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표가 말한 '질서 있는 대통령 조기 퇴진'의 실체는 모호하다. 국회 탄핵 소추안 가결과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과정 국가 혼란을 막는 대안으로 대통령 사퇴 시기 결정 등 정국 수습 방안이 후유증을 줄일 것이란 논리이지만 법적 근거가 없는 데다 야당 반대로 실현 가능성이 없다. 검찰이 윤 대통령을 내란 혐의 피의자로 입건하고, 여권의 내홍까지 겹친 상태에서 '대통령 조기 퇴진' 카드는 더한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지금 고민해야 할 것은 국가 혼란과 정치적 불확실성을 줄이는 일이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국민의힘이 대통령 탄핵 절차에 참여해 헌법재판소 판단을 구하는 일이다.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면 대통령 직무가 즉시 정지돼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으로 직무 수행이 가능하다. 2016년 12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5개월 만에 헌재의 파면 결정과 조기 대선으로 국가적 혼란을 수습한 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를 통한 헌재의 탄핵 심판 기간은 사회적 혼란을 진정시키는 시간이 될 수 있다. 현행 헌법상 대통령이 하야하거나 탄핵소추 되지 않은 상태에서 총리가 대통령 재가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법적 근거가 없고, 야권이 반대하는 '질서 있는 대통령 조기 퇴진'은 불가능하다. 국민의힘은 정치적 유불리를 따질 게 아니라 탄핵 절차에 참여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해법임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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