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광복 80돌을 맞이한 단상과 성찰

  • 오피니언
  • 프리즘

[프리즘] 광복 80돌을 맞이한 단상과 성찰

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 대표

  • 승인 2025-08-12 17:15
  • 신문게재 2025-08-13 19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유재일 대표님
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 대표
한국사람이라면 8·15 광복절을 맞이해 '광복절 노래'에 담긴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로 시작되는 광복의 환희와 순국선열의 헌신을 되새겨보고 기려본 적이 있을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과 발전상을 나름대로 상상하고 기원했을 것이다. 광복 80돌인 올해 광복절은 미증유의 국내외적 도전들에 대해 많은 국민이 힘모아 극복하고 있는 와중에서 맞게 됐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더욱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것 같다.

돌이켜보면, 1945년 일제 식민지배로부터 해방된 한국은 광복의 기쁨이 채 가시기 전에 분단의 아픔과 전쟁의 참극을 겪었다. 하지만 한국은 역사적 질곡과 구조적 제약을 이겨내면서 자유, 평등, 우애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지향해 온 한편, 국민 형성, 산업화, 민주화, 복지국가 진입이라는 선진국들이 지나온 여정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 결과 한국은 경제 규모에서 세계 12위를 차지하게 됐고,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의 범주에 속하며 '코리아니즘(Koreanism)'이라는 세계적 문화 열풍을 이끄는 중이다.

이 같은 놀랄만한 발전은 국민의 노고와 희생의 기반 위에 각계각층 지도자들의 소명과 공헌이 함께 만들어낸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일부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어두운 유산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사실 한국의 발전과정은 수동적 방식과 능동적 방식이 혼재돼 빠르고 역동적으로 전개됐다. 이 때문에 갈등구조가 복합적이고 다층적으로 형성돼 왔다. 즉 분단국가의 건설에 따른 남북한 간의 갈등, 자유민주주의의 변형에 따른 이념 갈등, 산업화와 권위주의체제의 유지에 따른 국가와 시민 간의 갈등, 실질적 민주주의의 한계와 복지국가의 지체에 따른 계층 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세계시간과 한국시간 간의 간격을 줄이는 데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잘 알다시피, 한국 사회는 사회경제적 양극화의 심화, 정치 사회적 갈등의 악화, '3대 국민 스트레스'(저출산·북핵·기후위기) 등과 같은 외적 요인으로 세계 행복지수 순위가 52위에 머물 정도로 국민이 내적으로 행복하지 않다. 여기에 근래 들어 1% 내외로 전망되는 잠재성장률, 관세 협상과 연계된 국방비 증액에 대한 미국의 요구, 12·3 내란세력의 무모한 저항과 그에 따른 피로감 때문에 적지 않은 국민은 새로운 정부에 대해 희망과 기대를 하면서도 우려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흔히 정치의 본령에 관해 말할 때, 시대적 가치와 과제라는 공공선(公共善)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따라서 우리 시대가 추구할 가치가 국민 행복이라고 한다면, 그 과제는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과 수준 높은 사회통합, 그리고 상생과 협치의 통합정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과제는 선거를 통해 국민주권을 위임받은 정부의 정책 기조와 국정과제로 표출된다. 오늘 이재명 정부의 국정기획위원회는 123개 국정과제를 담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이 행사가 지닌 의미는 이재명 정부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무한한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이자 다짐일 것이다.

통상적으로 중앙이건 지방이건 간에 정부의 성공은 지극히 어렵고, 시대적 과제를 용의주도하고 능수능란하게 수행할 때만 가능하다. 이는 달리 말해 정치지도자의 리더십에 성패가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지도자는 열정과 사려 깊음을 바탕으로 한 진실, 용기, 관용, 통찰이라는 정치적 덕목을 잘 발휘해야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동서고금을 보면, 진실의 덕목을 지닌 지도자는 권력을 공익 수단으로 여기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용기의 덕목을 지닌 지도자는 반대하는 국민을 진심으로 설득하되, 책임감을 느끼고 결정을 내린다. 관용의 덕목을 지닌 지도자는 반대세력을 억압하지 않고, 생각이 다른 국민도 받아들인다. 통찰의 덕목을 지닌 지도자는 앞날의 국익을 생각하고, 국민의 창의적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인다. 부디 '광복절 노래' 2절에 담겨 있듯이, 대한민국이 "다 같이 복을 심어 잘 가꿔 길러 하늘 닿게… 힘써 나가게 힘써 나가세"를 기원해 본다. 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대전 오류동 교통사고
  2. 조국혁신당 내홍 점입가경...세종시당, 지도부 전원 사퇴 요구
  3. [중도초대석] 최민호 세종시장 "행정수도 완성, 모든 역량 쏟을 것"
  4. 대전 오류동 추돌사고 가해 차량 인도로 돌진… 2명 부상
  5. 독립유공자 현충원 묘역은 만장…해외 6인 유해 의사상자 부지에 '결례'
  1. [기고] 기초·기본교육에 충실한 교육부 혁신이 필요하다
  2. 대전교육청 2학기부터 조리원 대체전담인력제 시행… 직종교섭은 차일피일
  3. ‘태극기를 게양합시다’
  4. 대구시, 대민·행정 서비스 165종 일시 중단
  5. 건강관리협 대전충남지부, 전통 붓글씨로 쓴 가훈과 덕담 선물 행사

헤드라인 뉴스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제동…대전시 "재추진"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제동…대전시 "재추진"

민선 8기 대전시가 추진 중인 500만평 산단조성의 핵심인 나노·반도체국가산업단지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12일 대전시에 따르면 최근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한국개발연구원(KDI) 중간보고회에서 입주 수요 조사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와 예비타당성조사를 철회한 뒤 재신청하는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전시가 입주의향 기업 수와 면적 등을 기준으로 예타를 신청할 때의 산업단지 입주 수요는 300%였지만, KDI의 분석 결과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예타통과가 어렵게 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KDI가 실시한 예..

대전 도마동 점포 화재 완진... 1명 화상·상가 5곳 불타 (종합)
대전 도마동 점포 화재 완진... 1명 화상·상가 5곳 불타 (종합)

대전 서구 도마동의 한 오토바이 매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1명이 다치고 상가 5곳이 불에 탔다. 12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0분께 서구 도마동 오토바이 상점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장비 21대, 소방 인력 77명을 투입해 2시간 만인 오후 3시 21분께 진화를 완료했다. 이날 화재로 오토바이 점포에 있던 60대 남성 1명이 얼굴과 팔에 1도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외에 인명피해나 대피 인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토바이 매장에서 시작된 불씨는 인근의 편의점, 목공소, 미용실, 페인트 가게..

대전 0시 축제 안전부터 재미 두 마리 토끼
대전 0시 축제 안전부터 재미 두 마리 토끼

대전 0시 축제가 더 안전하고 더 즐거운 축제의 장으로 업그레이드했다. '3無 (안전사고·쓰레기·바가지요금)'에 더 강력한'3有([놀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를 더한 축캉스(축제+바캉스)가 된 것이다. 지난 8일 개막한 0시 축제는 벌써부터 큰 호응을 받으며 특히, 가족 단위 관광객이 늘었다. 이는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나 공간이 지난해보다 더 다양하고 풍성하게 마련되면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다. 관람객 증가에는 작년보다 개선된 체험·이벤트 부스 확장과 라면, 막걸리, 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광복절 앞두고 무궁화로 그려진 한반도 ‘눈길’…관리는 ‘아쉬움’ 광복절 앞두고 무궁화로 그려진 한반도 ‘눈길’…관리는 ‘아쉬움’

  • 근절되지 않고 있는 불법 광고물 부착 근절되지 않고 있는 불법 광고물 부착

  • `택배 쉬는 날` 앞두고 바쁜 기사 '택배 쉬는 날' 앞두고 바쁜 기사

  • ‘태극기를 게양합시다’ ‘태극기를 게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