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한글날의 대전시 행사,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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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톡] 한글날의 대전시 행사,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

김용복/평론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25-10-10 08:41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 한글날은 우리 민족의 가장 자랑스러운 세계 유일의 문자인 한글을 창제하여 그 독창성과 과학성을 알리고자 제정한 기념일인데.

한마디로 "뭐 이런 위정자(爲政者)들이 있어?"하고 비판하고 싶었다. 마을 행사나 기타 축제에는 빠지지 않고 얼굴을 내밀고 명함을 돌리던 시의원이나 구의원들조차 눈을 씻고 볼래야 볼 수가 없었다.

다행인 것은 이번 행사는 대전시가 주최하고 한남대학교 국어문화원의 주관(운영위원 우태균)으로 1천여 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이 행사에 참여했다는 것이고, 대전고등학교 제31대 총동창회장인 김영진 대전연구원장(대전고 60회 졸업)이 참여하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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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노래부르며 즐거워하는 어린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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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모여든 어린이와 학부모들
보자. 우리 후손들이 왜 한글날을 기념해야 하는 가를.

한글날을 기념하는 이유는 세종대왕이 백성을 위해 배우기 쉬운 문자인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반포한 것을 기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훈민정음의 반포일(양력 10월 9일)을 기념하며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한글에 대한 국민적 사랑과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지정된 국경일이기 때문이다.

보라, 세계 어느 나라 언어치고 창제 목적, 시기, 창제자가 밝혀진 글자가 있는가를. 그런데 한글은 창제 목적, 시기, 창제자가 밝혀진 세계 유일의 문자이며, 그 독창성과 과학성은 세계 기록문화유산에 올릴 정도로 정평이 나 있는 것이다.

이 행사가 끝날 때까지 국회의원들은 물론 시장, 구청장 심지어는 교육감이나 시·구의원들까지 그 어느 누구도 기념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대전시민들이 선택한 위정자들인 것이다. 부끄럽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글날을 맞아 오는 18일까지 전국 곳곳에서 '2025 한글한마당'을 개최한다며, 주제는 한글에 대해 알면 알수록 그 가치와 소중함을 더 깊이 되새길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 '알면 알수록, 한글'로 정하고,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공연과 전시 등 국민 참여 문화행사를 집중적으로 펼쳤다.

서울시는 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한글날 기념 시민 참여 행사를 열고, '한글, 세상을 잇다'라는 주제로 한글이 문자의 기능과 더불어 세계와 소통하는 하나의 도구라는 의미를 담은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다.

그래서 역대 대전 시장들 염홍철, 권선택, 박성효, 허태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전 시장 재임시에 한글날 행사에 참석을 했느냐"고.

이구동성으로 답이 왔다. "당연한 걸 왜 물으시느냐?"의 대답들이었다. 허태정 전 시장만 네 차례나 전화를 했는데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장우 대전 시장은 오늘 부득이 개인적 가정사가 있어 고덕일 교육정책전략국장을 보냈다고 했다. 다행이다. 대전 시장이 한글날을 가벼이 보고 아예 참석하지 않았다면 내 펜의 칼날이 어찌 춤을 추었을까? 급한 가정사라면 말을 하지 않아도 알겠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한글을. 더구나 세종대왕께서 어리석은 백성을 어엿비 여겨 창제한 글자를 기념하는 날인 한글날을.

이보시오.

대전시민들이 선택하여 나랏 일을 맡긴 장종태, 박용갑, 박정현, 장철민 등 국회의원 여러분들. 내년 한글날을 오늘같이 가벼이 생각한다면 그대들을 향한 언론의 방향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명심하기 바란다.

대학알리미 '학교별 학과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일반대 중 국어국문학과의 수는 2014년 106개에서 올해 96개로 14개 학과가 사라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학과가 사라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국어국문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줄어드는 데 있는 데다가 취업에 도움이 안 되고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실용적인 가치가 없다는 데 그 이유가 있다.

그런데도 오히려 국어국문학과 폐지의 와중에도 한국어 문학을 배우러 오는 동남아 유학생들은 줄을 잇고 있다는 것이다. "잘 사는 한국이니까 한국어문학을 공부하면 취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란다.

그나마 우리 대전에는 오늘 이 행사를 주관한 한남대학교와 국립대학인 충남대학에서 국어국문학과를 폐지 않고 있다하니 불행중 다행이다.

대학에서 국어국문과를 없앤다는 것은 중·고등학교에서도 그 영향을 받게 될 것임은 뻔 한일. 그래서 대학 졸업 후 모든 직장 취업 고사에서 국문과 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여 치르게 된다면 우리말 우리 글을 살려나가는 명분이 될 것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에 대한 이런 기대도 크고, 이장우 대전 시장의 소신 있는 행정에도 믿음이 간다. 전국에서 안되면 우리 대전만이라도 밀어부치자.

한글날의 날짜 유래와 한글날의 역사적 의의, 세종대왕의 민족 문화 애민 정신, 훈민정음이 국보 제7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1997년 10월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으로 등록되었다는 사실은 예서 밝히지 않아도 우리 국민이라면 이미 잘 알고 있어 밝히지 않겠다.

평생을 한글 보급에 힘써온 변상호 한글학회 회원에게 그 공을 인정하여 이장우 대전 시장이 표창한 것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으로 끝을 맺자.

김용복/평론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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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을 맞아 대전 시장상을 받은 변상호 회원과 박천배 으뜸일꾼 부부, 대전고등학교 동창회장 김영진 부부(뒷줄 오른쪽 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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