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다문화]우리 땅에서 나는 '5월 약쑥' 맛도 영양도 으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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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다문화]우리 땅에서 나는 '5월 약쑥' 맛도 영양도 으뜸

  • 승인 2024-05-01 16:31
  • 신문게재 2024-05-02 10면
  • 박종구 기자박종구 기자
[5-6]쑥_박진희
따뜻한 봄이 오면 길섶, 밭둑, 도로변 등 뿌리 내릴 여건이 되는 곳이면 어디서든 보게 되는 식물이 있다.

맘만 먹으면 누구나 얼마든지 뜯을 수 있는 '쑥'이 그것이다. 언 땅을 비집고 나온 어린 쑥은 도다리쑥국, 쑥털털이, 쑥 튀김 등 주로 식용으로 쓰고, 4월 이후 쑥쑥 자란 쑥은 캐다가 쑥개떡, 쑥 찰떡, 쑥 인절미, 쑥가래떡, 쑥 설기, 쑥차, 쑥청, 뜸 쑥 등 식용과 약용으로 이용한다.

쑥은 무기질과 비타민A, 비타민C 함량이 풍부하여 체내 세균 저항력을 높여 주고, 감기 예방, 지혈, 살균, 구충, 소염 등의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찌고 말리고 덕기를 반복한 후 차로 음용하면 정장 작용이 커서 변비와 설사에도 잘 듣는다고 한다.

향긋한 쑥 내음은 '치네올'이라는 정유 성분 때문이라는데, 중추신경을 흥분시키고 공해물질과 노폐물을 배출시킨다고 하니 '쑥'은 어디 한 곳 쓸모 닿지 않는 곳이 없는 듯하다.



이렇듯 여러모로 소용 닿는 곳이 많은 쑥이지만,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들은 시장이나 마트에서 손쉽게 쑥을 판매하고 구매하는 것을 보면 화들짝 놀란다고 한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쑥의 판매와 섭취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어 프랑스인들에게 단군신화에서부터 등장하는 한국인의 쑥 사랑은 별세상(別世上)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프랑스 땅에서 자라는 쑥은 독성이 강하고 환각과 발작을 일으키는 '투우존' 성분이 다량으로 함유돼 있다고 한다. 일반인에게는 위험한 식물로 인식되어 반드시 정제와 가공 과정을 거쳐야 한단다. 그렇게 가공된 쑥은 의약품이나 술로 만들어지는데, 쑥의 독특한 향을 이용해 주조한 '압생트(asinthe)'라는 술은 과음하면 환각 작용을 일으킨다고 한다. 빈센트 반 고흐가 자화상을 그리며 귀 한쪽을 자른 사건도 압생트를 마시고 환각 상태에서 벌인 일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 땅에서 자란 5월 쑥은 '약쑥'으로 불린다. 7년 된 병을 3년 묵은 쑥으로 고쳤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데친 쑥을 냉동했다 쓰거나 떡으로 만들어 놓으면 곡물의 산성을 쑥이 중화하고 영양을 보완해 주기에 일년내내 주식 혹은 간식처럼 먹을 수 있다. 쑥의 약성이 좋아지는 요즘 방앗간에 긴 줄이 만들어지는 이유다.

어디 그뿐인가. 식용과 약용으로 두루 쓰이는 K-쑥은 쑥 라테, 쑥 화장품, 쑥 비누, 쑥 염색까지 점점 용도가 확대되며 효자 상품으로도 승승장구 중이다.

산과 들에 흔하디흔하게 자라나 다양한 방법으로 먹고 마시고 바르며 미용과 건강을 챙길 수 있게 하니, 끝없는 나의 쑥 예찬은 아름다운 봄날 속에 켜켜이 쌓여가리라.

박진희 명예기자(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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