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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시의회는 9일 임시회에서 부석면 B지구 농업기반시설 관리권 조속 이관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사진=서산시의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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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시의회는 9일 임시회에서 최동묵 의원이 대표 발언한 부석면 B지구 농업기반시설 관리권 조속 이관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사진=서산시의회 제공) |
이번 건의안은 1995년 간척사업으로 조성된 부석면 B지구가 3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현대서산농장이 관리권을 보유하고 있는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했다.
특히 관리권 부재로 서산시나 한국농어촌공사가 시설 보수와 유지 관리에 제때 나설 수 없어, 주민들은 매년 반복되는 수해와 경작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B지구는 노후화된 배수장, 협소한 배수갑문, 염도 상승 등 복합적인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7월 중순 집중호우 때에는 광범위한 농경지가 침수되면서 수억 원대 피해가 발생, 주민 불만이 극에 달했다.
최동묵 의원은 발의 취지에서 "간척사업 당시 현대건설은 농토와 기반시설 토지를 확보했지만, 정작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고 지금까지도 관리 부재로 인한 피해를 감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20년 넘게 지연된 관리권 이관 문제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중앙정부는 조속히 농어촌공사로 이관해 주민 생계와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의안은 단순한 행정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농업 기반시설의 관리권을 둘러싼 농어촌 정책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관리권 이관이 현실화 되면 지방정부와 농어촌공사가 직접 유지·보수에 나설 수 있어, 침수 피해를 예방하고 농민들의 불안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는 중앙정부의 농업·농촌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 있는 사안으로, 지역 농업 경쟁력 강화와 재해 대응 체계 개선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부석면 농민들도 이번 건의안 통과를 반기는 분위기다. 한 주민은 "해마다 침수 피해가 반복돼도 뾰족한 대책이 없어 허탈했다"며 "이제라도 시의회가 주민 목소리를 담아준 만큼, 정부가 조속히 움직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농민은 "농사만 지어도 먹고 살 수 있는 지역이 되는 게 소원"이라며 "관리권이 이관되면 배수장 정비나 염해 방지 같은 기본적인 지원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역 농민 단체들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수십 년간 농민들이 피해를 떠안아 온 현실을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며 "이번 건의안은 단순한 제안이 아니라 농민 생존권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민간 기업이 간척지 관리권을 장기간 보유하는 것은 전국적으로도 드문 사례"라며 "관리권이 농어촌공사로 이관되어야 정부 지원과 체계적 관리가 가능해지고, 농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이번 사안은 단순히 서산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간척지 관리 체계 전반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서산시의회는 이번 건의안을 대통령비서실장, 국회의장,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충청남도지사 등 중앙정부와 관계부처에 전달할 예정이다.
서산시의회는 이를 계기로 부석면 B지구 관리권 문제 해결의 물꼬를 트고, 나아가 지역 농업의 지속 가능성과 주민 안전 확보라는 정책적 전환을 끌어내길 기대하고 있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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