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물다양성 보전, 미래 지키는 길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생물다양성 보전, 미래 지키는 길

구상 충청남도 기후환경국장

  • 승인 2024-05-21 18:15
  • 신문게재 2024-05-22 18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사본 -사본 -구상 환경국장님 사진
구상 국장
베스트셀러 '개미'로 유명한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새로운 소설 '꿀벌의 예언'은 주인공이 꿀벌이 사라지고 인류 멸종의 위기를 맞은 30년 뒤의 지구를 보고 온 뒤, 미래를 바꾸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주인공이 다녀온 30년 뒤의 미래는 꿀벌이 사라지면서 식량이 부족해 핵전쟁이 일어난다.

꿀벌을 주제로 상상력을 발휘한 소설에 불과하지만, 실제로 꿀벌의 집단 실종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2006년 이후 북미대륙과 유럽, 호주 등에서는 꿀벌이 4마리 중 1마리꼴로 종적을 감추고 있다고 하며 국내에서도 2021년 78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지면서 꿀벌군집 붕괴현상이 시작됐다. 인간이 재배하는 1500종의 작물 중 30%는 꿀벌이나 곤충의 가루받이가 필요하며,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의 70%가 꿀벌의 수정에 의존한다고 한다. 꿀벌이 사라져가면 그에 의존하던 식물 생태계가 파괴되고 생물다양성 위기를 가져오며, 인류 미래의 위기가 닥칠 수 있다.



생물다양성과학기구의 지구평가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 내 인류가 직면할 위기는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의 실패, 자연재해와 기상이변, 생물다양성 손실과 생태계의 붕괴 등이 대표적이다.

세계경제포럼은 2024년 기준, 세계 GDP의 절반 이상인 44조 달러(약 5경 9708조원)가 자연과 자연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세계은행은 자연이 제공하는 생태계 서비스가 붕괴하면 2030년까지 매년 글로벌 GDP가 2.7조 달러씩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 국제사회는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물다양성 보존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해 1992년 6월 5일 브라질 리우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생물다양성협약을 체결했다. 2022년 12월 제15차 생물다양성 당사국총회에서는 쿤밍·몬트리올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를 채택해 전 세계 육상 및 해양 면적의 최소 30%를 보호지역으로 관리하고, 훼손된 생태계의 30% 복원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또 최근 국제적으로 자연 자본의 개념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기업의 활동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방안을 투자자에게 공개하도록 하는 '자연자본공시'제도가 곧 도입될 전망이다. 자연손실을 발생시키는 기업은 펀드사의 투자 철회, 수출입 규제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 생물다양성이 세계 경제와 무역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충남에서도 훼손된 생태계의 복원과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지속 노력하고 있다. 도시생태현황지도(비오톱지도)와 습지현황조사 자료를 토대로 생태계 기능의 연속성이 단절된 곳에 대한 생태축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장항국가습지복원 등 습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충남도 생물다양성전략'을 수립해 주요생물서식지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훼손된 자연환경복원 대상지를 목록화해 체계적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철새도래지인 서해안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서식지를 복원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5월 22일은 UN이 정한'생물다양성의 날'이다. 인간과 지구의 모든 생물은 상호 의존적이며 생태계라는 틀 속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생물의 종이 사라지면 지구 생태계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가치와 인식을 제고하고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근본적인 변화와 행동이 인류의 미래를 지키는 길임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구상 충청남도 기후환경국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합강동 스마트시티, 'L1블록 643세대' 본격 공급
  2. 과기정통부 '출연연 정책방향' 발표… 과기계 "기대와 우려 동시에"
  3. 장철민 "새 충청은 젊은 리더십 필요"… 대전·충남 첫 통합단체장 도전 의지↑
  4. 최저임금 인상에 급여 줄이려 휴게 시간 확대… 경비노동자들 방지 대책 촉구
  5. 한남대 이진아 교수 연구팀, 세계 저명학술지에 논문 게재
  1. 학생들의 헌옷 판매 수익 취약계층 장학금으로…충남대 백마봉사단 눈길
  2. 김태흠 충남지사 "대통령 통합 의지 적극 환영"
  3. 민주평통 동구협의회, '화해.협력의 남북관계' 재정립 논의
  4.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 착수… '수산물 유통 중심으로'
  5. 지역대 육성 위해 라이즈 사업에 팔 걷어부친 대전시…전국 최초 조례 제정

헤드라인 뉴스


이장우 "김태흠 지사와 충청 미래를 위해 역할 분담할 것"

이장우 "김태흠 지사와 충청 미래를 위해 역할 분담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적극 추진으로 급물살을 탄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단체장 출마에 대해 "김태흠 충남지사와 함께 충청의 미래를 위해 역할분담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19일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가진 오정 국가시범지구(도시재생 혁신지구) 선정 관련 브리핑에서 대전충남행정통합시장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통합시장을 누가 하고 안 하고는 작은 문제이고, 통합은 유불리를 떠나 충청 미래를 위해 해야 하는 일"이라면서 "(출마는) 누가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당과도 상의할 일이다. 김태흠 충남지사와는 (이..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청양 목면초등학교 4학년 김가율 학생이 2025 충남 재난 안전 퀴즈왕에 등극했다. 충청남도,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충남교육청, 충남경찰청이 후원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이 18일 예산 윤봉길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골든벨은 충남 15개 시군 퀴즈왕에 등극한 학생 및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모여 충남 퀴즈왕에 도전하는 자리로, 272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행사엔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남도현 충남교육청 기획국장, 김택중 예산부군수,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재헌 중도일보 내포본부장 등이 참석해 퀴즈왕..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과 보령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형)가 잇따라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17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천안시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동물위생시험소가 확인에 나섰다. 충남 동물위생시험소가 18일 확인한 결과, H5형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1~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성환읍 소재 농장은 과거 4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고, 청소면 농장은 2022년 1차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