 전국 최초라 그 상징성이 크다.

또, 전시에서 함께 공개되는 300년 된 거문고와 옛 청사 사진 기록은 지역 국악의 뿌리가 기록으로만 머물지 않고 시민의 일상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4-03-14-신춘음악회-리어설 (9)
지난해 3월 14일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서 열린 신춘음악회 리허설./사진=대전시립연정국악원 제공
▲ 임상규 예술감독 겸 지휘자…첫 지휘로 여는 새 국악단

이번 2부 기념공연은 올해 3월 부임한 임상규 예술감독 겸 지휘자의 공식 데뷔 무대다.

오랜 기간 국악관현악 창작과 지휘 분야에서 활동해온 그는 이번 무대에서 전통과 창작을 잇는 새로운 레퍼토리를 통해 국악단의 미래 비전을 직접 선보인다.

공연의 문을 여는 종묘제례악은 조선 왕조가 평화를 기원하며 지내던 의례 음악으로, '보태평(희문, 기명)'과 '정대업(소무, 영관)' 일부를 연주해 대전의 안녕과 국악원의 발전을 바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았다.

이어 국악단을 거쳐 간 원로 단원과 현재 단원이 함께 선보이는 '천년만세'는 계면가락도드리와 양청도드리로 이어지며, 조선 후기 선비들의 풍류방 음악이 오늘의 무대 위에서 다시 살아난다.

임 감독이 직접 작곡한 신작 국악관현악곡 '꿈의 전설'은 희로애락, 고난과 치유, 회복의 과정을 음악으로 풀어낸다. 삶의 굴곡을 담아낸 이 곡은 단순한 감정 묘사를 넘어 시민과 함께하는 공동체의 따뜻한 내일을 향한 작곡가의 메시지를 품었다.

국악관현악과 함께하는 성악 무대는 '북두칠성', '몽금포 가는 길', '들국화', '사랑가'로 이어진다.

긴 호흡의 여창가곡 '북두칠성'은 임을 만났으나 다시 이별해야 하는 애틋한 마음을 북두칠성 별님께 비는 내용으로, 아정한 정가의 멋을 느끼게 한다. '몽금포 가는 길'은 황석영 소설 '장길산' 속 민요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주로 떠났던 독립군의 귀향길을 서사적으로 풀어냈다. 가야금 병창과 관현악이 어우러진 '들국화', 춘향가의 대표 대목 '사랑가'는 판소리 속 신분과 사랑의 경계를 넘어선 민중 정서를 무대 위에 펼친다.

이어 무용의 화려함과 정갈함을 오간다.

여성 군무의 조화와 봄의 생명력을 상징하는 '화관무', 악귀를 몰아내고 복을 기원하는 '처용무', 부채의 선으로 꽃잎과 물결을 만들어내는 '부채춤'은 한국무용 고유의 선과 미감을 고스란히 전한다.

마지막 연희 무대는 '신모듬' 中 제3악장 '놀이'로 마무리된다. 농악과 무악 장단에 기반한 사물놀이 협연은 흥과 신명을 극대화해 공연장을 찾은 관객이 함께 무대를 완성한다.

PYH2023090115180001300_P4
소리꾼 장사익이 지난 9월 1일 일본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제100주년 관동대진재 한국인 순난자 추념식'에서 추도 노래를 부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장사익 특별무대… 노래로 삶을 부르다

이번 무대의 피날레는 '삶을 노래하는 사람' 장사익이 장식한다.

그의 대표곡 '찔레꽃'을 시작으로 '봄날은 간다', '이슬 같은 인생'까지 삶과 사람, 자연과 그리움이 낮고 깊은 목소리로 무대 위를 채운다.

장사익은 국악과 대중가요, 재즈와 민요의 경계를 허물며 한국인의 정서를 가장 한국적으로 노래하는 가객으로 불린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국악관현악 반주와 만나 그의 음악적 깊이가 더욱 묵직해진다.

그는 "노래는 내 얘기가 아니라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얘기"라고 말한 바 있다. 무대 위 장사익의 노래는 더 이상 혼자만의 무대가 아니다. 관객 각자의 기억이 되고 살아 있는 이야기로 다시 돌아온다. 어느덧 팔십을 바라보는 그는 여전히 무대 위에서 노래로 삶을 붙들고, 그 노래는 국악의 깊이와 맞닿아 관객의 마음에 긴 여운을 남긴다.

그의 노래는 이번 무대가 단순한 공연을 넘어 국악과 대중가요, 재즈와 민요를 넘나드는 '한국인의 노래'로 피어나는 순간을 선사한다.
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트램, 지하화 구간 착공 앞두고 캠페인 진행
  2. KAIST 장영재 교수 1조 원 규모 '피지컬 AI' 국책사업 연구 총괄 맡아
  3. [사이언스칼럼] 우주에서 만나는 두 가지 혁신: 디스럽션을 넘어 확장으로
  4. 자신이 돌보던 장애인 수당 빼돌린 요양보호사 실형
  5. 건양대, 'K-국방산업 선도' 글로컬 대학 비전선포식
  1. 일찍 끝난 장마에 수위 낮아진 대청호
  2. 충청권 학령인구 줄고 학업중단율은 늘어… 고교생 이탈 많아
  3. [교단만필] 나는 호구다
  4. 2027년 폐교 대전성천초 '특수학교' 전환 필요 목소리 나와
  5. [홍석환의 3분 경영] 정도 경영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학령인구 줄고 학업중단율은 늘어… 고교생 이탈 많아

충청권 학령인구 줄고 학업중단율은 늘어… 고교생 이탈 많아

충청권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반면, 학업중단율은 증가세를 보이며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저출생 여파에, 대입 전략을 위해 스스로 자퇴를 택하는 고등학생들이 늘면서 등교하는 학생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8일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25년 교육기본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충청권 시도별 유·초·중등 학생 수는 대전 16만 4591명, 세종 6만 8091명, 충남 24만 9281명, 충북 17만 3809명으로 집계됐다. 학생 수는 전년보다 대전은 2.7%, 충남 2.1%, 충북 2%가 감소했고 세종만 유일하게..

비수도권 인구감소지역 지방세 더 감면…충청권 숨통
비수도권 인구감소지역 지방세 더 감면…충청권 숨통

정부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비수도권·인구감소지역을 중심으로 지방세를 더 감면해 주기로 해 충청권 지자체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전망이다. 또 전국 13만4000호에 달하는 빈집 정비를 유도하고자 빈집 철거 후 토지에 대한 재산세도 깎아주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28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5년 지방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산업·물류·관광단지 등 지역별 중점산업 조성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수도권, 비수도권, 인구감소지역 순으로 지방세 감면율을 높게 적용키로 했다. 기존 산업단지의 경우 수..

[드림인대전] 초등생 윤여훈, 멀리뛰기 꿈을 향해 날다
[드림인대전] 초등생 윤여훈, 멀리뛰기 꿈을 향해 날다

멀리뛰기 국가대표를 꿈꾸는 윤여훈(용천초 6)은 교실보다 학교 밖 운동장이 더 친숙하고 즐거웠다. 축구를 가장 좋아했지만, 달리는 운동이라면 뭐든 가리지 않았다. 또래 아이들보다 몸이 유연하고 날렵했던 아이를 본 체육담당 교사가 운동을 권유했고 그렇게 육상선수 윤여훈의 꿈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멀리뛰기라는 운동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달리기는 원래 잘했으니까 선생님이 지도해주신 그대로 뛰니까 기록이 나오더라고요." 윤여훈의 100m 기록은 12초 중반에 이른다. 전국대회 단거리 상위권에 버금가는 기록이다. 윤여훈은 멀리뛰기와 단거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일찍 끝난 장마에 수위 낮아진 대청호 일찍 끝난 장마에 수위 낮아진 대청호

  • ‘상처 입은 백로, 자연으로 돌아가다’ ‘상처 입은 백로, 자연으로 돌아가다’

  • 대전 찾은 민주당 지도부 대전 찾은 민주당 지도부

  • 배롱나무와 어우러진 유회당…고즈넉한 풍경 배롱나무와 어우러진 유회당…고즈넉한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