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방제팀에 의한 체계적 생태복원 이뤄져야
24일 열린 ‘태안 스피리트호 유류유출 사고 피해대책 및 지역 미래발전전략 모색`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피해 보상 및 생태·환경 조사, 방재 과정에서의 문제점 및 개선책, 향후 대응 로드맵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다음은 발제요지.
▲김성수 변호사=씨프린스호 사건 당시 국제기금(IOPC Fund)에서는 어업피해보상에 있어 피해어업인 측에 대해선 과도한 입증책임을 부과하고 있으며, 자기들이 선임한 서베이어의 의견(보고서)만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인상이 농후했다.
또 국제기금은 씨프린스 사고 배상 당시 국제기금이 과학적 증거를 내세워 어민들의 청구를 기각시키는데 성공했다.
따라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점 이런 선례를 고려해 이런 사태 발생 가능성을 예견하고 과학적 증거수집을 도와줘야 한다.
이번 사건은 결국 재판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데 관련 자료는 영문 자료 외에 별로 없고, 적용 법규 역시 국내법과 국제법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법률전문가의 도움도 절실하다.
맨손어업 종사자 등과 같이 소득 증빙 확보 자체가 매우 어려운 피해자들을 위해 공신력 있는 정부기관의 어로소득 통계자료 등이 지원돼야 한다.
또 국내 관련 판례는 물론, 국제기금에서 관리하는 자료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토대로 객관적 증거에 기초한 청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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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안 스피리트호 유류유출사고 관련 세미나가 2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최민호 행정부지사를 비롯해 환경단체 등 각계전문가, 관계공무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특별취재반 |
▲전승수 교수=초기방재 작업에 있어 물에 기름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 타르조각까지 생각해야 한다. 연안 특성에 대한 연구결과가 없으니 초기방재의 정의 뿐만 아니라 평가팀을 구성해서 세부적으로 모니터링을 한 뒤 논의해야 한다.
초기방재의 문제점과 교훈을 생각해 이제라도 체계적으로 팀을 구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해안선에 기름 찌꺼기가 몰려있는 게 문제인데 자원봉사 활용시 메뉴얼에 따라 연안 특성에 맞춰 제거작업이 수행돼야 한다. 그렇게 해야 피해범위 확산은 물론, 장기적인 피해도 줄일 수 있다.
초기방재시에 해안 암석 등에 고압수를 쓰는데 암석제거 때 온수의 온도에 따라 피해가 있으니 가이드라인을 참고해야 하며, 갯벌에 대한 폭넓은 규정 및 우리 지역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또 전체 해안선에 대한 조사에서 세척 구간, 생물의 서식지 파괴 및 복원 범위 등 해안선 특성에 맞게 방재방법, 자원봉사 투입 등을 구분해야 한다.
특히 장기적 안목에서 주민과 전문가, NGO 등이 참여한 신탁협의회를 구성하고, 유류오염, 생태, 문화복원 연구소를 설립하는 한편, 장기적 손실파악 및 지역개발 계획, 지역공동체 복원체제, 생태계 복원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는 유류오염 방재 메뉴얼 작성, 대형유회수선 확보 및 유조선 호송선 제도 시행, 유출사고 대응 장비 개발 및 보유, 이중선체 유조선 의무화, 방재담당자 교육 체계 구축, 자원봉사자 체계 구축 및 행동메뉴얼 마련 등 유류오염 방지 및 방재 체제를 구성, 운영하고, 유류오염 벌금 및 피해보상 법적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
▲강흥순 처장=유조선의 이중선체 의무화 등 기업의 노력이 중요하며, 해상교통관리시스템(제도, 장비, 운영인력), 위험물 운반선에 대한 감시시스템 구축, 안전한 피항지 확보, 재난시 대응 계획 및 훈련이 필요하다.
주요 해역별 오염 확산을 정확히 예측하고, 해양환경조사(생태, 지형 등) 및 민감지역을 선정해 우선 방재하는 시스템도 있어야 한다. 방재활동과 관련해 방재장비 및 인력을 확충하고, 해양오염사고 관리체제를 일원화하는 한편, 유처리제 사용에 관한 기준 마련 및 전문가 자문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보상과 관련해선 신속한 피해조사와 객관성 확보, 어업소득자료의 객관성 확보, 정부에 의한 수산자원 및 환경현황조사, 정부 차원의 피해조사와 법률 지원 등이 필요하며, 환경영향조사 및 복원과 관련해선 장기적으로 조사 및 자연친화적 복원 방법을 개발, 시행해야 한다.
또 국가방재계획 및 지역방재 실행계획을 재평가하고 이를 재수립해야 하며, 방재능력을 권역별로 2만~3만톤 정도로 상향조정해야 한다.
▲정종관 팀장=유처리제의 사용은 정책 의사결정 문제로 현장 방재책임자는 과학적인 의사결정과정을 거쳐 사용 범위를 결정해야 한다.
기름오염도가 심한 지역은 굴삭기로, 덜한 지역은 선별기로 기계적인 토양경작법을 활용해 제거할 수 있다. 염도가 높아 방재작업 과정에서 무스 형태로 가라앉은 것은 히저관찰 및 기름상태를 평가해 제거작업이 필요하다.
복지부의 역학조사결과 구토 증세 등이 휘발성 유기화합물 독성에서 비롯됐다는 잠정결론이 나온 만큼 방재작업이 장기화되면 지역주민에 대한 건강영향평가는 필수다.
장기계획으로 환경생태 모니터링시 2008년부터 10년 간 사고 지역 주빈 생태계의 변화, 토양 중 유류의 잔류 실태 등의 환경영향조사와 함께 훼손된 해안사구의 복구, 잔류 유류 제거 등 생태계 복원사업을 병행추진해야 하며, 기름유출로 해저퇴적 기름에 의해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해저수생태계에 대한 정밀한 조사도 요구된다.
환경자원 가치와 장기적 생태복원에 소요되는 자원의 손실가치에 대한 배상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환경자원의 경제적 가치 산정이 중요하다. 특히 생태복원의 기준 시점, 복원 정도를 고려한 엄중하고도 정밀한 조사가 요구된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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