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천주교 첫 시국미사…"양심·용기·국민이 세상을 밝혀"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대전서 천주교 첫 시국미사…"양심·용기·국민이 세상을 밝혀"

사제 100여명과 신자와 시민 1천명 참여
목척교와 우리들공원까지 평화 대행진

  • 승인 2024-12-09 22:44
  • 수정 2024-12-09 22:54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IMG_1696
9일 천주교 대전교구 대흥동성당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를 규탄하고 탄핵을 촉구하는 시국미사가 열렸다.  (사진=임병안 기자)
천주교 대전교구가 9일 대흥동성당에서 시국미사를 열어 '12·3 비상계엄'을 국민을 향한 반란으로 규정하고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부패 검찰조직의 개혁을 촉구했다.

이날 성모마리아 대축일을 맞아 대전 중구 대흥동성당에 대전교구 사제 100여 명과 신자와 시민 1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용태 마태오 신부가 시국미사를 집전했다. 성당은 1층부터 2층까지 빈 자리가 없었으며, 간이의자를 꺼내었어도 일부는 선 채로 시국미사에 참여했다. 대흥동성당은 대통령직선제를 국민이 끌어 낸 1987년 6월 항쟁 때도 시국미사를 열고 집회 참가자들을 보호하는 보루였다.

IMG_1690_edited
김용태 신부가 시국미사 강론을 통해 신자와 시민들에게 말씀을 전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김용태 신부는 시국미사 강론에서 "온 국민이 황당함과 분노와 두려움과 수치심 속에서 잠 못 이루던 그 밤, 열 일 제치고 달려와 국회를 둘러싼 시민들의 용기와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들이대라는 패륜적 명령에 적극적일 수 없었던 계엄군의 양심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두 손 모아 기도했던 온 국민의 염원이 만나서 몇 시간 만에 끝이 났다"라며 "하지만 우리는 안심할 수가 없고 대통령이라는 권좌에 앉아있고 여당 의원들은 부끄러움도 모른 채 내란수괴의 공범을 자처하며 온 국민의 염원을 외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힘이 있고 가진 것이 많아도 죄를 지으면 마땅히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는 세상이라면, 힘이 없고 가진 것이 없어도 죄가 없으면 당당할 수 있는 세상이라면 사람들은 정직함과 성실함을 포기하지 않는다"라며 "강도처럼 한밤중에 국민의 주권을 강탈하려다 실패하고서는 한 줌도 안 되는 반민주 수구세력의 뒤에 숨어서 눈치나 보고 있는 윤석열 일당과 그 동조자들이 진정한 패배자"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끝으로 "계엄군의 총부리 너머에 있는 계엄군 병사의 양심을 우리는 보았고, 온 몸이 방패가 되어 계엄군을 막아섰던 시민들의 용기를 보았으며, 국회의 합법적 절차에 의한 탄핵을 염원하던 국민들의 애타는 눈망울을 보았다"라며 "이 빛들이 모여 세상을 밝힐 것이다"라고 강설을 마쳤다.



IMG_1774
천주교 대전교구가 9일 시국미사 후 사제가 앞장서고 신자와 시민들이 뒤를 따라 목척교까지 평화 대행진을 벌였다.(사진=임병안 기자)
시국미사를 마친 뒤 사제와 신자들은 성당 밖으로 나와 태극기를 흔들며 대흥동성당에서 중앙로네거리를 거쳐 목척교를 경유해 우리들공원까지 평화 대행진을 이어갔다. 대행진부터 우리공원에 집결할 때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국민의힘 해체'등의 구호를 외치고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동남서-압구정KM 성형외과, 마약범죄예방 나선다
  2. 한덕수 대행 “직면한 위기, 제가 해야하는 일 하고자”… 총리 사퇴
  3.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4. 보이스피싱 예방, 우리가 앞장선다
  5. [르포] "안전한 게 맞나요?"…관저다목적체육관 천장 낙하에 불안 고조
  1. 대전관광공사.과학산업진흥원 이달 원도심 행… 산하기관 이전 신호탄
  2. 대전시, 국토부 '수소교통 복합기지 구축'공모 최종 선정
  3. 도시재생 뉴딜사업 핵심 어울림그린센터 본격 착수
  4. 청주공항 활성화에 대전시 힘 보탠다
  5. [기고] 신뢰받는 선거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헤드라인 뉴스


최상목까지 사퇴, 이주호 사회부총리 대통령 대행… 사상 초유

최상목까지 사퇴, 이주호 사회부총리 대통령 대행… 사상 초유

한덕수 국무총리에 이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사표를 제출하면서 국무위원 서열 4위인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3 대선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그에 따른 대통령 파면 후 국정을 안정적으로 책임지겠다던 한 총리와 최 부총리가 모두 약속을 파기하면서 정치권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최 부총리는 1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 상정에 앞서 본회의장을 떠났고 오후 10시 30분 전후 사의를 표명했다. 한 대행은 정부서울청사로 돌아와 집무실에서 최 부총..

한덕수, 대선출마 선언…"임기단축 개헌후 대선·총선 동시실시"
한덕수, 대선출마 선언…"임기단축 개헌후 대선·총선 동시실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기 첫날 대통령 직속 개헌 지원기구를 만들어 개헌 성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3년 차에 새로운 헌법에 따라 총선과 대선을 실시한 뒤 곧바로 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 첫해에 개헌안을 마련하고, 2년 차에 개헌을 완료하겠다"며 "개헌의 구체적인 내용은 국회와 국민들이 치열하게 토론해 결정하시되, 저는 견제와 균형, 즉 분권이라는 핵심 방향만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나..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어린이날 특별한 추억 선사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어린이날 특별한 추억 선사

세종시 베어트리파크가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5월 5일 아기 반달곰의 백일잔치를 포함해 다양한 어린이날 행사를 진행한다. 국내 유일의 행사로,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베어트리파크는 5월 1일부터 6일까지 무료 체험과 나눔, 마술쇼, 버블쇼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5월 5일에는 아기 반달곰의 백일잔치가 열리며, 관람객들은 마술과 버블쇼를 즐기며 아기 반달곰의 새로운 이름을 짓고 축하 노래를 부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외에도 5월 1일과 6일에는 입장객에게 선착순으로 새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