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2021년 이후 역대 최대 건설자재 가격… 부작용과 앞으로의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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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2021년 이후 역대 최대 건설자재 가격… 부작용과 앞으로의 방안은?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리뷰 분석
2022년 기준 시장 규모 135조 원 달해
갈등 심화·건설경기 부진 등 부작용도
건설자재 시장 안정성 위한 고민 필요

  • 승인 2024-07-10 14:02
  • 신문게재 2024-07-11 10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게티2
게티이미지뱅크.
아파트 분양가가 오르는 원인 중 하나로 원자잿값의 상승이다. 2021년부터 건설부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건설자재 가격은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건설시장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악순환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조사와 연구는 미진한 상황이다. 이에 중도일보는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전문건설업 주요 자재 시장조사 연구' 건설정책리뷰를 통해 건설자재 가격이 미치는 영향과 앞으로의 방안 마련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주>



▲급등한 건설자재 가격= 건설공사는 자재, 인력, 장비, 자금, 공법, 공사관리 등 다양한 생산요소의 투입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중 건설자재는 공사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1.2%로 원가 구성요소 중 비중이 가장 높다. 2022년 기준 건설자재 시장규모는 약 135조 원이며, 세부 업역별로 종합건설업이 68조 6000억 원, 전문건설업이 66조 3000억 원 규모다.

2021년부터 본격화된 건설부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건설자재 가격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급등해 건설시장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했다. 코로나 팬데믹 극복을 위한 세계 각국의 적극적인 재정 및 금융정책으로 유동성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각 국은 경제 회복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증가시키면서 원자재 수급 불안을 겪었다. 2022년엔 우크라이나 사태와 함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중국 봉쇄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이 훼손됐다. 이뿐 아니라 자원 수출국의 자원 무기화가 심화됐고, 여기에 가격상승 심리에 따라 일부 매점매석 등 유통구조상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건설자재 수급과 가격이 불안해졌다.

2021년 건설중간재 물가지수는 연간 27.3% 상승했고, 이는 1980년대 오일쇼크 때보다 높다. 자재가격 뿐 아니라 노임, 장비임대료까지 오르면서 건설공사비지수 상승폭 역시 상당했다.



건설자재별로는 2021년 철강 및 금속재의 상승세가 컸으며, 2022년엔 시멘트, 레미콘 등 비금속광물이 상승을 주도했다. 2022년의 경우엔 물가 동조 현상이 심화돼 수급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방위적으로 올랐다.

건설자재증가
생산자물가 건설중간재지수(왼쪽) 및 건설공사비지수(오른쪽) 추이. 사진=대한건설정책연구원 제공.
▲자재가격 상승에 커지는 부작용= 건설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작용은 크다. 건설경기 부진, 수익성 약화, 건설현장 갈등 심화 등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자재가격 상승에 따라 일부 자재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건설현장이 중단 또는 지연됐고, 이는 건설경기 부진으로 이어져 2022년 건설투자는 전년보다 약 3% 가까이 줄었다. 또 공사비 증가에 따라 부담이 커지면서 주거용 건물투자를 중심으로 건축허가 이후 착공으로 이어지는 물량이 각각 2022년 18%, 2023년 32% 줄어들면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자재가격 급등에 따라 자재 공급자와 수요자 갈등 증가는 물론, 발주자와 원도급자, 원도급자와 하도급자 간 공사비 갈등도 발생하고 있다. 건설산업의 대표적인 생산요소인 자재가격의 불안정은 건설 부진으로 이어지며, 이는 다시 부실기업 증가의 악순환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21년엔 철근 가격 급등으로 철강업계와 건설업계 갈등이 이어졌고, 2023년엔 시멘트 가격이 인상되자, 시멘트와 레미콘 업계 간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2023년 하반기엔 일부 지역에 레미콘 가격 인상 이슈로 공급중단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기존 계약의 경우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신규 계약의 경우 건설자재, 인건비 등의 상승 폭을 감안해 공사비 자체가 올랐으나, 기존 계약은 낮은 단가로 계약된 경우가 대부분으로 실제로 공사가 진행될수록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대두됐다.

특히 건설자재 가격 급등은 직접시공의 주체인 전문건설업에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줬다. 전문건설업체는 자재 생산업체를 통한 직접구매가 어려워 유통사에 의존하는 구조이며, 가격협상력 역시 열위에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설자재 가격상승 원인
건설자재 가격상승 원인. 사진=대한건설정책연구원 제공.
▲자재가격 영향력 커 연구 필요 제기= 자재가격 변동은 건설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건설자재와 관련한 조사와 연구는 미진한 수준이다. 건설자재에 대한 조사는 철근, 레미콘, 시멘트, 골재 등 일부 주요 자재 수급동향과 전망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며, 공사용 자재 직접구매제도와 관련한 제도 개선 연구가 주된 관심사다. 특히 전문건설업 자재 사용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건설업 자재시장에 관한 연구는 부재한 상황이다. 이는 전문건설업에서 사용하는 개별 자재의 시장규모가 크지 않고, 세부적으로 그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건설자재가 공사유형, 생산방식 등 그 종류가 다양하고 유통이 복잡한 점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설문조사 결과 직접구매 자재 레미콘 가장 많아=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전문건설업 주요 자재 분석을 위해 119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문건설업체가 전체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직접구매 자재는 레미콘으로 32개사가 구매한다고 응답했다. 또 철근 27개사, 페인트 21개사, 강관 20개사, 목재 18개사, 형강 17개사, 타일 16개사, 샌드위치패널 14개사, 창호 13개사, 벽돌 12개사, 대리석 8개사 순이었다. 이 외에도 단열재(4개사), 방수자재(4개사), 석고보드(3개사), 조경수(2개사), 아스콘(2개사) 등을 주로 사용한다는 응답이 존재했다.

여기에 응답 업체의 직접구매 자재비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은 금속창호·지붕건축물조립공사업으로 약 48.2% 수준을 보였다. 이어 도장·습식·방수·석공사업 33.5%, 실내건축공사업 33.3%, 지반조성·포장공사업 23.7%, 철근·콘크리트공사업 12.9% 순이었다.

생산자물가 총지수 및 건설용중간재 상승률 비교
생산자물가 총지수 및 건설용중간재 상승률 비교. 사진=대한건설정책연구원 제공.
▲건설자재 시장 안정성 제고를 위한 고민 필요= 건설자재시장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자재 수요자와 공급자는 가격 인상 협상을 여러 차례 진행하면서 대립과 반목이 큰 상황이어서 무엇보다 수요자와 공급자 간 신뢰를 기반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자재시장 안정을 위해선 수요자와 공급자 간 자율적으로 자재별 가격 인상 또는 인하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며, 무엇보다 정부의 합리적인 중재가 필요하다. 또, 공동연구 등을 통해 건설자재 예측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주요 자재시장에 대해선 정기조사를 통해 시장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자재시장 안정화는 건설경기 회복과 기업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되며, 분양가격 안정화로 주택시장 정상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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