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난순의 식탐] 트럼프는 삼시세끼 뭘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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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난순의 식탐] 트럼프는 삼시세끼 뭘 먹을까?

  • 승인 2024-09-11 09:58
  • 수정 2024-09-11 10:31
  • 신문게재 2024-09-12 18면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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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 재직 당시 백악관에 아메리칸 풋볼 우승팀을 초청해 햄버거,감자튀김, 샌드위치를 주문해 대접했다. 연합뉴스 제공
친구의 언니 가족은 1980년대 중반 미국으로 이민 갔다. 친구의 형부는 한국에서 꽤 괜찮은 직장에 다녔으나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 땅을 밟았다. 한국 이민자 대부분이 그렇듯 친구 언니네도 세탁소부터 시작했다. 열심히 일한 덕분에 수영장이 딸린 집도 장만하고 큰 마트도 운영하는, 그야말로 성공한 이민자로 살게 됐다. 친구는 종종 두어 달 정도 미국을 다녀오곤 해 나의 부러움을 샀다. 오래 전, 한번은 친구에게 물었다. 언니네는 뭐 먹느냐고. "여기랑 똑같이 밥 먹어. 한인 마트에 된장, 고추장, 채소 같은 거 다 있어." 스테이크 먹는 거 아녔어?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아침에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계란 프라이에 베이컨 한 조각, 커피 한 잔, 구운 빵에 버터를 발라먹는다. 아이들은 기껏 우유에 시리얼을 말아 퍼먹는 모습. 채소는 눈 씻고 봐도 없다. 미국인은 기름에 튀기고 단짠단짠한, 몸에 안 좋은 음식을 먹는 사람들로 각인된다. 이번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는 햄버거 마니아로 유명하다. 대통령 재직 당시 백악관 요리보다 햄버거가 더 좋다고 말했을 정도다. 2016년 대선 유세전에서 "대통령이 되면 북한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며 협상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맥도날드 햄버거 TV 광고에도 출연해 '맥 성애자'란 닉네임도 붙었다. 먹었다 하면 4개를 먹어치우고 입가심으로 초콜릿 셰이크를 들이킨다고. 감자칩은 상비해 두고 먹고 다이어트 콜라를 하루에 12캔씩 마신다나. 아메리칸 풋볼 우승팀을 백악관에 초청했을 땐 햄버거, 감자튀김, 샌드위치를 산더미처럼 시켜놓고 "나와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미국회사가 만든 위대한 음식"이라고 큰소리쳤다. 트럼프는 그 많은 음식을 순식간에 먹어치우는 선수들을 보며 "훌륭하고 먹성좋은 녀석들!"이라며 흐뭇해했다고.

햄버거와 코카콜라는 미국의 상징이자 문화다. 달콤한 자본주의의 맛. 미국은 간편식의 원조다. 현대자본주의의 욕망의 발현은 20세기 초 미국에서 대량생산 시스템이 시작되면서부터다. 이 구조는 2차 대전 후 미국이 가장 강력한 패권국가가 되면서 전 세계로 확대 재생산됐다. 맥도날드와 코카콜라는 미국식 표준화로 미국의 브랜드가 됐다. 이 시스템의 속내는 이윤의 극대화다. 설탕을 들이부은 콜라와 고칼로리에 나트륨 범벅인 햄버거가 '정크푸드'라는 오명을 얻은 이유다. 미국은 패스트푸드 산업이 발달하면서 비만율이 세계 최고다. 프라이드 치킨, 감자튀김, 냉동피자, 핫도그, 햄, 육즙이 줄줄 흐르는 선홍색의 다진 소고기를 둥근 빵 속에 넣은 햄버거는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게 만든다.

영화 '미이라'의 브랜든 프레이저는 '더 웨일'에서 272kg의 초고도비만인으로 나온다. '웨일'은 고도비만을 뜻하는 비속어다. 뚱땡이. 턱과 목의 경계는 사라지고 살이 축축 늘어진 몸은 혼자서는 감당을 못한다. 매일 피자를 시켜먹는 그의 몸은 역겨움을 준다. 영상매체에서 길거리 음식을 주문하는 거대한 몸집의 미국인은 낯설지 않다. 어기적어기적 걷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찬다. 그런데 한국도 미국인의 체형을 따라가는 것 같다. 코로나 후 고도비만의 학생이나 청년들이 부쩍 늘었다. 집콕 하면서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로 끼니를 때우고 움직이지 않은 결과인 듯하다. 회사 근처에 햄버거 가게가 있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햄버거 먹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햄버거의 위력을 보는 것 같다. '돈 사냥꾼' 워런 버핏도 "나는 6살 아이처럼 먹는다"고 고백했다. 콜라와 햄버거를 즐겨 먹고 후식으로 초콜릿이나 캔디를 먹을 때 행복하다고. 맛있고 좋은 음식의 명성은 요리의 질과 비례하진 않는다. 역시 초딩 입맛 트럼프는 일 년에 당근을 몇 개 먹을까? <지방부장>
우난순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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