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다가오는 폭염 속, 나와 가족을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다가오는 폭염 속, 나와 가족을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

장동언 기상청장

  • 승인 2025-05-28 14:49
  • 수정 2025-05-28 15:51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장동언 기상청장
장동언 기상청장
"앞으로 이틀간 대전광역시의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라는 문장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누군가는 '날이 무척 덥겠다'라고 생각하며 대비할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이 정도야 늘 있던 일'이라며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다. 같은 기온이라도 모두가 똑같이 느끼지는 않는 것이다.

이렇게 저마다 더위를 느끼는 정도는 다르지만, 실제로 여름철 더위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최근 3년간 전국 62개 관측지점에 대한 평균 폭염일수는 2022년 10.6일, 2023년 14.2일, 2024년 30.0일을 기록하며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고, 질병관리청에서 집계한 전국의 온열질환자 발생 수 역시 2022년 1564명, 2023년 2818명, 2024년 3704명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폭염(暴炎)'의 '폭' 자가 사납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만큼, 폭염은 단순히 덥기만 한 날씨를 뜻하지 않는다. 폭염이 발생하면 고령층은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쉽고, 농작물은 햇볕에 탈 수 있으며, 가축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도심, 농촌, 실내와 실외, 청년층과 노년층, 산업현장 등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어디에나 존재하며, 폭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에서 위험도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기상청에서는 '앞으로 기온이 몇 도까지 오르겠습니다.'와 같이 수치적인 정보를 알려주는 것에서 나아가, 국민의 건강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실제 피해 가능성과 대응 방법을 안내하는 '폭염 영향예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폭염 영향예보는 보건(일반인·산업근로자), 보건(취약계층), 농업, 축산업, 수산업, 기타 등 총 6개 분야로 구성돼 있다. 향후 2일간 폭염이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사전에 분석하고, 이에 따른 위험 정도를 '관심-주의-경고-위험'의 4단계로 구분해 단계마다 구체적인 행동 요령을 함께 제공한다. 단순히 덥다거나 조심하라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까지 알려주는 실용적인 기상정보이다.

이 정보를 어떻게 전달하느냐도 중요한 부분이다. 유익한 정보도 필요한 사람들에게 닿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기상청에서는 폭염에 취약한 고령의 어르신들이 정보를 놓치지 않고 받을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노인지원센터 등과 협력하에 '스마트마을방송시스템'과 '인공지능(AI) 스피커' 등을 통해 행동 요령을 음성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고용노동부와 함께 고온에 취약한 건설 현장 근로자를 위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 중이며, 외국인 근로자들이 영향예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국어 소책자와 웹 콘텐츠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올여름에는 국민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폭염 영향예보 직접 전달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신청자가 기상청을 통해 직접 SNS 앱 메시지로 폭염에 대한 예상 정보와 구어체로 된 알기 쉬운 행동 요령을 받고, 이 정보를 가족과 이웃들에게 공유하며 서로 안부를 확인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서비스다. 이를 통해 일상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서로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앞으로도 기상청은 일기예보의 정확도를 높여 더욱 신뢰도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위험기상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보 전달자이자 정책 기관으로서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 국민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기상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여름은 각종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계절이다. 하지만 모두 함께 준비한다면 위험 요소들을 잘 견디고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일기예보는 볼 때보다 활용할 때 의미가 생긴다. 일상에서 폭염 영향예보 등 기상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이를 생활에서 활용해, 모두가 함께 안전한 여름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 /장동언 기상청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제천서 실종된 40대 남성… 여전히 행방묘연
  2. 이장우 "3대하천 준설 덕에…더는 물난리로 불편 없도록"
  3. 지역 어르신들에게 삼계탕 선물
  4. 일상 속 위험, 예방이 먼저!
  5. 21년 만의 행정수도 재추진...3가지 관문 통과가 관건
  1. 대전천 휩쓸린 50대 숨진채 발견…대전충남 폭우 4명 사망
  2. 서울 집값 24주 연속 상승… 대전은 27주 연속 하락 '양극화' 뚜렷
  3. 문화유산회복재단, 유성구청 업무협약 맺고 학생 실감교육 실시
  4. 제10회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 18일부터 나흘간 개최
  5. K-water 금강유역본부, 충남 예산군 이재민에 긴급 지원

헤드라인 뉴스


정청래 62.7% 충청서 기선제압 …與 당권주자들 해수부 논란엔 `침묵`

정청래 62.7% 충청서 기선제압 …與 당권주자들 해수부 논란엔 '침묵'

더불어민주당 8·2 전당대회 첫 지역 순회 경선인 충청권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정청래 후보가 62.77%의 득표율로 중원을 민심을 잡으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정작 충청권 강력 반발하고 있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논란에 대해 당권 주자와 최고위원 등 세 명의 후보 모두 한마디도 하지 않아 지역 민심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충청권 권리당원 투표 결과 정청래 후보가 3만 5142표(62.77%)를 획득하며 2만 846표(37.23%)를 얻은 박찬대 의원을 큰 격차로 제쳤다. 투표에는 전체 권리당..

제10회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 18일부터 나흘간 개최
제10회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 18일부터 나흘간 개최

올해로 10회를 맞은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KITS:Korea International Tourism Show)가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7홀에서 열린다.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와 KITS조직위원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전시산업원이 주관하는 이번 박람회는 국내외 관광업계 정보 제공의 장과 관광객 유치 도모를 위한 비즈니스의 장을 마련해 상호 교류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KITS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역별 특색을 살린 여행 콘텐츠와 국제 관광도시 및 국가 홍보, 국내외 관광 콘텐츠 간 네트워..

[이슈현장] 꿀벌이 사라진다… 기후위기 속 대전양봉 위태
[이슈현장] 꿀벌이 사라진다… 기후위기 속 대전양봉 위태

우리에게 달콤한 꿀을 선사해주는 꿀벌은 작지만 든든한 농사꾼이기도 하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수박, 참외, 딸기 역시 꿀벌들의 노동 덕분에 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 공급의 약 90%를 담당하는 100대 주요 농산물 중 71종은 꿀벌의 수분 작용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꿀벌들이 사라지고 있다. 기후변화와 '꿀벌응애'라는 외래종 진드기 등장에 따른 꿀벌 집단 폐사가 잦아지면서다. 전국적으로 '산소호흡기'를 들이밀듯 '꿀벌 살리자'라는 움직임이 일고 있으나 대전 지역 양봉..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위험한 하굣길 위험한 하굣길

  • 폭우에 대전 유등천 교량 통제 폭우에 대전 유등천 교량 통제

  • 민생회복 소비쿠폰 접수창구 준비 민생회복 소비쿠폰 접수창구 준비

  • 밤사이 내린 폭우에 충남지역 피해 속출 밤사이 내린 폭우에 충남지역 피해 속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