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대전의 미래, 철도굴기로 열자 ④

  • 정치/행정
  • 대전

[시리즈] 대전의 미래, 철도굴기로 열자 ④

'KTX 세종역 건설'... 정부와 인근 지자체 반대로 지지부진
대체재로 CTX 등장... 민자사업으로 통과 여부 주목
수도권 연결성보다 광역철도망 역할 충실.. 대전은 북대전 연결성 높여야

  • 승인 2025-08-05 17:05
  • 수정 2025-08-05 17:29
  • 신문게재 2025-08-06 3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대전은 1905년 경부선 개통과 함께 본격적인 도시 성장을 시작했고, 이후 호남선 분기점으로서 교통의 중심지가 됐다. 하지만, 현재 한국 철도망은 고속철도의 등장과 함께 수도권 중심으로 고착화되고 있다. 서울역·수서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대부분 경부고속선 또는 호남고속선을 따른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모멘텀이 필요하다. 대전도 마찬가지다. 충청권광역철도와 충청급행철도(CTX) 등 신속한 광역교통망 구축과 더불어 국가철도의 지역 연결성 강화로 재설정해 대전 성장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 새 정부 국정과제 발굴과 5차 국가철도망 계획 수립을 앞두고 대전의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수도권 중심 철길… 이제는 지역 거점 중심으로

② 충청권 메가시티 마중물… 광역 철도 조성 속도 내야



③ 철도는 충청 수부도시 대전 중심으로 풀자

④ 멈춰선 '세종역'은 필요한가

⑤ 철도 자원의 활용도를 높이자

748122_330798_4459
KTX 세종역 검토 위치도. 세종시 제공
'KTX 세종역 건설'은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큰 숙제다. 세종시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고속철도역이 없는 도시다. 현재 세종시의 관문은 'KTX오송역'으로 정부부처 공직자들과 세종시민들은 오송역~정부세종청사까지 버스로 소요시간이 오송역~서울역까지 KTX 이동 시간(47분)에 버금가는 비효율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2012년 지방선거부터 2024년 총선까지 'KTX 세종역 건설'이 단골 메뉴로 올라왔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사라졌다. 세종시가 '제 2의 수도'를 내걸고 출범했는데도 수도권과 직결되는 전철 노선이 하나도 없어 도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교통망이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하지만, 정부는 'KTX 세종역 건설'에 대해 철도수요와 정거장 안전성 등을 이유로 여전히 신설 불가 입장을 고수했고, 오송역(충북)·공주역(충남)·서대전역(대전) 등의 기능 약화를 우려한 주변 광역자치단체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현재는 충청권 메가시티 등 여러 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KTX 세종역 건설'은 더욱 오리무중이었다.

대전 입장에서 'KTX 세종역'은 나쁜 선택지가 아니다. 서대전역 기능이 약화될 수 있지만, 대전은 북부권에 있는 유성의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2023년 세종시가 발표한 아주대 산학협력단과 동명기술공단에 의뢰한 KTX 세종역 설치사업 연구용역 결과를 보면 대전 북부권 50여만명 이상 배후수요 등이 경제성 효과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대전 과학 인프라가 대부분 북부권에 밀집해 있어 이로 인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2217569_647332_4648
CTX(충청권광역급행철도)노선도<최초 제안서 기준>. 제공은 국토교통부
이런 상황에서 CTX(충청권광역급행철도)가 등장했다. 최근 국회 세종의사당 예정지를 찾은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의 KTX 세종역 입지를 묻는 질문에 강주협 행복청장은 "(금남면 발산리로 검토된) KTX 세종역 건설은 어려워졌다. 현재 대전~세종~충북 간 CTX 광역철도망에 더해 조치원역에서 수도권을 잇는 분기 CTX 노선까지 2개 축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KTX 세종역의 대체재로 CTX를 거론했다. CTX는 대전정부청사역에서 정부세종청사, 조치원, 오송역을 거쳐 청주공항까지 총 64.4㎞를 잇는 노선이다. 최대 시속 180km인 급행열차를 투입해 충청권 핵심 도시를 1시간 안으로 연결하는 사업으로 민간사업자가 추진 중이다. 현재 국토교통부 의뢰로 한국개발연구원에서 민자적격성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 결과는 올해 12월 나올 예정이다. 현재 계획상 CTX는 대전~세종~충북지역을 연결하는 1노선과, 대전~세종~조치원역~천안~서울까지 잇는 2노선, 총 2개 축으로 구상됐다.

CTX의 등장으로 'KTX 세종역'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지만, 상황은 미지수다. 가장 큰 변수는 아직 민자적격성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이 사업은 정부주도의 대전~세종~충북을 연결하는 광역철도사업을 윤석열 정부 당시 민자사업으로 전환한 경우다. 경제성에 따라 민간사업자가 포기할 수도 있다. 또한, 광역급행철도는 고속철도와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주변 도시 간 연결성을 높일 수 있지만, 기존 고속철도와의 접근성에 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도시의 도심과 시계 바깥의 도시를 잇는 철도망을 '광역망'이라고 한다.

대전 입장에서는 CTX가 추진되면 대전역과 대덕특구를 경유하는 CTX-a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지역 철도 한 관계자는 "광역철도 사업은 지역 연결성이 큰 사업으로 사업성이 떨어지지 않는 선에서 도시 내 정차역을 최대한 만들어내야 하는데 CTX는 서울 연결이 핵심"이라면서 "대전으로서는 지역산업 축으로 성장하고 있는 북대전을 경유하는 노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공사장 관리부실 대전 도마동 골목 물바다…공사장 물막이둑 터져
  2. [부고]강연복 힐스포레 대표 별세
  3. 세종서 미용 실습견 수십마리 구조… '관리 사각' 대책 절실
  4. 국립정원문화원, 담양서 개원...'K-정원도시' 시너지 기대
  5. [현장취재]백소회에서 남성현 국민대 석좌교수(전 산림청장) 기후위기와 산림 주제로 특강
  1. [사이언스칼럼] 새로운 빛공해 기준이 필요한 이유
  2. 고교학점제 어디로 가나… 개선 방안 브리핑 연기·폐지 목소리는 계속
  3. 대전 지하철 부정승차 2배 늘어… 청소년이 대부분
  4. 충청권 40년 지난 노후 학교 20% 차지… 건물 D등급 학교는 41곳
  5. '에듀테크'로 앞서다…대전옥계초 미래인재 양성 위한 혁신 교육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학교 5곳중 1곳, 40년 이상된 ‘노후 학교’

충청권 학교 5곳중 1곳, 40년 이상된 ‘노후 학교’

충청 지역 학교 9000여 곳 가운데, 지어진 지 40년이 지난 노후 학교는 약 1900곳으로 전체 중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 안전 진단에서 고위험 수준인 D등급을 받은 학교는 41곳, 화재에 취약한 교육시설도 356곳에 달했으나, 안전 점검이 부실한 곳은 200여 곳이 넘었다. 18일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이 전국 시·도 교육청에 전달받은 '경과년수 별 학교건축물 현황' 등 교육시설 안전 진단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준 건립된 지 40년 이상 지난 충청권 학교는 9287곳 중 1967곳으로 조..

불꽃야구, 한밭야구장에서 직관 경기 열린다
불꽃야구, 한밭야구장에서 직관 경기 열린다

리얼 야구 예능 '불꽃야구'가 대전 한밭야구장(대전 FIGHTERS PARK)에서 21일 오후 5시 직관 경기를 갖는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번 경기는 한밭야구장을 불꽃야구 촬영·경기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한 협약 이후 시민에게 개방되는 첫 무대다. '불꽃야구'는 레전드 선수들이 꾸린 '불꽃 파이터즈'와 전국 최강 고교야구팀의 맞대결이라는 예능·스포츠 융합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21일 경기는 수원 유신고와 경기를 갖는다. 유신고는 2025년 황금사자기 준우승, 봉황대기 4강에 오른 강호로, 현역 못지않은 전직 프로선수들과의..

추석 앞두고 대전 전통시장 찾은 충청권 경제단체장들 "지역경제 숨통 틔운다"
추석 앞두고 대전 전통시장 찾은 충청권 경제단체장들 "지역경제 숨통 틔운다"

충청권 경제 단체들이 추석을 앞두고 대전지역 전통시장을 찾았다. 내수 침체로 활력을 잃은 지역경제에 숨통을 틔우기 위한 캠페인을 위해서다. 특히 이번 캠페인에는 이상천 대전세종중소벤처기업청장이 취임 직후 첫 공식일정으로 민생현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대전세종충남경제단체협의회(회장 정태희)는 지난 17일 오전 대전 서구 한민시장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캠페인'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이상천 중기청장을 비롯해 정태희 회장(대전상의 회장), 김석규 대전충남경영자총협회장, 송현옥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대전지회장, 김왕환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한민국 명장·장인 작품 다 모였네’ ‘대한민국 명장·장인 작품 다 모였네’

  • 민생회복 소비쿠폰 2차 지급 준비 만전 민생회복 소비쿠폰 2차 지급 준비 만전

  • 2025 적십자 희망나눔 바자회 2025 적십자 희망나눔 바자회

  • 방사능 유출 가정 화랑훈련 방사능 유출 가정 화랑훈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