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검찰 불기소 사건 수사기록 정보공개 범위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검찰 불기소 사건 수사기록 정보공개 범위

송은석 변호사

  • 승인 2025-04-10 15:05
  • 신문게재 2025-04-11 1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송은석 변호사
송은석 변호사
고소인이 수사기관에 고소를 하는 경우 경찰에서는 수사를 통해 피고소인에게 혐의가 인정되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하고,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면 불송치 결정 후 검사에게 사건 기록을 송부하게 된다. 검찰은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서 추가 조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경찰에 재수사요청을 하거나 직접 수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직접 수사를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보완 수사가 이루어진 경우에 동일하게 혐의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검찰에서는 혐의없음 처분을 하게 된다.

이렇게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하게 되는 경우에 고소인은 혐의없음 처분에 불복해서 항고를 할 수 있는데, 고소인 입장에서는 수사기관이 왜 자신의 고소 내용에 대해서 혐의가 없다고 하는지 알아야 항고 절차에서 추가적인 반박이나 주장을 제대로 할 수 있다. 고소인 입장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한 이유는 불기소이유서를 통해서 알 수 있는데, 불기소이유서는 수사기관이 왜 불기소를 하였는지에 대한 판단이 주로 기재되어 있고, 어떤 증거들이 있고, 피고소인이 어떻게 진술하였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이럴 때 고소인이 구체적인 수사 내용을 알기 위해서 수사기록에 대해 정보공개신청을 할 수가 있다. 하지만 검찰은 그동안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2조를 근거로 해서 고소인이 요구하는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에서 나온 판결이 있어 예로 들어보면, A씨는 B씨를 특수폭행 혐의로 고소를 하였는데 경찰에서 불송치 결정을 했고, 해당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었지만 검찰에서도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이에 A씨는 서울중앙지검에 형사사건 수사기록 중 고소장, 고소인 진술조서, 참고인 진술조서, 피의자신문조서, 불송치결정서 등에 대해서 정보공개를 청구하였다. 그런데 서울중앙지검은 고소장과 고소인 진술조서 이외에 나머지 서류들에 대해서 정보공개를 거부하였다.

고소인 입장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알아야 할 부분은 참고인 진술조서와 피의자신문조서인데, 이 부분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이 사건에서 서울중앙지법은 '관련 형사사건에서 이미 불기소 결정이 있었으므로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이 공개된다고 하여 범죄 수사 등 직무의 공정하고 효율적인 수행에 지장이 초래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라고 하면서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해서도 정보공개를 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검찰이 수사자료 중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대해서 비공개를 하는 근거는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2조인데, 이 규칙은 기록 공개로 인하여 사건관계인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 수사방법상의 기밀이 누설될 수 있는 경우, 기록공개로 개인의 사생활, 영업비밀이 침해될 수 있는 경우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칙에 대해서 법원은 행정규칙에 불과하여 정보공개를 거부하는 근거 법령이 될 수 없다고 판시하기도 하였다. 즉 검찰보존사무규칙은 검찰의 내부 규정이기 때문에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에서 정한 비공개 법률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검찰은 내부 규정을 근거로 하여 수사기록 중 상당 부분을 비공개 대상으로 하여 왔지만 최근 법원의 판결 동향을 보면 상당 부분의 기록에 대해서 공개 대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법원은 불기소결정서에 대해서는 오래전 판결에서부터 공개 대상으로 판단하였고, 고소 사건에서 피의자신문조서는 검찰에서 지금까지 비공개 대상으로 하여 왔는데 앞서 기술한 서울행정법원에서 공개대상으로 판단하였으며, 수사기록 목록도 법원은 단순히 수사 자료의 제목을 시간 순으로 기록한 것에 불과해서 공개 대상으로 판단하였고, 참고인 진술조서도 개인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도 공개 대상으로 판단하였다.

위와 같이 최근 불기소 사건의 수사기록에 있어서 법원은 적극적으로 정보공개의 범위를 넓게 보고 있는데, 이는 수사가 종결된 불기소 사건이기 때문에 고소인의 권리구제 필요성을 폭넓게 인정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 대통령·경제단체장·재벌총수들, 경제 위기 극복 ‘한목소리’
  2. 연수입 76억 원, 알짜 '대전시 B1버스'...세종시민 불편 외면
  3. 소진공, 국민 혁신아이디어 공모전서 5건 최종 선정
  4. ‘내 한 수를 받아라’…노인 바둑·장기대회
  5. 대전 대덕구 '선비1단지(아)경로당', 전국 모범경로당 선정
  1. 이효성 "장애인 복지정책 지속적으로 강화"…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 현장방문
  2. 여미전 세종시의원, 2025 행감서 3대 현안 지적
  3.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김병기 의원·문진석 의원은 원내운영수석
  4. [한국갤럽] 대전·세종·충청 "李 대통령 5년간 직무수행 잘할 것 74%"
  5. AI 시대, 컨택센터 미래전략은 '경험 중심 플랫폼'으로의 진화

헤드라인 뉴스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김병기 의원·문진석 의원은 원내운영수석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김병기 의원·문진석 의원은 원내운영수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3선인 김병기(61년생) 의원(서울 동작구갑)이 선출됐다. 한정애 당 선거관리위원장은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병기 의원이 과반수를 득표해 22대 국회 2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당선됐음을 선포한다"고 발표했다. 경쟁자인 서영교 의원을 꺾고 당선된 김 신임 원내대표는 수락 연설을 통해 "500만 당원과 선배 동료 의원들과 함께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고 대한민국 재건에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란 종식·헌정질서 회복·권력기관 개혁을 하나의 트랙으로, 민생 회..

내란특검 조은석·김건희특검 민중기·채상병특검 이명현 지명
내란특검 조은석·김건희특검 민중기·채상병특검 이명현 지명

이재명 대통령이 내란 특별검사로 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을, 김건희 특검은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상병 특검은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지명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특검을 추천한 지 8시간이 안 된 12일 오후 11시 9분 전후에 지명을 완료하면서 3대 특검팀 출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조은석 특검과 민중기 특검은 민주당이, 이명현 특검은 혁신당이 추천했다. 전남 장성 출생으로 광덕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조은석(65년생·사법연수원 19기) 특검은 박근혜 정부에서 대검찰청 형사부장과 청주지검장, 문..

코스닥 상승 견인하는 대전 상장기업…시총 63조 원 돌파
코스닥 상승 견인하는 대전 상장기업…시총 63조 원 돌파

국내 주식시장이 최근 상승세를 타면서 대전의 상장기업 시가총액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3년간 지역의 상장기업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시총 규모도 63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충청권 상장기업 전체 시총의 절반에 육박한다. 대전에 본사를 둔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신약개발 기업 인투셀이 지난달 2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지역 상장기업 수는 66개로 늘었다. 2015년 설립한 인투셀은 리가켐바이오 공동 창업자 박태교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창업 10년 만에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인투셀은 상장 첫날 공모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내 한 수를 받아라’…노인 바둑·장기대회 ‘내 한 수를 받아라’…노인 바둑·장기대회

  • ‘선생님 저 충치 없죠?’ ‘선생님 저 충치 없죠?’

  • ‘고향에 선물 보내요’ ‘고향에 선물 보내요’

  • 대전에서 잡(JOB)는 내일 대전에서 잡(JOB)는 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