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건설로 수몰돼도 좋다"… 청양주민, 지천댐으로 지역발전 기대

  • 정치/행정
  • 충남/내포

"댐 건설로 수몰돼도 좋다"… 청양주민, 지천댐으로 지역발전 기대

과거에 맑았던 지천… 악취 심각 "정화 위해 댐 필요"
지천댐 반대대책위 반발 속, 실거주민들은 찬성 의견
"천연기념물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먼저 살아야 한다"

  • 승인 2025-05-19 08:48
  • 신문게재 2025-05-19 1면
  • 오현민 기자오현민 기자
지천댐 1
14일 오전 까치내유원지 인근. 하천이 거의 흐르지 않고 있어 물 속은 뿌옇게 변해있고, 수면 위엔 거품이 떠다니는 모습. /사진=오현민 기자
"10년 전만 해도 지천은 물이 맑기고 유명했는데, 이젠 악취가 날 정도라 더는 못 살겠어요." "이젠 사람들이 찾아오지도 않는 청양의 미래를 위한다면 내 터전이 수몰되더라도 지천댐 건설은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지천댐 건설을 놓고 지천댐반대대책위가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수몰예정주민들은 해당 사업이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이같이 말했다.

삶터를 내줘야 하는 이들 사이에선 "'미호종개' 등 천연기념물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먼저 살아야 하지 않겠냐"며 반대대책위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14일 오전 방문한 청양군 지천 주변은 주민들의 정화 활동으로 쓰레기는 없었지만, 한눈에 봐도 탁한 물 속엔 이물질, 비점오염원 등이 떠다니면서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오염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날 만난 지역 주민들은 과거를 회상하며 더 이상 지천을 방치하면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수몰대상지역 주민인 민경찬(70)씨는 "10년 전엔 지천의 물이 맑아 충남 물놀이 명소 5대 하천으로 선정됐는데 여러 이유로 물이 오염되면서 이젠 사람들이 찾아오지도 않는다"며 "사람들이 물가에 들어가 다슬기나 물고기를 잡곤 했었는데, 현재 수질 상태를 보면 들어가기도 싫겠지만 만약 들어가서 잡았다 하더라도 먹을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물이 잘 흐르지 않아 오염이 심하지만, 댐을 막으면 상류지역부터 정화조로 오염물질을 걸러준다고 하니 다시 청양이 청정지역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지천댐2
14일 오전 청양 지천 중상류부근. 농가, 축사 등으로부터 유입된 비점오염원이 수면 위에 떠 있다. /사진=오현민 기자
실제로 본 지천의 모습은 물이 고여있어 수면 위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거품과 함께 농지, 축사 등에서 유입된 비점오염원이 곳곳에 포착됐다.

이날 지천 인근서 가족들과 캠핑에 나선 장갑순(68)씨는 지천을 20여 년 동안 찾고 있지만 수질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부분에 안타까워했다.

장 씨는 "타지역에 살고 있지만 오래 전부터 방문하던 곳이라 종종 찾아온다. 점점 물이 더러워지는 것이 보여 들어가진 못한다"며 "과거엔 물놀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물이 깨끗했지만 물이 오염되면서 지금은 방문객이 많이 준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반면 충남연구원이 제공한 수질측정망 운영자료에 따르면 지천 하류 부근 수질 등급은 1등급이다. 이는 하천의 물이 흐르면서 자정작용을 통해 희석되는 영향이 크고, 다른 계곡에서 흘러들어온 물이 합류하기 때문에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됐다.

수질 전문가들은 중상류는 농지나 산업, 축사가 밀집해 있고 오·폐수가 유입되면서 악취가 발생하거나, 오염정도가 심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남연구원 관계자는 "지천댐이 최상류에 짓는 것도 아니고 중하류 쪽에서 건설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천 전체의 오염 위험성에 대해 섣불리 단정 지을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천댐 건설 때 수몰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고령화와 지역소멸이 심각하다며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수몰예정지역 주민 이모(60)씨는 "이곳에 사는 분들 대다수가 80대 독거노인인데 90% 이상이 댐 건설에 찬성한다"며 "과거와 달리 현재는 유동인구가 없어 상업적으로도 도움이 안되고 있고, 이 기회에 청양을 살리는 기회로 작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반대대책위 측은 오히려 댐 건설로 인구감소, 지역소멸을 부추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역주민 역시 김태흠 지사가 약속한 지원이 지켜지지 않으면 큰 반발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감도 내비쳤다.
내포=오현민 기자

지천댐3
14일 오전. 지천댐 건설 예정지 인근 도로가에 찬성과 반대를 주장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오현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으로 힐링 가을여행 오세요"
  2. 대전 유성 노인회서 견학갔다가 80대 실종 9일째…인력 600여명 투입 '희망을'
  3. 대전A고 학교운영위원장 교권침해? 24일 '교보위' 촉각
  4. [S석 한컷]서포터석에서 탐탐이 치는 K-리그 기자! 음치-박치-엇박자 서포터 현장팀 체험
  5. 대전경찰청,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1. 프로야구 티켓 매크로 대량구입 암표되팔이 20대 '체포'
  2. [사설] CTX 개통 앞당길 방안 찾아야 한다
  3. 기계 정식용 양파 모종, 노지서도 안전하게 키운다
  4. [사설] 세종경찰 '빈약한 여건' 개선해야
  5. 대전가톨릭가정.성폭력통합상담소 젠더기반폭력 근절 캠페인

헤드라인 뉴스


24일 대전시 국정감사에 쏠린 눈… `창 대 창` 대결 승자는?

24일 대전시 국정감사에 쏠린 눈… '창 대 창' 대결 승자는?

24일 진행되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전시 국정감사에 정치권 시선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인 박정현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감사위원들과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감장에서 벌어지는 전초전에서 누가 기선을 잡을지 주목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4일 대전시청을 찾아 대전시를 상대로 국감을 진행한다. 이날 대전시 국감은 지방 1반이 담당한다. 신정훈 행안위원장이 감사반장을 맡고, 감사위원으론 민주당 6명, 국민의힘 3명, 조국혁신당 1명의 의원이 참여한다. 지..

"우주항공산업진흥원, 대전에 설립돼야"
"우주항공산업진흥원, 대전에 설립돼야"

국가 우주항공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전담기관인 우주항공산업진흥원이 설립 예정인 가운데 대전시가 우주항공청을 방문해 유치전에 나섰다. 최성아 대전시 정무경제과학부시장은 22일 경남 사천 우주항공청을 방문해 노경원 차장을 만나 우주항공산업진흥원 대전 설립과 우주기술혁신 인재양성센터 인력양성사업 국비 지원 등을 건의했다. 우주항공산업진흥원은 정책개발, 기술이전 및 사업화, 창업 및 해외 진출 지원 등 국가 우주항공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전담기관으로, 우주항공청이 9월 공청회를 통해 설립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다. 우주항공산업진흥원 설..

유류세 인하 올 연말까지 연장… 인하 폭은 휘발유 3%, 경유·LPG 5% 축소
유류세 인하 올 연말까지 연장… 인하 폭은 휘발유 3%, 경유·LPG 5% 축소

정부의 한시적 유류세 인하 조치가 오는 연말까지 두 달 더 연장된다. 다만 인하 폭이 축소되면서 다음 달부터 휘발유는 25원, 경유는 29원가량 오를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22일 이 같은 내용의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과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1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10월 31일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는 12월 31일까지 연장된다. 기재부는 "유가 및 물가 동향, 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국민의 유류비 부담이 급격히 늘지 않..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

  • 한화이글스 우승 기원 이벤트 한화이글스 우승 기원 이벤트

  • ‘최고의 와인을 찾아라’ ‘최고의 와인을 찾아라’

  •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