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규모 커지는 민간투자사업 물가변동 위험성과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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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규모 커지는 민간투자사업 물가변동 위험성과 방향은?

30년 간 도로·철도 등 853개로 146조원 규모 달해
준공까지 166.3개월 장기간 사업에 물가변동 노출
정부 정책 발표에도, 적정성·실효성 등 필요 제기
"경상 가격 기준으로 전환 가능성 연구도 진행돼야"

  • 승인 2024-12-11 10:07
  • 신문게재 2024-12-12 10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민간투자사업 규모가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30년간 도로·철도·환경·교육 등 분야에서 추진된 민간투자사업은 853개로 모두 146조 원 규모에 달할 정도다. 민간투자사업은 민간사업자가 자기자본으로 건설한 시설물을 정부에 기부, 채납하는 대신 일정 기간 해당 시설을 직접 운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을 일컫는 용어다. 민간은 자신이 건설한 사회기반시설의 운영권을 일정 기간 갖고, 소유권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갖는 방식이다.

하지만, 사업 준비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한번 제안된 총사업비를 조정하기 어렵고, 소비자물가지수로 간접 보정되기 때문에 현저한 물가변동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정부가 2023년과 2024년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에 관련 규정을 신설했으나 규정 간 정합성, 명확성 부족 등 쟁점은 끊이질 않고 있다.

중도일보는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민간투자사업 물가 변동 위험성과 쟁점, 향후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물가지수 변동률 이동 평균
물가지수 변동률 이동 평균. 사진=국토연구원 제공.
▲민간투자사업 물가변동 위험성 커져= 2021~2023년 건설공사비지수 변동 추이를 보면,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변동률이 오랜 기간 지속했다. 건설투자 GDP 디플레이터는 2008년 금융위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수익형 민자 사업은 사용료에 소비자물가지수를 적용함에 따라 공사비도 소비자물가지수로 간접 보정 형태를 취하고 있어 다른 공사비 관련 물가지수가 차이가 클수록 사업자 물가변동 위험은 커진다. 2014년 이후 코로나19 이전까지 낮은 수준으로 물가가 유지됐기 때문에 최근 물가변동은 기준점 효과로 체감도가 이전보다 높고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무엇보다 물가변동을 고려하기 어려운 사업구조를 띄고 있다. 협약 체결 전 민간사업자가 제안서를 제출하는 불변가격 기준 총사업비는 최댓값으로 간주해 이후 현저한 물가변동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공고와 실시협약 체결까지 영향을 미친다. 협약 체결 후엔 협약 시 정해진 총사업비는 사전확정주의에 따라 이후 변경이 어렵고, 법령 변경, 공사비 등 현저한 변동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실시협약 변경을 거쳐 조정된다.

하지만 사업 추진은 장기간 소요된다. 민자 도로 11개 사업을 분석한 결과 최초 제안서 제출 이후 준공까지 평균 166.3개월, 최소 113.4개월, 최대 210.4개월이 걸려 물가변동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정부, 물가변동 관련 신설 규정 나서= 정부는 2023년 10월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 제10조의 2를 신설해 건설 기간 중 물가에 의한 '공사비 등 현저한 변동'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일시적으로 건설보조금을 증액해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급등한 공사비로 인해 공사가 유찰되고 협상이 지연되는 등 현저한 물가변동이 민자사업 추진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해서다.

준공 시점에 실시협약 체결 기준으로 건설투자 GDP 디플레이터를 적용한 공사비와 소비자물가지수를 적용한 공사비의 차이가 ±7% 이상일 때, 초과분의 50%를 총사업비 변경 사유로 인정하고, 건설 기간 분기별 소비자물가지수 변동률과 건설투자 GDP 디플레이터 변동률 차이가 3%포인트를 초과하는 분기가 있을 경우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할 수 있고 준공 시점에 정산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기간에 대한 규정도 내놨다. 2024년 10월 수익형 민자사업 건설비용 급등 관련 특례를 신설해 2021년 이전에 추진된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 고시일까지 실시협약을 체결하지 않은 사업에 한해 총사업비를 증액했다. 이는 2023년도 기본계획 신설 규정이 건설기간 중 물가변동만 고려하고 있어 실시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사업은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이를 위해 2021~2022년 건설투자 GDP 디플레이터 변동률과 소비자 물가지수 변동률의 차이의 50%인 4.4%를 최대로 해 시설사업 기본계획 고시, 제3자 제안공고 또는 실시협약 체결 시 1회에 한해 총사업비에 반영했다. 이는 특례이긴 하지만 2023년 10월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에 신설한 현저한 물가변동 반영 기준이 적용되기 어려운 사업의 추진을 위해 실시협약 체결 전 총사업비 증액에 대한 구체적인 적용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현저한 물가변동에 대한 판단 기준
현저한 물가변동에 대한 판단 기준. 사진=국토연구원 제공.
▲쟁점 등 과제는 여전= 정부 정책에도 현저한 물가변동 관련 신설 규정을 두고는 쟁점이 여전하다. 우선 '공사비 등 현저한 변동'을 판단하기 위해 실시협약 체결 이후 기간만 건설투자 GDP 디플레이터를 적용하는 것에 대한 적정성 여부다. 일반적으로 타당성 조사에서 공사비 물가 보정에 전 기간 건설투자 GDP 디플레이터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은 불변가격 기준 시점이 아닌 실시협약 체결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하는 규정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물가변동 판단 기준의 객관성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있다. 현저한 물가변동 판단 기준(±7%)과 보조금 증액 지급조건(분기별 변동률 차이 3%포인트 이상)은 일부 사례와 통계자료를 통해 설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산정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데다, 물가변동의 경우 준공 시점에 판단하고 정산하기 때문에 자금이 필요한 공사 기간 중에는 물가변동에 바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뿐 아니라 불변가격 기준 총사업비와 총사업비 사전확정주의 의미 약화, 관련 규정 명확화와 보조금 추가 지원은 충족했지만, 공사비 현저한 변동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의 처리 기준 부재 등도 쟁점 사항이다.

현저한 물가변동 판단 기준 모형 분석 결과
현저한 물가변동 판단 기준 모형 분석 결과. 사진=국토연구원 제공.
▲현저한 물가변동 판단 기준 모형 분석 결과= 국토연구원은 도로사업을 기준으로 최소 기간 접근해 불변가격 시점을 사업 기간으로 두고 실시협약 체결 4년, 그 이후 착공은 1년, 공사 기간 5년 등 총 10년으로 모형을 가정해 분석했다. 공사비는 예비타당성 조사 지침에 따라 5년 간 5%, 15%, 25%, 35%, 20% 순으로 공사기간에 투입했고, 해당연도 안에선 매 분기 동일하게 배분되는 것으로 가정했다. 분석 자료는 최대 가용자료 범위인 2000년 1분기까지 소비자 물가지수, 건설투자 GDP 디플레이터 자료를 활용했다.

그 결과 실시협약 체결 시점을 기준으로 볼 때 임계치인 7%를 넘는 경우가 다수 발생했다. 공사비 등의 물가변동은 분석기간 동안 73개 표본에 대해 평균 5.5%, 중위값 7.3%, 표준편자 4.13으로 나타났다. 2007년 3분기까지는 공사비 변동비율이 7% 이상으로 높게 나타나다가 그 이후 감소해 2011년 4분기에 -3.93%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현재 시점에 가용할 수 있는 자료로 분석했으나 자료 범위와 사업 기간 등 분석 가정에 따라 분석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국토연구원은 설명했다.

게티이미지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실화, 내실화, 명확화 등 필요 제기= 우선 GDP 디플레이터 적용 기간을 불변가격 시점으로 앞당겨 적용하는 방안이나, 불변가격 시점부터 실시협약 체결 시점까지 모두 건설투자 GDP 디플레이터를 적용하는 등의 방안을 통해 공사비 물가변동 반영을 현실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뿐 아니라 물가지수 자료를 활용하거나 민간사업 추진 사례를 데이터베이스화해 분석하는 등 객관적인 자료와 방법에 기반해 물가변동 수준을 결정하는 등 내실화도 다져야 한다.

현재 관련 규정에 대해서도 물가 변동에 대한 판단을 할 때 전체 공사비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 공사비 투입 스케줄을 감안해 지수로 조정할 것인지 등을 명확히 제시할 필요성도 나온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불변가격 총사업비 기준과 물가변동분 인정 간 모순 발생하고 있는데, 경제성장 안정기에 접어든 우리나라 여건변화 등은 해외와 같이 경상 가격 기준으로 전환할 시기가 됐음을 보여준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전환 필요성과 적용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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