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입지와 시종일관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입지와 시종일관

양동길/시인, 수필가

  • 승인 2024-04-22 13:47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 1645 ~ )은 행동주의 철학자로 국제사회에 많은 화두를 던졌다. 국내에 많은 저작물이 소개된바, 종말시리즈, <엔트로피>, <공감의 시대>, <유러피언 드림> 등을 접했다. 자본주의 및 우리 생활방식, 과학기술의 폐해 등에 대해 날카롭게 분석하고 비판한다. 미래 예견, 방향 제시도 한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국제적 공공정책 수립에 영향을 주었으나 비판도 따랐다. 바보, 선동꾼이라 부른 사람도 있다. 그에 대해 리프킨은 "그러한 비판은 자신이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는 증거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뜻이 서야 비판도 있고 길이 열리지 않으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화두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한다.

예측은 자료에 근거하여 앞으로 있을 일을 미리 헤아리고 짐작하는 것이다. 당연히 짐작이 모두 맞을 리 없다. 사회학에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준비하고, 설계하고 시험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리프킨은 <유러피언 드림>에서 '아메리칸 드림'의 시대는 끝났다 한다. 흔히 개척자 정신이라 말하던 것이다. 경제성장과 부, 자주, 독립을 중시한다. 지속되다 보니 스스로 섬이 되고자 한다. 유러피언 드림은 지속 가능한 개발, 삶의 질, 더불어 살아가는 것에 초점이 있다. 미국인은 일하기 위해 사는 반면 유럽인은 살기위해 일한다. 돈 쓰며 즐길 여가도 없는데 더 많은 돈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다. 성패의 책임이 개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불균형을 자초한 사회에 있다고 본다.

이상적 삶의 모델이 유럽연합(EU)이라는 것이다. 유럽연합은 1991년 12월 유럽 12개국 정상이 유럽연합조약의 체결에 합의하고, 1993년 11월 조약이 발효됨으로서 1994년 1월 정식 출범한다. 유럽 내 단일시장 구축 및 단일통화 실현, 그를 통한 유럽 경제와 사회발전 촉진, 공동외교안보정책을 통한 국제무대에서의 유럽 이익 제고, 유럽연합 시민권제도 도입에 의한 회원국 국민의 권리와 이익 보호 등이 창설목적이다. 회원국은 2024년 2월 기준 27개국이다.

유럽공동체를 인류공동체로 제시한 리프킨의 의견과 예측에 반해 가입하지 않은 유럽국가가 절반이나 된다. 게다가 2020년 1월 31일 영국이 탈퇴한다. 회원국 노동자의 자국 진출로 고용시장 악화, 남유럽국가 금융지원과 난민 포용정책에 따른 재정부담 가중으로 국민 불만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란다.

2022년 2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물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에 가입한 적이 없으나 유럽국가임은 분명하다. 이 또한 리프킨의 인류공동체 꿈에 반하는 것이다. 이참에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 이사국 거부권을 제한해야 한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의견이기도 하다. 침략전쟁 당사국은 거부권 행사가 불가하도록 규정하여 참혹한 전쟁에 공동 대처하고 막아야 한다.

총선이 끝났다. 너나없이 국가 위기론을 주장했다. 프레임 씌우기가 아니었다면, 누가 옳고 그름이 아니라, 유비무환 아닌가? 위기 탈출을 위한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선거 기간 중 보인 또 하나의 화두, '미워하며 닮는다'는 말이다. 시집살이에 시달리던 며느리가 본인이 시어머니가 되면 똑같이 며느리 시집살이시키기에 몰입한다. 학대하는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도 <선악의 저편 : 미래 철학의 전주곡>에서 "괴물과 싸울 때는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했다. 비정상적인 괴물에 대해 몹시 탓하고 비난하던 사람이 어느 날 괴물이 되어 있음을 본다.

처음만 있고 끝이 없는 것이 정치일까? <시경>에도 누구나 시작이 없지 않지만, 끝이 있는 사람은 드물다 했다. 그 이유가 뜻을 세움이 굳건하지 않아, 훌륭한 일 하기에 부족했기 때문이라 한다. 말뿐인 뜻이거나, 뜻만 세우고 행동이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냥 표 구걸 위해 고개 숙였기 때문이다. 시종일관(始終一貫)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로 꿰어야 한다, 처음과 끝이 한결 같아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반복되어 왔음도 안다. 그렇다고 또 다시 잊어야 하는가? 잘못을 고치지 않는 그것이 잘못이라(過而不改 是謂過矣) 하지 않는가?

양동길/시인, 수필가

양동길 시인
양동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의료원 ‘어떻게 지을까’… 시공사 공고 앞두고 주민·의료계 의견 듣는다
  2. 대전 여야, 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놓고 '공방전'
  3. 대전교도소·대전의사회 협력, 수용자 대면진료 ‘메디컬센터’ 전국 첫 개설
  4. 90년 역사 품은 테미오래,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공간으로
  5. 32사단, 대둔산에서 6·25 전사자 유해발굴 착수
  1. 대전 금연구역 5만여 곳에 지도원 35명… 단속 한계에 정책 실효성 의문
  2. 대전 서구 '구청장 직통문자' 100일…민원 999건 접수
  3. 탈석탄 충남, 신재생 전환 이익 절반은 역외로
  4. '대학생이 제안한 위성을 우주로'…항우연 경연대회 7개 팀 선정
  5. [세상보기] 각자도생의 시대

헤드라인 뉴스


대전교도소 수용자 대면진료 ‘메디컬센터’ 전국 첫 개설

대전교도소 수용자 대면진료 ‘메디컬센터’ 전국 첫 개설

대전교도소가 전국 교정시설 중 처음으로 스마트 메디컬센터를 구축하고 대전시의사회와 협력해 수용자에게 가장 필요한 안과와 이비인후과 그리고 신경과에 대한 시설 내 전문진료를 시작한다. 2005년 교정시설의 원격진료가 허용된 이후 수용자 의료처우 개선을 위한 가장 혁신적인 도전으로 여겨져 주목받고 있다. 법무부는 22일 유성구에 위치한 대전교도소에서 스마트 메디컬센터 개소식을 갖고 새롭게 조성하고 확보한 시설과 장비를 소개했다. 이날 법무부 교정본부 권창모 의료과장과 이동철 의료 교정관이 참석하고, 김재술 대전교도소장 주관으로 임정혁..

세종 `장애인 학대사건` 무혐의 뒤집혀… 시설 직원 구속 송치
세종 '장애인 학대사건' 무혐의 뒤집혀… 시설 직원 구속 송치

세종시 장애인 거주시설 학대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시설 직원이 구속 송치됐다. 경찰이 초기 수사 과정의 미흡함을 인정하며 재수사 돌입한 지 5개월 만이다. 세종경찰청 강력마약범죄수사대는 시설 직원 A(30대) 씨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 13일 대전지방공소청에 구속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사건 발생 1년여 만인 지난 5월 재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시설 내 목격자 진술과 A 씨의 근무 시간 등을 토대로 혐의를 입증할 만한 정황을 확보하고 지난 7일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앞서 경찰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A 씨에게 무혐의 처분..

고교 이주배경학생 급증하는데…대전·세종 한국어학급 `0`
고교 이주배경학생 급증하는데…대전·세종 한국어학급 '0'

대전과 세종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주배경학생이 797명에 달하지만, 이들을 위한 한국어학급은 한 곳도 운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과 충북이 각각 한국어학급을 운영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대전·세종은 고교 단계의 한국어 교육 기반이 부족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기준 대전지역 고교 이주배경학생은 655명, 세종은 142명으로 집계됐다. 두 지역의 학생 수를 합하면 797명이지만, 고등학교 한국어학급은 모두 운영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

  • 2026 대전 장애인 취·창업박람회 성료 2026 대전 장애인 취·창업박람회 성료

  •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