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운항 중인 선박(왼쪽 LNG선)을 부이로 간주하고 선박이 경험하는 해상 환경(오른쪽 원 내부 정보)을 역으로 추정하는 기술을 도식화/제공=인하대 |
김유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의 핵심은 선박의 운동, 변형, 가속도 등의 계측 정보를 이용해 실제 해상에서의 파도 방향·주기·크기를 역추정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선체를 '이동식 파랑 관측 플랫폼(Wave Buoy Analogy)'처럼 활용하는 개념을 도입했다. 보통 파도를 관측할 때엔 파랑 부이(Wave Buoy)를 사용해 파도의 방향·높이·주기·에너지 등을 측정하는데, 연구팀이 운항하는 선박이 그 역할을 대신 수행하도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선박이 파도를 만날 때 발생하는 복잡한 주파수 변환(조우주파수와 절대주파수 간 에너지 변환 문제)과 파도 정보를 역으로 계산할 때 발생하는 수학적 불안정성(스펙트럼 기반 역문제의 부정정성)과 같은 핵심 기술 난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기술은 기존처럼 센서가 부착돼 있는 선체의 특정 부위만 따로 점검하는 방식을 넘어 선체 전체의 구조적 안전성을 한 번에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발전했다. 그 결과, 선박구조 안전성 모니터링 기술의 범위를 크게 확장한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팀의 개발 기술은 현재 한화오션의 스마트 선체구조 건전성 모니터링 설루션에 핵심기반 기술로 적용돼 조선·해양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한화오션이 미국 선급(ABS)으로부터 '스마트 선체구조 건전성 Tier 3 개념승인(AiP)'을 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한화오션은 연구팀의 기술을 기반으로 선박의 구조 상태를 실시간으로 통합 평가하고, 피로 수명 예측과 정비 시기 선제 파악 등을 통해 예방적 유지관리 체계를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완성했다. 한화오션은 이 기술이 적용된 전 주기 구조 건전성 관리 플랫폼을 내년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박성건 한화오션 구조·진동소음연구팀장은 "글로벌 선주사들이 디지털 기술을 계약 조건에 적극 반영하고 있으며, 선급 또한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있다"라며 "인하대와 한화오션이 오랜 시간 협력을 통해 기초연구부터 수행한 내용이 마침내 산업 현장에 활용되면서 조선·해양 분야의 디지털 트윈 기술 발전에 기여하게 된 의미 있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김유일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이번 성과는 대학의 원천기술이 상용화로 이어진 모범적인 사례이며, 국내 조선해양 분야 디지털 트윈 기술 경쟁력 강화에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유일 교수 연구팀은 앞으로도 선박·해양구조물의 안전성 향상을 위한 디지털 트윈, SHM(Structural Health Monitoring), 파랑·구조 상호작용 분석 기술 등 관련 연구를 지속하며 산학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천=주관철 기자 orca242400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주관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