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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와룡문화제<제공=사천시> |
올해 축제는 사천시 통합 30주년과 '사천 방문의 해'를 기념해 더욱 확장된 콘텐츠로 구성된다.
'와룡! 우주에서 미래를 만나다'를 주제로, 전통과 미래의 융합을 표방한 이번 문화제는 유튜버 창현의 거리 노래방, 마리오네트 퍼포먼스, K팝 전야제 공연 등으로 문을 연다.
2일 개막식에는 백지영, 홍진영, 노라조 등 대중 가수의 무대와 함께 VR드로잉, 가산오광대, 시민 참여형 게임도 준비됐다.
특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의 최종 우승자에겐 50만 원 상당의 경품이 주어지는 등 오락성과 흥미 중심의 기획이 전면에 배치됐다.
3일에는 사천 역사극 '와룡! 고려를 깨우다', 읍면동 장기자랑, 전국 경연대회가 이어지며, 4일 폐막은 사천 출신 가수 박서진과 팝페라·전통 공연이 장식한다.
축제장 곳곳에는 삼천포와 사천의 과거를 체험하는 '시간여행존',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우주존', 푸드트럭과 지역 특산물 판매 공간 등이 마련된다.
학생 백일장, 미술실기대회, 시조 경창대회 등 가족 참여형 콘텐츠도 포함됐다.
그러나 전통문화 계승을 내세운 행사에서 대중가수와 체험형 콘텐츠가 축제 중심을 차지하면서, 정작 지역 고유의 문화자산이 배경으로 밀리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사천 고유의 역사나 민속이 주체가 아닌 장식 요소로 활용되는 구조는 해마다 반복돼왔다.
또한 시민참여형 프로그램 상당수가 단기 흥미 유발에 집중돼, 축제 종료 후에도 남는 문화적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회의도 따른다.
'통합 30주년'이라는 의미에 비해 지역 정체성을 드러내는 내러티브 설계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김병태 사천문화재단 대표는 "지역의 역사와 미래 가능성을 함께 나누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눔은 무대 위에 서는 것보다, 무대 밖에서 무엇을 기억하게 할지에 달려 있다.
축제는 소비보다 기억이어야 하며, 미래는 전통 위에 세워질 때 비로소 설득력을 가진다.
사천=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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