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스틸법 뒷전, 위기 직면한 철강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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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K-스틸법 뒷전, 위기 직면한 철강산업

  • 승인 2025-11-16 13:05
  • 신문게재 2025-11-17 19면
국내 철강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한미 관세 협상의 세부 내용이 담긴 공동설명 자료(팩트시트)에 일말의 기대를 걸었으나 철강·알루미늄은 논의에서 철저히 배제되며 고율 관세를 그대로 맞게 됐다. 협상 과정에서 목재 및 파생상품에 대한 관세를 최대 50%에서 15%까지 인하하는 데 성공했으나 철강·알루미늄은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변압기·볼트 등 407개 파생상품에도 여전히 50% 고율 관세를 적용하게 됐다.

여기에 미국 정부는 철강·알루미늄이 포함된 파생 상품에 부과하는 품목별 관세를 기존 407개에서 최대 700여 개 더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생 상품에 대한 관세로 중소업체까지 영향이 확대되고, 철강 생산 업체에 추가적인 영향을 주는 악순환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시달리던 철강업계는 미국·유럽연합(EU)의 고율 관세와 건설 등 관련 산업 부진이 이어지며 생태계가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정작 철강업계의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했던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3개월 넘게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K-스틸법은 13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반도체특별법과 함께 제외됐다.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에 대한 여야 이견이 있는 반도체특별법과는 달리 별다른 쟁점도 없는 K-스틸법을 처리하지 못한 것은 정치권의 직무유기에 가깝다.

당진·포항·광양 등 주요 철강 도시는 지역 내 총생산의 40~60%를 철강산업에 의지하고 있다. AI·반도체 등이 '산업의 두뇌'라면 철강은 '산업의 뼈대'를 이루는 것으로 비유된다. 철강산업의 위기는 철강 도시 문제뿐만 아니라 국가 산업 경제 전반의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 한번 무너진 제조업의 복구가 어렵다는 것은 관세 카드로 제조업 부흥에 나선 미국이 증명한다. 국회는 정쟁으로 밀린 K-스틸법을 조속히 처리하고, 정부는 후속 대책을 내놔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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