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근로자 전세자금 대출, 가짜계약서로 34억원 꿀꺽

  • 사회/교육
  • 사건/사고

허술한 근로자 전세자금 대출, 가짜계약서로 34억원 꿀꺽

브로커 등 사기 연루 125명 검거

  • 승인 2016-02-29 17:53
  • 신문게재 2016-03-01 9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집없는 서민을 위한 '근로자 주택전세자금 대출 제도'를 악용해 대출금을 편취한 브로커 등 125명이 무더기 적발됐다. 조직적으로 사건이 이뤄진데다 근로자 주택전세자금 대출 제도 자체의 허술함이 드러나면서 제도적 개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전지방검찰청(검사장 안상돈)은 지난 2014년 9월부터 전담 수사팀을 편성해 수사를 전개했으며 대출 브로커 A씨(공인중개사), B씨(전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 등 10명과 허위 임대인과 임차인 115명 등 모두 125명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8명을 구속 기소했고, 72명을 불구속 기소, 11명을 기소중지했다. 34명은 현재 수사중이다. 근로자 주택전세자금대출(현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제도는 시중의 6개 은행에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받아 수도권은 최고 1억원, 지방은 8000만원까지 근로자에게 전세자금을 대출해 주는 제도다.

이들의 수법은 교묘하고 조직적이었다. 대출브로커들은 페이커 컴퍼니를 설립하고 허위 임대인과 임차인을 모집해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다.

브로커들은 페이퍼 컴퍼니에서 회사 재직증명서를 허위로 작성하고, 허위 임차인은 은행에 계약서와 재직증명서를 제출하게 된다. 이들 허위 서류로 전세자금 대출을 신청했다. 은행은 서류 심사를 거쳐 허위 임대인 계좌로 대출금을 입금하면 수익금을 분배하는 형식이다.

대출금은 회수가 불가능할 경우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에서 대출금의 90%를 대출은행에 대위변제를 해주고 있다.

수사결과 이들이 편취한 근로자 주택전세자금은 총 34억1150만원이었으며, 미회수 대출금 대부분은 정부 출연금 등으로 조성된 주택신용보증기금에서 대위변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의 경우 전세자금 대출 신청 시 금융기관의 대출요건에 대한 심사가 서류심사 위주로 진행돼 사기대출이 용이하다는 허점이 노출됐다.

대출과정에서 대출 요건이나 구비 서류 등에 대해 보다 실질적인 심사를 통해 사기대출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전지방검찰청 관계자는 “유관기관과 협력해 대출금 회수와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국민혈세낭비사범에 대한 엄단 차원에서 이번건과 같은 전세자금 사기대출 등 유사사례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건양어린이집 원아들, 환우를 위한 힐링음악회
  3. 세종시체육회 '1처 2부 5팀' 조직개편...2026년 혁신 예고
  4. 코레일, 북극항로 개척... 물류망 구축 나서
  5. 대전 신탄진농협,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진행
  1.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2. [교단만필] 잊지 못할 작은 천사들의 하모니
  3. 충남 김,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4.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5.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경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우수기업이 보여준 변화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시기가 2030년에도 빠듯한 일정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같은 해 6월까지도 쉽지 않아 사실상 '청와대→세종 집무실' 시대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조속한 완공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했고, 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도 채택한 바 있다. 이 같은 건립 현주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진 2026년 행복청의 업무계획 보고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이날 내놓은 업무보고안..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