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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까치내유원지 인근. 하천이 거의 흐르지 않고 있어 물 속은 뿌옇게 변해있고, 수면 위엔 거품이 떠다니는 모습. /사진=오현민 기자 |
지천댐 건설을 놓고 지천댐반대대책위가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수몰예정주민들은 해당 사업이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이같이 말했다.
삶터를 내줘야 하는 이들 사이에선 "'미호종개' 등 천연기념물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먼저 살아야 하지 않겠냐"며 반대대책위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14일 오전 방문한 청양군 지천 주변은 주민들의 정화 활동으로 쓰레기는 없었지만, 한눈에 봐도 탁한 물 속엔 이물질, 비점오염원 등이 떠다니면서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오염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날 만난 지역 주민들은 과거를 회상하며 더 이상 지천을 방치하면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수몰대상지역 주민인 민경찬(70)씨는 "10년 전엔 지천의 물이 맑아 충남 물놀이 명소 5대 하천으로 선정됐는데 여러 이유로 물이 오염되면서 이젠 사람들이 찾아오지도 않는다"며 "사람들이 물가에 들어가 다슬기나 물고기를 잡곤 했었는데, 현재 수질 상태를 보면 들어가기도 싫겠지만 만약 들어가서 잡았다 하더라도 먹을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물이 잘 흐르지 않아 오염이 심하지만, 댐을 막으면 상류지역부터 정화조로 오염물질을 걸러준다고 하니 다시 청양이 청정지역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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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청양 지천 중상류부근. 농가, 축사 등으로부터 유입된 비점오염원이 수면 위에 떠 있다. /사진=오현민 기자 |
이날 지천 인근서 가족들과 캠핑에 나선 장갑순(68)씨는 지천을 20여 년 동안 찾고 있지만 수질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부분에 안타까워했다.
장 씨는 "타지역에 살고 있지만 오래 전부터 방문하던 곳이라 종종 찾아온다. 점점 물이 더러워지는 것이 보여 들어가진 못한다"며 "과거엔 물놀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물이 깨끗했지만 물이 오염되면서 지금은 방문객이 많이 준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반면 충남연구원이 제공한 수질측정망 운영자료에 따르면 지천 하류 부근 수질 등급은 1등급이다. 이는 하천의 물이 흐르면서 자정작용을 통해 희석되는 영향이 크고, 다른 계곡에서 흘러들어온 물이 합류하기 때문에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됐다.
수질 전문가들은 중상류는 농지나 산업, 축사가 밀집해 있고 오·폐수가 유입되면서 악취가 발생하거나, 오염정도가 심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남연구원 관계자는 "지천댐이 최상류에 짓는 것도 아니고 중하류 쪽에서 건설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천 전체의 오염 위험성에 대해 섣불리 단정 지을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천댐 건설 때 수몰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고령화와 지역소멸이 심각하다며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수몰예정지역 주민 이모(60)씨는 "이곳에 사는 분들 대다수가 80대 독거노인인데 90% 이상이 댐 건설에 찬성한다"며 "과거와 달리 현재는 유동인구가 없어 상업적으로도 도움이 안되고 있고, 이 기회에 청양을 살리는 기회로 작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반대대책위 측은 오히려 댐 건설로 인구감소, 지역소멸을 부추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역주민 역시 김태흠 지사가 약속한 지원이 지켜지지 않으면 큰 반발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감도 내비쳤다.
내포=오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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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지천댐 건설 예정지 인근 도로가에 찬성과 반대를 주장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오현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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