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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군 4-26 추모공원 준공<제공=의령군> |
사건 발생 42년 만에, 군이 주관하는 두 번째 공식 위령제이자 추모공원의 완공이란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궁류 총기 사건은 경찰관이던 우범곤 순경이 주민 56명을 살해한 국내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다.
이 참극은 경찰 내부의 인사·심리 관리 실패와 총기 관리 부실을 드러낸 대표적 사례로 남아 있다.
군은 2022년부터 총사업비 30여억 원을 투입해 궁류면 평촌리 일대 8891㎡ 부지에 추모 공간, 쉼터, 놀이·녹지 공간 등 복합문화역사공원으로 추모공원을 조성했다.
위령탑 외에도 사무실, 주차장,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춰 유족과 군민 모두가 일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공공기억의 공간'으로 기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 추모공원이 이제야 완공됐다는 사실은 공공기억 형성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었는가를 되묻는다.
위령탑 하나 세우는 데 42년이 걸린 것은 국가와 지방정부 모두가 이 비극을 얼마나 오랫동안 외면해왔는지를 반증한다.
지난해 첫 위령제를 시작으로 이제야 공적 추모가 이뤄지고 있으나, 국가폭력의 구조적 책임, 제도적 대응 미비 등에 대한 진상 규명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준공식에서는 경남경찰청장이 참석해 유족들에게 사과를 전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식 사과가 진정성 있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과거사 정리와 제도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태완 군수는 "추모공원이 단지 과거를 회상하는 '흑백사진'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시민의 공간,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족회는 "멋지게 조성된 공간에 감사한다"면서도 "더 많은 이들이 찾고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추모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한 사람의 일탈이 아닌, 제도와 구조의 부재가 만든 비극이었기에 더더욱, 이 공간은 '기억을 되묻는 장소'가 돼야 한다.
기념물은 세울 수 있다.
그러나 기억은, 세우는 것이 아니라 계속 '돌아봐야 하는 것'이다.
의령=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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