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유성 온천지구를 돌봄과 치유의 경제 생태계로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내일] 유성 온천지구를 돌봄과 치유의 경제 생태계로

김규용 충남대 스마트시티건축공학과 교수

  • 승인 2024-08-11 17:00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김규용쓰
김규용 교수
조선 후기 영조 27년(1751년)에 저자 이중환(1690년-1756년)은 유교적 인문지리서인 '택리지(擇里志)'에서 전국 팔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인심, 산수, 명소까지 다루며 '살기 좋은 곳'을 소개하였다. 토지가 비옥하여 수확량이 많고 경제가 활성화된 곳, 인심이 좋은 곳, 그러면서 산수가 아름다운 곳으로 "경남 합천, 전남 구례, 전북 전주, 대전 유성(儒城), 경북 하회, 평양 주변, 재령평야를 대표적인 '가거지(可居地)'로 들었다.

충청도에서는 첫째, 유성(儒城)이요, 둘째는 경천(敬天), 셋째는 이인(利仁), 넷째는 유구(遺構)가 가장 살기 좋은 곳이라고 한다. 계룡산의 동북방으로 유성의 큰 들판이 드러나고 도덕봉 골짜기에서 발원하여 동쪽으로 흐르는 유성천(儒城川)은 유성구의 넓은 평야를 뚫고 반석천(盤石川)과 함께 갑천(甲川)에 합류하며 북쪽의 금강으로 흘러든다.

유성을 포함한 대전은 사람이 살면서 복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천혜의 복지(福地)이며, 낮지도 높지도 않은 적당한 고도에 넓은 평야와 동서남북으로 둘러싸인 산들이 풍해와 수해가 거의 없는 평안한 곳이다. 여기에 도시의 한복판에 흐르는 대전천(大田川)과 유등천(柳等川), 갑천(甲川)이 만나는 삼천(三川)은 금강(錦江)으로 흘러들고 도시를 휘돌아 흐르는 물의 도시임을 상징한다. 이와 같이 우리 지역은 땅이 비옥하고 산이 웅장하며 지역민은 부유하고 물산이 풍부하다고 하였다.

여기에 봉명동(鳳鳴洞)은 유성 온천이 있는 관광지이다. 유성 온천물은 각종 유익한 미네랄 성분 6백 여종이 함유된 질 좋은 온천으로 조사되었고 상처나 피부병에 특효가 있다고 전해진다. 백제시대 한 홀어머니가 독자 아들을 군에 보내고 전쟁터에 나갔던 아들은 신라군의 포로가 되어 강제노역에 시달리다가 목숨을 건져 다시 돌아왔지만 차도가 없이 시름만 깊어갔다. 어느 날 눈이 내린 논 가운데에서 상처를 입은 학 한마리가 김이 오르는 물에 날개를 담구고 퍼덕거리더니 치유되어 다시 하늘로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어머니는 물동이에 그 물로 아들을 목욕시키고 상처를 씻겼더니 완쾌되었다고 한다.

유성(儒城)은 우리 조상님들이 일찍이 인문지리학적으로 인정한 사람이 살기 좋은 가거지(可居地)이며, 천혜의 온천자원을 가지고 있는 휴양과 치유의 지역이다. 우리의 선조들이 지역 환경을 지혜롭게 이해하고 창조해왔던 문화와 역사는 그 자체로 독창적이며 혁신의 잠재력이 강한 터전으로 거듭 발전해왔다.

최근 휴양과 치유, 돌봄은 복지개념으로부터 경제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돌봄은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의 경제적 파급효과로서 '돌봄의 경제' 차원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돌봄은 타인이 인간답고 건강하게 생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회적 합의 기반이며, 사회적 약자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누구나 보살핌을 받을 수 있고 누구든 돌봄에 참여할 수 있는 공익적 경제 생태계로 조성되어야 한다.

'트랜드 코리아 2024'에서 돌봄의 경제는 새로운 스타트업의 확장을 예견하고 있다. 물리적 불편함을 보살펴주는 단순한 요양을 넘어 성인의 정신 건강 등으로 의미가 확장되면서 사회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요양과 간병의 스타트업을 시작으로 주거, 보건, 재활, 의료서비스 등 종합적인 커뮤니티 케어로 영역이 넓어져 가고 있으며 경제적 규모도 확대되어 가고 있다.

우리 지역의 전문가들은 역사적으로 인문지리학적 기반이 깊은 유성 온천을 중심으로 휴양과 즐김, 돌봄과 치유, 보건과 의료서비스의 경제 생태계로 거듭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를 보더라도 사회적 가처분 자산이 복지 및 돌봄, 웰빙 산업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으며 유성의 온천자원과 역사와 문화의 기반은 지역적 특성과 경쟁력을 갖춘 최적지이며 강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도시건축의 공학전문가이면서도 세계의 도시나 지역을 시찰하고 자격지심(自激之心)으로 스스로를 미흡하게 여기는 어리석음을 반성하곤 하였다. 세계시민의식과 지역적 자부심은 남의 것을 따라 하고 자기 것을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니고 면면히 이어져 왔던 우리의 역사적 가치를 소중히 연구하고 계승하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그리고, 우리 지역은 충청의 기호유학(畿湖儒學)을 계승한 선비문화의 품위 높은 마을로서 현재는 첨단 과학도시에 인문학이 어우러져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교육과 과학의 도시로서 역사, 문화 경제의 생태계로 거듭 발전하고 있으며 세계가 주목하는 유성의 지역 가치를 위한 참여와 혁신을 기대한다.

/김규용 충남대 스마트시티건축공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최종 부결
  2. '1대 5만' 국가기본지질도 완성…지질자원연구원 "광물과 지층에 대한 보물지도"
  3. KH한국건강관리협회, 어르신 체육대회서 건강캠페인 펼쳐
  4.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 장애인 웹툰 아카데미
  5. [인터뷰]서영식 충남대 지식융합학부 교수
  1. 4극3특 지역맞춤 R&D 본격 착수…충청권 "연구와 실증·제조 연계 선순환 목표"
  2.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제2분관 북부노인복지관 '우리동네 환경지킴이' 캠페인
  3. 대전 국악 진흥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4. [독자제보] 공공기관은 지역에 있는데 체육시설은 ‘문턱’… "시민 개방기준 필요해"
  5. 알테오젠, 유성 둔곡 생산라인 통해 의약품생산 자립 추진

헤드라인 뉴스


세종시 펜싱팀, 전국장애인체전 사브르 단체서 동메달

세종시 펜싱팀, 전국장애인체전 사브르 단체서 동메달

세종시 펜싱 간판 심재훈과 박천희, 유승재가 제46회 전국장애인체전의 남자 사브르 단체전 2~4등급(A, B Category)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펜싱 대표팀은 전날 심재훈이 사브르 3~4등급에서 금메달, 박천희가 사브르 2등급(B Category)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이날 단체전 우승의 기대감을 갖게 했다. 8강에서 대전을 30대 25로 꺾었으나 4강 문턱에서 만난 전북의 벽을 넘지 못했다. 마지막 선수로 출전한 심재훈이 8점 차로 뒤진 승부의 뒤집기에 나섰으나 27대 30으로 무릎을 꿇었다. 전북은 결승에서 충남을 꺾고..

3군 본부 둥지 튼 계룡시, ‘국방 공공기관 2차 이전’ 사수 총력전
3군 본부 둥지 튼 계룡시, ‘국방 공공기관 2차 이전’ 사수 총력전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축인 계룡시가 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에 발맞춰 국방 특화 기관 유치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3군 본부 입지라는 명확한 당위성에 더해 즉시 착공이 가능한 부지 확보까지 마치며 유치전에 사활을 걸었다. 계룡시는 지난 10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국방 관련 공공기관 유치 전략포럼’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충남도·계룡시·논산시·황명선 의원실과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국방 분야 전문가와 지자체 관계자, 지역 주민 등 120여 명이 결집해 기관 유치에 대한 열망을 확인했다. 이번..

청양고추구기자축제 건고추 `품질 논란`···비세척·미건조 상품 판매
청양고추구기자축제 건고추 '품질 논란'···비세척·미건조 상품 판매

청양고추구기자축제의 핵심 상품인 건고추 일부가 별도의 세척 없이 판매되고 건조 상태마저 고르지 않아 품질·안전성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청양고추의 우수성을 내세운 대표 축제에서 판매 농산물의 수매와 선별, 안전성 확인이 어떤 기준으로 이뤄졌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2일 본지 취재 결과 축제장 건고추 공동판매장은 지역 3개 농협(청양·화성·정산)이 공동 운영하고 있다. 이들 농협은 청양지역 농가에서 건고추를 수매해 10근당 꼭지를 안딴 상품은 15만 원, 딴 상품은 17만 원에 각각 판매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세척하지 않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