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전 연인 살해 피의자 음독에 경찰 대면조사 수일째 지연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대전 전 연인 살해 피의자 음독에 경찰 대면조사 수일째 지연

의료진, 피의자 회복까지 최대 한달 소요 예상
경찰, 체포영장 재발부 받아 감시 경력 투입 중
휴대폰 포렌식 작업, 증거 확보 등 수사 지속

  • 승인 2025-08-03 16:41
  • 신문게재 2025-08-04 6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서부서
대전 서부서 전경
대전 괴정동 전 연인 살해 피의자에 대한 경찰 대면조사와 구속영장 신청이 수일째 지연되고 있다.

피의자가 검거 직전 음독을 시도해 병원에 옮겨졌지만, 건강 상태가 악화 되면서 최대 한 달간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료진 소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앞서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받은 경찰은 감시 경력을 투입한 후 상황을 주시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3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지난 7월 31일 경찰은 검찰과 논의 끝에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된 20대 남성 A씨를 석방 조치한 뒤 곧바로 체포영장을 재신청해 발부받았다. 긴급체포 영장 집행 후 48시간 이내 피의자 조사와 구속영장 청구를 해야 하지만, A씨의 몸 상태가 악화 되면서 시한 내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찰에 붙잡히기 직전, 음독을 시도한 피의자는 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 있다.

병원 의료진은 A씨 상태가 호전돼 정상적인 조사를 받을 수 있기까지 보름에서 한 달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화 될 것을 감안한 경찰은 처리 유효기간이 넉넉한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 직후 도주 3시간여 뒤 제초제를 구매했는데, 이미 범행 전에도 한차례 제초제를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 7월 29일 대전 서구 괴정동의 한 주택가에서 전 연인인 B(30대·여성)씨를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신고 접수 후 폐쇄회로(CC)TV 자료 확보와 GPS 추적, 목격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행방을 쫓았고 피의자는 도주 24시간 뒤 중구 산성동 일대에서 붙잡혔다. 피의자는 도주 과정에서 피해자 빈소 방문과 음독 시도 뒤 구토 행위가 눈에 띄어 시민 신고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이 검거 직후 A씨에게 범행동기를 묻자 "나를 무시했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전 계획 정황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피의자는 범행 전날 지역의 한 마트에서 흉기를 구매했고, 피해자 명의로 도주에 쓸 렌터카까지 대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 미리 준비한 렌터카를 타고 도망친 A씨는 중간에 피해자가 평소 타고 다니던 오토바이로 갈아탄 뒤 다시 렌터카를 빌렸다. 이 과정에서 대전 지역을 벗어나기도 했다. 차량 블랙박스를 분석한 경찰은 A씨가 도주 중 막걸리를 마시고 음주운전을 한 뒤 정차하고 음독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했다.

범행 당일 현장에서 확보한 피의자 휴대전화를 대상으로 포렌식 작업도 진행 중이다. 사전 조사를 통해 A씨와 피해자가 지난해 10월까지 연인관계였으며 만남과 이별을 반복한 뒤 헤어졌던 것으로 추정했다. A씨가 도주 중이었던 지난 30일 오전 피해자의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을 방문한 것에 대해선 시민 신고 내용을 토대로 피해자 유족을 만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구체적인 조사가 더 필요하단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의료진과 피의자 호전 경과를 보고 있고, 피의자 대면조사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 기간 확보할 수 있는 자료를 최대한 확보하고, 필요 시 주변인 조사를 하는 등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 경찰 내부 자료인 피의자의 신상정보가 온라인상에 유출되면서 경찰은 삭제 조치와 함께 내부 자료 유포자와 유출 경위를 조사했다. 유포자에 대해선 수사 기밀 유출,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등으로 징계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일반인들도 유포 시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공유 행위를 자제해달라고 경찰은 당부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논란의 금속보호대 대전교도소 1년간 122회 사용… 기록누락 등 부실도
  2. 이철수 폴리텍 이사장, 대전캠퍼스서 ‘청춘 특강’… 학생 요청으로 성사
  3. 고교학점제 취지 역행…충청권 고교 사교육업체 상담 받기 위해 고액 지불
  4.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5.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전충청본부, 치매안심센터 찾아 봉사활동
  1. 서울대 10개 만들기·탑티어 교수 정년 예외…교육부 새 국정과제 본격 추진
  2. 세종 BRT예정지 미리알고 땅 매입한 행복청 공무원 "사회적 신뢰 훼손"
  3. "치매, 조기진단과 적극적 치료를" 충남대병원 건강강좌
  4. 새 정부 교육 국정과제 '시민교육 강화' 대전교육 취약 분야 강화 기대
  5. [세종 다문화] 군사 퍼레이드와 역사 행사, 다문화 가정이 느끼는 이중적 의미

헤드라인 뉴스


충남도 5년간 11조 투입해 서해안 수소벨트 구축

충남도 5년간 11조 투입해 서해안 수소벨트 구축

충남도가 석탄화력발전소 밀집 지역인 서해안 일원에 친환경 수소산업 벨트를 구축한다. 도는 수소 생산부터 저장, 활용까지 국내 최대 수소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 글로벌 수소 허브로 탈바꿈시킨다는 목표다. 김태흠 지사는 18일 서산 베니키아호텔에서 열린 '제7회 수소에너지 국제포럼'에서 19개 기관·단체·대학·기업과 업무협약을 맺고, 서해안 수소산업 벨트 구축 본격 추진을 선언했다. 이날 포럼에는 김 지사와 제프 로빈슨 주한 호주 대사, 니쉬 칸트 씽 주한 인도 대리 대사, 예스퍼 쿠누센 주한 덴마크 에너지 참사관 등 500여 명이 참석..

불꽃야구, 한밭야구장에서 직관 경기 열린다
불꽃야구, 한밭야구장에서 직관 경기 열린다

리얼 야구 예능 '불꽃야구'가 대전 한밭야구장(대전 FIGHTERS PARK)에서 21일 오후 5시 직관 경기를 갖는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번 경기는 한밭야구장을 불꽃야구 촬영·경기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한 협약 이후 시민에게 개방되는 첫 무대다. '불꽃야구'는 레전드 선수들이 꾸린 '불꽃 파이터즈'와 전국 최강 고교야구팀의 맞대결이라는 예능·스포츠 융합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21일 경기는 수원 유신고와 경기를 갖는다. 유신고는 2025년 황금사자기 준우승, 봉황대기 4강에 오른 강호로, 현역 못지않은 전직 프로선수들과의..

추석 앞두고 대전 전통시장 찾은 충청권 경제단체장들 "지역경제 숨통 틔운다"
추석 앞두고 대전 전통시장 찾은 충청권 경제단체장들 "지역경제 숨통 틔운다"

충청권 경제 단체들이 추석을 앞두고 대전지역 전통시장을 찾았다. 내수 침체로 활력을 잃은 지역경제에 숨통을 틔우기 위한 캠페인을 위해서다. 특히 이번 캠페인에는 이상천 대전세종중소벤처기업청장이 취임 직후 첫 공식일정으로 민생현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대전세종충남경제단체협의회(회장 정태희)는 지난 17일 오전 대전 서구 한민시장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캠페인'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이상천 중기청장을 비롯해 정태희 회장(대전상의 회장), 김석규 대전충남경영자총협회장, 송현옥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대전지회장, 김왕환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민생회복 소비쿠폰 2차 지급 준비 만전 민생회복 소비쿠폰 2차 지급 준비 만전

  • 2025 적십자 희망나눔 바자회 2025 적십자 희망나눔 바자회

  • 방사능 유출 가정 화랑훈련 방사능 유출 가정 화랑훈련

  •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