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기획] 애국지사 정완진 옹 "3.1운동 보다 '3.1혁명'이라 불러야"

  • 사회/교육
  • 미담

[3·1절 기획] 애국지사 정완진 옹 "3.1운동 보다 '3.1혁명'이라 불러야"

만 16세 항일조직 태극단 가입했다 고초 겪어

  • 승인 2018-02-28 16:40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정완진옹
애국지사 정완진 옹.
애국지사 정완진(92·대전 유성구) 옹은 3·1절이 다가오면 일제 강점기 시절이 불현듯 떠오른다. 만 16살의 나이에 항일학생결사 조직인 태극단(太極團)에 가입했다가 온갖 고초를 겪었던 젊은 시절의 뜨거운 피가 아직도 그의 가슴에 흐른다. 아흔이 넘은 나이지만 억울한 걸 참지 못하던 그때의 마음은 여전하다.

그는 80년이 더 넘은 그때 그 시절을 또렷하게 기억했다. 당시 그는 일본의 세뇌교육에도 대한민국에 대한 애국심이 꿈틀거렸고, 머리와 마음은 나라를, 몸은 독립을 원했다.

억눌리고 억눌렸던 가슴은 비로소 독립을 꿈꾸게 된다. 이때 같은 마음을 가진 이들로 태극단이 꾸려졌다. 1943년의 일이다.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고 싶던 청년들의 꿈은 이해 봄바람이 살랑이던 5월 23일 막을 내리게 된다.

대구상업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정완진 옹은 태극단에 가입했던 이들 중 배신자의 밀고로 일본 형사에게 체포됐다. 죄명은 치안유지법 위반이었다. 6개월가량 유치장에 꼼짝없이 갇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온갖 고문을 당했다. 당시를 회상하던 정 옹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정완진 옹은 "입에 담기조차 힘든 정도의 고문을 다들 당했고, 폭언은 기본이고 폭행도 마다치 않았다"고 말하며 눈빛이 흔들렸다.

이때 목숨을 잃은 이가 3명이다. 일본의 고문이 얼마나 잔혹하게 이뤄졌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날 사건으로 태극단에 가입했던 인물 중 30명이 연행됐고, 정완진 옹을 포함한 12명이 재판에 서게 됐다. 그들은 억울했다. 그러나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억압이 기본이었고, 지금처럼 법률적인 자문을 구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정완진 옹은 꼼짝없이 갇혔다. 하늘이 도운 걸까. 형무소로 끌려갈 뻔했던 정 옹은 어린 나이 덕분에 재판을 받고 기소유예로 풀려났다.

이때 까지만 해도 일본의 세뇌교육이 강하게 일던 시절이라 태극기를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고 정 옹은 설명한다. 그는 "일본교육을 많이 받다 보니 민족의식은 10명 중 9명이 마비된 상황이나 다름없었다"고 말했다. 정완진 옹은 3·1 운동보다 3·1혁명이라 부르고 싶다고 말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10분의 1이 참여한 투쟁이 하나의 운동으로 불리기보다 '혁명'이란 단어가 더 어울린다고 그는 설명한다. 정완진 옹은 "명칭 자체를 혁명이라고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며 "지배받던 그 날을 투쟁으로 맞선 나라는 대한민국이기에 운동보다는 혁명으로 불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완진 옹은 정부로부터 공훈을 인정 받아 1990년 건국훈장인 애족장과 1963년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그러나 그는 애국지사란 호칭이 아직까지 부끄럽다고 손사래를 친다. 정완진 옹은 "존경받을 애국지사도 많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람도 많으므로 나는 그들을 바다에 비유한다면 물방울 같다 할 수 있다"며 "가장 순수했던 시절, 애국심 하나로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그들을 올해도 떠올리며 감사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고 미소를 띠었다.
방원기 기자 ba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국회 세종의사당 1191억원 대전 트램 2043억원 반영
  2. 예산군, 가을 대표축제 3개로 관광객 맞는다
  3. [충남대, 서울대 10개 국가대표로] 교육-연구-산업 연결 'NEXUS' 들여다보니
  4. 정부 R&D 예산 첫 39조 돌파…출연연 예산도 19% 증액
  5. 검찰청 폐지까지 한달… 출범 초기 수사인력 확보 변수 떠올라
  1. [창간75] AI 선도·반도체 성장축 떠오른 충청…초광역 ‘원팀 전략’ 관건
  2. [2027 수시로 간다-대학의 색, 미래의 선택] 우송대, ‘글로벌 특성화’로 차별화
  3. 충남지역 최대 140㎜ 많은 비… 토사유출·낙석·점포 침수 등 피해 잇따라
  4. “교육활동보호관, 이름뿐인 기구 안 된다”…전교조 현장 대응 주문
  5. 충남도의회 초선의원, 5분발언서 송전선로·지방소멸 등 민감 이슈 정조준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지방공기관 경영정상화 시급…24곳 부채중점관리기관 지정

충청권 지방공기관 경영정상화 시급…24곳 부채중점관리기관 지정

충청권 공기업 또는 출연·출자기관 등 24곳이 부채중점관리기관으로 지정돼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 이 가운데 8개 기관은 재무위험이 큰 부채감축대상기관으로 분류돼 고강도의 수익성 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2일 이런 내용의 2025년도 지방공기업 결산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방공기업의 최근 3년 치 결산 자료를 토대로 다양한 재무지표를 평가해 모두 102개 기관(공사 22개·출자 30개·출연 50개)을 부채중점관리기관으로 지정했다. 작년보다 3개 감소한 규모다. 평가에..

보금자리론 인기 시들… 5%대까지 높아지자 매력 잃었나
보금자리론 인기 시들… 5%대까지 높아지자 매력 잃었나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주목받았던 저금리 정책자금인 보금자리론의 인기가 식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금리가 다섯 차례 연속으로 인상되며 고정금리가 5%대까지 빠르게 상승한 데다, 시중은행 변동금리 하단보다도 높아지면서 매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2026년 7월 기준 보금자리론 신규 판매액은 1조 6127억원으로, 6월(2조 1623억원)보다 25.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5년 6월 1조 5174억원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보금자리론이란, 보금자리론은 주택금융공사가..

정부 중앙행정기관 지방 이전 계획 발표 앞두고 충청권 촉각
정부 중앙행정기관 지방 이전 계획 발표 앞두고 충청권 촉각

정부가 3일 중앙행정기관 지방 이전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청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내건 '행정수도 완성'과 지방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의 밑그림을 공식적으로 처음 제시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2일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정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공공기관 이전 계획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방안'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기자회견에는 한성숙 국무총리를 비롯해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 재정경제부 2차관 등 관계부처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중앙행정기관 이전은 행정안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석 앞두고 벌초 한창인 국립대전현충원 추석 앞두고 벌초 한창인 국립대전현충원

  • 수능 전 마지막 모의평가…집중하는 수험생들 수능 전 마지막 모의평가…집중하는 수험생들

  • 대전신세계 개점 5주년…베어 벌룬과 ‘찰칵’ 대전신세계 개점 5주년…베어 벌룬과 ‘찰칵’

  • 물폭탄에 잠긴 교량 차지한 오리 물폭탄에 잠긴 교량 차지한 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