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무형유산 최윤희의 입춤을 관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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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톡] 무형유산 최윤희의 입춤을 관람하고

김용복/평론가

  • 승인 2025-05-18 11:12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5월 17일(토) 오후 1시 40분, 대전무형유산전수교육관(대덕구 송촌동 동춘당 근린공원 내) 에서 '2025 대전무형유산 예능보유자 공개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대전이 자랑하는 무형유산 예능 종목과 보유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민들에게 전통예술의 진수를 선보이는 뜻깊은 자리였다.

행사 진행은 KBS 박주아 아나운서의 사회로 시작되었는데, 이진형 이사장의 인사말에 이어 최충규 대덕구청장과, 김제선 중구청장, 송활섭 대전시의원의 축사가 이어졌다.



이진형 대전무형유산연합회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대전은 예로부터 풍류를 사랑한 고장이라며, "이번 공개행사는 대전 무형유산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시민 여러분과 함께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이번 공개행사는 대전의 전통예술을 대표하는 무형유산 예능 종목과 보유자들을 직접 만나고, 그 진수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오늘 공연에 관심을 끌었던 무용가 최윤희는 '무형유산 21호 입춤[立舞] 보유자'다.

2012년 무형유산 제21호로 지정된 예능보유자 최윤희는 도살풀이의 명인 고(故) 김숙자 선생의 제자로 현재 입춤(입무·立舞)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오늘 선보인 최윤희의 입춤은 교방춤 계열 중 기본춤에 해당되는데 틀이 정해져 있지 않은 즉흥무이며, 굿거리 가락에 추면 굿거리춤으로, 수건을 들고 추면 수건춤으로 불렸다 한다.

조선 후기에 교방 기녀들이 추었으며, 근대 이후로는 권번 기녀들에 의해 전승되다가, 20세기까지는 별로 주목되지 않았으나, 21세기에는 입춤에 포함된 요소들이 독자적인 춤으로 변화 발전되어 화사하고 맵시 있으며 활기찬 미감을 보여주어 과연 '무형유산 21호 답구나'하는 감탄을 쏟아내게 해주었다.

그러나 최윤희는 '도살풀이 춤의 예능보유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했다.

'도살풀이 춤'은 거리에서, 도살풀이장단에 맞추어 무녀가 소리를 하며 부채와 방울 등 무구(巫具)를 들고 어정거리며 춤을 추는 춤사위인데, 특히 경기도도당굿 12거리의 마지막 의식에서 춘 춤을 도살풀이춤이라 부른다.

최윤희의 도살풀이 춤의 반주 음악은 무(巫)의식에서 사용하는 시나위선율에 매 박마다 징을 울리는 4분의 6박자의 도살풀이장단을 결합하여 사용하고 있다. 옷은 흰 치마 흰 저고리를 입고 흰 끈으로 허리를 질끈 묶어 입고 춤을 춘다.

오늘 선보인 입춤은 선천의 기녀들이 추었다 해서 맵시 있고 아름답다고 표현들 했는데, 20세기 들어 전통춤들이 극장 무대에 오르기 시작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한다.

최윤희의 손에 들려진 수건이 그리는 선의 유동에서도 다른 춤과는 다른 공간감을 갖는데, 확장된 공간의 수직면에 그려진 심원은 천지를 소통하는 무속적 염원이 담겨 있었다. 최윤희는 단련된 몸매로, 고도의 정신적 집중과 능동적인 몰입을 통해 3m 수건을 휘저으며 자신과 타인의 경계를 넘어 신명체험을 통해 느끼게 되는 해방감, 혹은 자유의지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해주었던 것이다.

가수가 노래 한 곡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는 같은 노래를 보통 몇백, 몇천 번을 부르듯이 최윤희 무용수도 입춤의 예능 보유자가 되기 위해서는 수백, 수천 번을 반복하며 연습했을 것이다. 이렇게 몰입하다 보면, 동화현상이 생기면서 그의 춤사위도 남을 위한 춤사위가 되어 오늘에 이르렀을 것이다.

가수들이 감정을 있는 대로 넣어 부른 노래들은 자기 자신이 그 노래의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고, 감정을 제대로 넣어 부른 노래가 히트치는 것은 당연하며, 이렇게 히트한 노래를 수백, 수천 번을 부르면서, 그 잠재의식은 나중에 현실의 세계에 다 투영 되며, 자신도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최윤희도 남을 위해, 혼신의 힘을 들여 연습하여 예능 보유자가 됐으니 그의 장래가 기대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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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희의 입춤 모습
최윤희는 1978년에는 제4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스승 김숙자의 도살풀이춤을 선보여 차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차상에 그친 것에 크게 낙담하고 그해 스승의 품을 떠나 어머니와 함께 전남 광산군 송정읍으로 내려가 광산고전무용학원을 차렸고, 그동안 충실히 쌓아온 솜씨를 가다듬어 1979년 제5회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에 다시 출전하여 마침내 장원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했다.

최윤희는 그후 전라도 지역에서 쉼 없이 자신의 춤 실력을 갈고 닦아 1985년 진주 개천예술제에서 도살풀이춤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이듬해인 1986년부터 1990년까지는 전남도립국악단에서 상임안무자에 올라 맡은 바 소임을 마친 후 대전으로 자신의 춤 무대를 옮겨 스승이셨던 고 김숙자 선생 입춤의 명맥을 대전에서 이어가고 있다.

최윤희의 기억에 남는 공연도 살펴보자.

2001년 9월 1일, 911테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초청공연이 있었는데, 미 정부와 해병대의 주최 아래 개최 된 공연에서 최윤희 명무는 영혼을 위로하는 도살풀이춤을 췄다. 스님과 제자들과 함께 공연을 했다는 점과 억울하게 희생된 영혼들을 위로 할 수 있어 매우 뜻깊고 기억에 남는다. 그 당시 미 대통령이었던 부시 대통령을 통해 공로패도 수여받았고, 세계 최강의 해병대를 찾아 돌며 공연도 하였는데 우리의 전통춤을 세계무대에 알렸다는 점에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었다.

기대가 크다.

최윤희가 도살풀이 춤의 예능 보유자로 인정받게 되는 날, 대전의 예능인들은 물론 대전시민들이 함께 모여 축하할 것이다.

김용복/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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