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연의 산성이야기] 몽고군 침입때 피난민 살려준 '부모산'과 '모유정'

[조영연의 산성이야기] 몽고군 침입때 피난민 살려준 '부모산'과 '모유정'

제34회 부모산성(父母山城-청주시 지동, 복대동)

  • 승인 2018-02-23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부모산성 북벽
부모산성 북벽/사진=조영연
청주-조치원간 36번 국도 중간쯤, 중부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서북 방면에 부모산이 있다. 이 산을 지역에서는 아양산(我養山)이라고도 하며 연화산 안내판에는 고려 때 몽고군의 칩입시 성안에서 샘이 솟아나 피난민들을 살려 부모님에 비겨 부모산, 그 우물을 모유정(母乳井)이라 하며 현재 정상에 우물터로 보존된다 한다.

부모산은 해발 231.7m지만 주변이 낮은 구릉 내지 평야지여서 상당히 높아 보인다. 성 바로 아래 동쪽으로는 중부고속도로가 지나고 그 옆은 청주 시가지이다. 남?서?북은 비교적 낮은 구릉 내지 들이다. 서쪽으로 3km 정도에 금강으로 흘러드는 미호천이 북쪽에서 서쪽으로 진행되며 남쪽 1km 밖에 프라타나스 가로수로 유명한 36번 국도가 조치원 방면으로 통한다. 이 성에서는 청주에서 서, 북진하는 주변의 모든 지역과 도로, 청주 시가지는 물론 북쪽 오창면까지 막힘없이 보인다.

과거의 군사적 관계로는 상당산성, 북동쪽 미호천변 평지의 정북(井北)동 토성, 북쪽 목령(鶩嶺)산성, 서쪽 조치원 근처의 병마(兵馬)산성, 남쪽 복두산성이 사방으로 비슷한 거리에 분포돼 있다. 이런 지리적 정황으로 미뤄 부모산성은 신라에서 백제 쪽 서진길, 웅진(백제)에서 신라 쪽 동진 길을 지키는 것이 주 임무였을 것이나 백제의 웅진 천도 이후 고구려의 남진 과정에서도 이용됐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백제땅을 점령한 신라 세력의 확장기에는 서원경(西原京)이 설치되고 고구려의 세력 팽창의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여겨지나 관련된 유물 등으로 종합해 볼 때 삼국시대 축조성으로 추정하고 있다.(지표조사보고서. 1999)

산성은 정상을 시작으로 지봉과 능선, 만곡된 계곡을 지형에 따라 둘러싸 대체적으로 서쪽 능선의 끝을 꼭지점, 북쪽 정상부, 남쪽 지봉을 밑변으로 한 삼각형에 가까운 형태를 취하고 있다. 북봉과 남봉 사이 만곡부에는 연화사가 자리했으며 산성의 출입로로 사용된다.

부모산성 모유정
부모산성 모유정/사진=김인환
성벽은 반복되는 작은 골짜기들을 자연지세에 따라 들쭉날쭉하며 그 길이는 1180m 정도, 성폭은 6~7m 가량 화강암으로 쌓은 테뫼식산성이다. 불규칙하지만 바른층쌓기를 하려고 노력한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서벽 근처에 붕괴부들이 비교적 많고 동과 남벽 근처는 급경사에 토벽만 남았다. 북벽 등을 통해 볼 때 대체적으로 협축했던 것 같다. 특히 서벽 근처 정상부는 KT의 거대한 송신탑이 자리했다. 북벽 만곡된 부분 성벽은 성벽, 수구, 문지 등을 발굴, 복원해 놓았다. 성벽 안쪽 곳곳에 운동시설을 해 망가뜨린 점은 모두 공통되는 꼴불견들이다.

성벽의 외측은 대략 40~50도 정도의 경사로 상단부는 거의 다 훼손됐고 하단부의 상당 부분이 잔존한 상태이며 기단을 보축(補築)했는데 이런 구조는 삼년산성 등 신라계 산성에서도 발견된다. 성벽 중 능선 끝이나 회절부는 대부분 곡성 비슷할 정도로 둥그렇게 쌓았으며 그런 곳이 10여 군데나 된다. 서북쪽 계곡, 북쪽 정상부, 중앙부와 남쪽 지봉, 서편 능선 끝 남쪽(현재 경찰 통신소와 체육시설지) 근처에 평탄한 곳들은 건물지로 추정된다.

통신소 위치에 모유정(母乳井)이라는 곳이 있을 뿐 현재 성내에 우물이나 연못은 없으나 서북편과 연화사 부근 계곡에 성의 수구 등 배수시설이 2004년 재발굴 시 드러났다. 이 발굴에서 북문지 좌우의 협축 성벽, 수구, 문지 등과 더불어 그 내부 평지에서 저장구덩이, 움, 등의 시설과 굽다리접시, 완, 뚜껑, 단경호, 벼루, 문기둥 확쇠 등도 출토됐다 한다. 유물들은 대개 6~7세기 백제와 신라의 것들이 혼재됐었다는 점으로 구조와 사용 시기, 용도 등을 추정해 볼 수 있다.

가장 깊이 들어온 북서쪽 계곡 안에는 상당히 넓은 평지가 있고, 붕괴된 석재 밑으로는 지금도 비만 오면 성 안의 물이 배수돼 밖으로 흘러나간다고 한다. 또 부모산성 내에는 큰 연못(大池)이 있었다는 옛 기록이 대부분 확인된 셈이다.

기단 보축에서 발견되는 경질, 연질의 토기편들은 삼국시대와 통일신라 것들이어서 보축 성벽은 신라계일 공산이 크다고 한다. 그러나 삼국시대 전기 무렵의 승석문 토기와 배편(잔 조각) 등이 발견된 움 유구는 4~5세기 경 백제시대 것으로 추정한다.

조영연 / '시간따라 길따라 다시 밟는 산성과 백제 뒷이야기' 저자

조영연-산성필자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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