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 '교육'을 통해 인구 늘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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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하추동] '교육'을 통해 인구 늘리기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 승인 2022-04-05 16:55
  • 신문게재 2022-04-06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호택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수도권에 사는 조카가 고민에 빠졌다. 외아들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어 맞벌이 부모 중 한 명은 육아휴직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가족들이 모여 상의한 결과 금산에 사는 할머니가 손자를 맡기로 했다. 이렇게 유찬이는 금산에서도 시골 학교인 군북초등학교에 입학을 했다. 학교마다 다양한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는데, 각 과정을 면밀히 살펴본 할머니의 결정이었다.

매일 스쿨버스로 통학을 하고 있는데, 주말에만 부모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유찬이는 너무 만족스러운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방과 후 영어 수업도 받고 있고, 마음만 먹으면 골프와 승마까지 배울 수 있다. 누구나 학교에서 악기를 한두 가지 연주할 수 있는 기량을 키울 수 있고, 학교마다 그들만의 오케스트라를 갖고 있다. 심지어 코딩과 드론 수업을 병행하는 학교도 있다. 학생 수가 적은 시골의 면단위 초등학교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지철 교육감이 금산을 방문해서 학부모 및 지역 인사들을 초청해서 그들의 얘기를 듣는 모임에 참석한 경험이 있는데, 정말 똑똑하고 자녀 교육에 열심인 사람들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김교육감과 김유태 금산교육장이 함께 질문에 응답하고 건의사항을 즉석에서 수용하는 모습을 보았다.

나도 한 마디 했다. "금산이 인구소멸 위험 지역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고, 지속적으로 인구가 줄고 있는데, 교육을 통해 인구를 늘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시골 학교들의 커리큘럼을 보면 정말 도시 학교들은 절대로 따라오지 못할 다양한 교육을 하고 있고,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는데, 외지인 중에서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경제적인 면만 따지자면 학생 몇 명 없는 학교는 폐교하고 차라리 스쿨버스로 인근 도시로 통학시키는 것이 낫겠지만 학교마저 없어진다면 지역은 더욱 빨리 피폐해질 것이다. 그러니 시골 면단위 학교에서 이렇게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놓았으니 이 사실을 널리 홍보해서 금산에서 학교 보내는 도시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김교육감도 내 의견에 공감을 표시해 주었다.



금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 전체가 인구감소를 고민하고 있다. 2047년이면 229개 시군구가 소멸위험단계에 들어선다고 한다. 2060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44%나 되고, 대한미국 국민의 평균 연령은 61세가 넘는다고 하니 이대로 간다면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에서는 1년에 20조원이라는 엄청난 자금을 인구감소 대책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전문가들조차도 '백약이 무효'하다며 고개를 흔들고 있다고 하니 금산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충청남도에서 소멸위험지수가 높은 6개 군 중 하나인 금산으로서의 인구 문제는 더욱 시급하다. 지난 50년 간 13만의 인구가 5만으로 줄어들었고, 최근 7년 간 사라진 학교가 2개, 학급 수와 교직원 수는 17~18% 줄어들었다. 교원 1인 당 학생수가 19명에서 12명으로 줄어든 것을 보면 학생 수는 더욱 줄어들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두어 달 전에 금산에서는 금산 교육을 한 단계 올려 놓는 크고 멋진 3층 짜리 건물에 지어졌고, 지난 주에 준공식을 가졌다. '금산교육지원센터'라는 간판이 붙었다. 김지철 교육감과 충남 지역의 14개 교육장들을 비롯한 많은 인사들이 찾아와 축하를 해줄 정도로 비중이 큰 건물이었다. 김유태 금산 교육장은 '건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건물에서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얼마나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요지의 인사말씀을 했는데, 정말 좋은 시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WEE Center에서는 학생들의 고민을 상담하고 나아갈 길을 안내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고, 영재교육을 담당할 장소도 제공해줄 것이다. 그리고 온라인센터에서는 메타버스를 비롯한 인터넷 세상을 따라가는 교육도 이루어질 것이다. 이를 계기로 금산교육의 우수성을 홍보함으로써 지역이 발전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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