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경남 개발 외면한 경남개발공사

  • 전국
  • 부산/영남

서부경남 개발 외면한 경남개발공사

함양 교산지구 사업 포기로 주민 상실감 고조, "1년 농지해제 노력 물거품"

  • 승인 2025-03-18 18:19
  • 김정식 기자김정식 기자
경남도청 전경
경남도청 전경<제공=경남도>
[경남도 행감 톺아보기]경남개발공사가 추진하던 함양 교산지구 도시개발사업을 갑자기 포기해 지역 주민들이 큰 상실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사업 포기는 서부경남 지역이 개발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비판을 더욱 강화했다.



지난해 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춘덕 위원은 함양 교산지구 도시개발사업 포기 경위에 대해 강하게 따졌다.

"함양군과 경상남도가 1년 이상 농림부와 협의를 해서 농업진흥구역 해제도 하고 이 사업에 많은 행정력을 투자했는데, 함양 교산지구 도시개발사업이 2024년 8월 11일 사업 포기 의사를 표명했다.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경남개발공사 미래사업부장은 "당초 사업계획과 달리 문화재급 산성들이 있어 많은 부분이 제척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사업 구역이 줄어들고 원가가 많이 들면서 당초 목적대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500억 원 미만으로 시작된 사업이 여러 문제로 500억 원 이상으로 증가하자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포기한 것.

500억 원 이상 사업은 전문기관 타당성 검토를 다시 거쳐야 하는데 이 절차에만 1~2년이 소요된다는 점도 포기 이유로 제시됐다.

이에 이춘덕 위원은 "애시당초 협약을 할 때 그런 걸 선제적으로 검토해야 하지, 협약만 하고 희망 고문만 주고 나중에 이렇게 쉽게 또 포기하고, 그러면 되겠느냐"며 "시작할 때는 사전적 검토가 없었느냐"고 따져 물었다.

미래사업부장은 "지방공기업법에 500억 원 미만 사업은 자체 기술 타당성 용역을 해서 사업 시행을 했다"며 "문화재 쪽 부분을 빼고 실제 감정이나 가감정을 해보니 그 면적이 줄어드는데도 500억 원 이상이 넘어가 버렸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경남개발공사가 이런 식으로 사업을 포기한 것이 서부경남 개발 소외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춘덕 위원은 "함양이나 서부경남 쪽에는 경남개발공사에서 한 개발사업이 딱히 자랑할 만한 게 없다. 너무나 균형 발전 차원에서 소외되고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경남개발공사 사업을 살펴보면 대부분 수요가 창출되고 있는 동부권이나 창원권, 대도시권에 집중돼 있다.

서부경남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음에도 개발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김권수 경남개발공사 사장은 "민선 8기는 관광을 활성화시키는 방편으로 여러 가지 사업을 나름대로 준비하고 계획하고 있다"며 "국제적인 관광단지를 경남에 꼭 만들어야 되겠다는 지사의 의지가 있어 관광국을 만들었고, 통영이나 남해, 진주, 산청의 케이블카 등을 관광단지화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실제로 진행 중인 관광사업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태규 위원이 지적한 바에 따르면, 경남개발공사의 관광사업부 용역사업들이 대부분 일시 중지 상태에 있다.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 거제 장목단지 등 여러 용역이 중단된 상황이다.

이춘덕 위원은 "바다로 가는 남해안권 개발과 서북부 지리산권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힐링 관광 두 트랙으로 좋은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특히 소외된 서부경남에 개발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서부경남 지역은 이미 인구 감소와 도시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경남개발공사가 사업성만 따지며 지역 불균형 개발을 고착화한다면 지역 간 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

서부경남 특성에 맞는 관광개발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공기업 본연의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남=김정식 기자 hanul3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베일 벗은 대전역세권 개발계획…내년 2월 첫삽 확정
  2. 대학 경쟁시킨 뒤 차등 지원?…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 놓고 '설왕설래'
  3. 전국 학교 릴레이 파업… 20일 세종·충북, 12월 4일 대전·충남
  4. [기고] 디지털포용법과 사회통합
  5. 어기구 의원, ‘K-스틸법’ 후속 국가재정법 개정안 대표 발의
  1. 양상추 가격 급등 현상에 대전 소상공인도 직격탄... 높아진 가격에 한숨만
  2.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3. '사건 25%↑' 대전경찰, 우수부서 찾아 시상…서부署·중부署 등
  4. 대전상의-국정원 '기업 기술유출 예방 설명회' 개최
  5. 설동호 교육감 시정연설 "모두 균등한 기회 누리는 든든한 대전교육 만들 것"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집값 `온도차`… 대전·충남은 감소, 세종·충북은 상승

충청권 집값 '온도차'… 대전·충남은 감소, 세종·충북은 상승

충청권 부동산 가격이 지역별로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대전과 충남 집값은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간 반면, 세종은 오름폭을 키우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충북은 보합에서 상승으로 전환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셋째 주(1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매매가격은 0.07% 올랐다. 전주(0.06%)보다 0.01%포인트 오른 수치인데, 서울과 수도권, 지방 모두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충청권에선 대전의 집값은 0.02% 내렸다. 올해 들어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며 누적 하락률이 2.11%를 기록했..

특수공집방·국회법 위반 이장우 대전시장·김태흠 충남지사 유죄
특수공집방·국회법 위반 이장우 대전시장·김태흠 충남지사 유죄

국회 패스트트랙(Fast Track: 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으로 기소된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당시 대표였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1부(장찬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2시 특수공무집행방해와 국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황교안 전 총리와 나경원 의원, 이장우 시장과 김태흠 지사 등 26명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나 의원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벌금 2000만원,..

[단독] 대전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불법 선거 논란
[단독] 대전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불법 선거 논란

사상 첫 직선제로 이사장을 선출한 대전 대덕구 법동 으뜸새마을금고가 불법 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수사를 벌인 경찰은 최근 사전 선거 운동 혐의 등으로 올해 7월 당선된 이사장 A씨를 검찰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올해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이사장에 선출된 A씨는 공식 선거 운동 예정일 전부터 실질적인 선거유세를 펼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는 2021년 제6대 선거까지 간선제로 진행됐지만, 올해 치러진 제7대 선거는 금고 설립 이후 처음으로 전체 회원이 투표에 참여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