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마음의 감기' 우울증 … 처음 치료가 매우 중요

  • 문화
  • 건강/의료

[건강] '마음의 감기' 우울증 … 처음 치료가 매우 중요

■ 전문의 칼럼
유성선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우현 전문의

  • 승인 2020-02-16 11:00
  • 신문게재 2020-02-17 12면
  • 박전규 기자박전규 기자
김우현
유성선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우현 전문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사람들은 2014년 약 59만 명에서 2018년 약 75만 명으로 28%가량 증가했다. 본인이 우울증인지 인지하지 못 하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겪고 있을 것이다.

우울증은 재발률 또한 높다. 처음 발병하고서 50%의 환자가 재발을 경험하며, 2번의 우울증을 경험하면 75%, 3번 이상의 재발을 경험하면 90%가 재발한다. 치료가 어느 정도 됐느냐에 따라서도 재발률이 다르다. 증상이 거의 사라질 때까지 치료하면 25%만 재발하지만, 우울 증상이 남아있던 경우는 76%에서 재발한다. 그래서 처음의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우울증의 원인과 관련해선 타고난 유전자가 연관돼 있다는 유전적 요인,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이 관련되어 있다는 신경생물학적 요인 등 여러 가지로 설명한다. 실제 상담에서는 대부분 어떤 사건을 겪고서 병원에 오게 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심리사회적 요인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본다. 가족, 직장을 포함한 대인관계 스트레스가 가장 많고 경제적인 문제, 원하던 진로를 선택하지 못했을 때의 좌절감으로도 많은 환자들이 방문한다.



우울감을 느낀다고 해서 모든 사람을 우울증으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우울증 진단기준을 보면 △하루 중 대부분 지속되는 우울감, △흥미와 의욕 저하, △사고력, 집중력의 감소, △죽음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 등의 항목이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일상생활의 변화다. 많은 고민 끝에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는 이유는 스스로 느끼기에 일상생활에서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예전보다 화를 많이 내거나, 의욕이 생기지 않거나, 집중력이 떨어져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변화로 불편을 겪은 탓이다. 예전과 너무 달라져서 불편함이 심해졌다면 우울증으로 의심할 수 있다. 이렇듯 대인관계와 업무능력에 변화가 생기면 바로 약을 복용하길 추천한다. 불편함이 빨리 좋아질수록 좌절감이 덜하고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는 시간도 빨라지기 때문에 자신감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드라마 속 우울증 환자들과 달리 실제 우울증 환자들 중 창백해진 얼굴로 머리를 싸매고 드러눕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의욕이 없고 집중력이 떨어졌지만 '일해야 돼, 화내면 안 돼'라고 자신을 다그치며 버티는 모습이 실제 우울증 환자들의 모습에 가깝다. 평소와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증상을 숨기게 되고 '아닐 거야, 아닐 거야' 하는 사이 치료가 늦어진다. 더 이상 일이 손에 안 잡히고 무기력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고 감정조절이 안 되는 상태에 이르러서야 주변의 권유로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에게 일어난 변화를 세상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그렇지만 이를 인정하기란 마치 시험을 보고 틀린 문제를 확인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당연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고, 누구에게나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우울증 치료제 중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약이 항우울제다. 항우울제로 우울증이 완치될 수 있는지 묻는 사람들에게는 쉽게 설명하기 위해 '1/3 원칙'을 이야기한다. 항우울제 치료를 시작하면 전체 환자의 1/3만 호전되고 2/3은 반응이 없어서 새로운 항우울제로 바꾸게 된다. 그러면 나머지 2/3의 1/3 정도는 좋아지는 식이다. 항우울제를 1년 동안 4번 정도 바꿨음에도 전체 환자의 2/3에서만 호전을 경험한다. 우울증 치료는 대부분 1년 이상 지속되는 장기전이다.

우울증을 검색해보면 재발 위험성을 경고하는 문구는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지만 '이 정도면 깨끗이 나았다'라는 완치 기준은 찾아보기 힘들다. 약을 오래 복용하더라도 재발을 막는 것이 의사들의 목표이다 보니 치료기간이 길어지게 된다. 그래서 '우울증 완치'를 검색하면 '우울증 약은 평생 먹어야 한다'라는 답변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완치판정은 의사마다 다를 수 있음을 전제로 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예전의 대인관계로 돌아왔는가, △다시 일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는가를 기준으로 한다. 100년도 더 전에 프로이트가 말했던 '행복한 삶이란 일과 사랑, 그것이 전부다'에서 가져온 기준이지만 지금 시대에도 충분히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유성선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우현 전문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포항서 방화 추정 불… "경찰 수사 절실"
  2. 충남대 상용직 노사갈등 160여일 만에 마침표…학내 신뢰 회복 과제
  3. 대전 갑천 엑스포다리 불꽃쇼 취소… 인파 밀집·안전사고 우려
  4. 2030년 완성기 맞는 세종시… 읍면동 활력 도모 방안은
  5. 대전 미분양 아파트 늘었는데…내년 주택시장 괜찮을까
  1. 사람 몰리는 오월드, 적자는 눈덩이… 도시공사 새 사장, 해법 나올까
  2. 단양 '시루섬 기적의 다리' 14일부터 유료 전환…성인 2천 원
  3. 이번엔 대동교… 트램 공사로 15일부터 왕복 2차로 축소
  4. 허태정 슈퍼위크…정부지원 촉구 시도지사 연대강화
  5. 제3회 서포 김만중 문학기행 성료…한글 문학의 발자취를 따라서

헤드라인 뉴스


[2026 국감] 병무청 국감, 예체능 병역특례 제도 등 쟁점

[2026 국감] 병무청 국감, 예체능 병역특례 제도 등 쟁점

12일 대전정부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의 병무청 국정감사에선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일부 선수들의 부적절한 언행과 함께 대중문화 분야와의 공정성 문제 등이 지적됐는데 홍소영 병무청장은 "국민 의견을 고려해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병무청 국정감사는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 제도가 쟁점으로,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제도 개선을 주문하고 나섰다. 앞서 국방부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상대로 열린 국감에서도 병역특례 제도에 대한..

이번엔 대동교… 트램 공사로 15일부터 왕복 2차로 축소
이번엔 대동교… 트램 공사로 15일부터 왕복 2차로 축소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공사에 따라 오는 15일부터 동구 대동교 일대 차량 통행이 일부 제한된다. 60년 넘은 노후 교량을 철거하고 새 교량을 건설하는 공사로 2028년 6월까지 약 21개월간 기존 왕복 4차로가 2차로로 축소된다. 특히 19일부터 유성구 대덕대교, 11월에는 충남대학교 앞 온천교 개축공사까지 예정돼 있어 트램 공사에 따른 교통 불편이 대전 주요 도로 곳곳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12일 대전시에 따르면 도시철도 2호선 13공구에 포함된 대동교 개축공사로 10월 15일부터 대동오거리~베스티안병원네거리 구간의 차량..

대전역 쪽방촌 공공주택사업 손실 메꾸려 임대주택 분양 전환
대전역 쪽방촌 공공주택사업 손실 메꾸려 임대주택 분양 전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전역 쪽방촌 공공주택사업 장기간 지연으로 손실액이 증가하자 공공임대주택을 줄이고 분양주택을 늘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뤄진 사업 기간, 주민에게 이주비와 주거비 등은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고, 화재와 폭염 등에 따른 건강 피해조사는 물론 준공 때까지 거주할 이주대책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는 문제도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의원(대전 서구갑)이 국토교통부와 LH가 제출한 대전역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을 분석해 12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이 사업은 2022년 6월 착공해 2026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덕구의회 파행에 뿔난 주민과 단식 돌입한 김찬술 구청장 대덕구의회 파행에 뿔난 주민과 단식 돌입한 김찬술 구청장

  • 코로나19 무료 예방접종 오늘부터 시작 코로나19 무료 예방접종 오늘부터 시작

  • 대전 주말 축제 ‘북적북적’ 대전 주말 축제 ‘북적북적’

  • 모래판 위에서 펼쳐진 한판 승부 모래판 위에서 펼쳐진 한판 승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