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학교에 갔으면" 개학 연기에 학부모 고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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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학교에 갔으면" 개학 연기에 학부모 고충

긴급 돌봄교실 프로그램 사실상 부재
감염 우려로 보내기도 어렵고 가정학습 관리도 안돼

  • 승인 2020-03-11 17:17
  • 신문게재 2020-03-12 3면
  • 전유진 기자전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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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개학 연기를 대비해 내준 초등학생 과제물 목록
맞벌이 직장인 이 모(39) 씨는 초등학생 1학년 아이를 타지에 있는 부모님 댁으로 보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에 따른 우려로 개학이 재차 연기되면서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서다.

부부가 교대로 쓰던 연차도 더는 쓸 수가 없고, 감염이 우려돼 긴급 돌봄 교실도 보낼수가 없는데다, 집에만 있는 아이들이 스마트폰이나 PC방에 전전하는 것도 한계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가정 지도용으로 안내 받은 과제물 목록도 무용지물이었다. 맞벌이 부부인 탓에 자녀를 앉혀놓고 가르칠 수도 없는 데다 과제물 대부분이 선행학습을 하지 않으면 완성할수가 없는 것들 투성이다.



이 씨는 "오후 7시까지 돌봄 교실이 연장된다고 발표됐지만 우리 아이만 교실에 우두커니 앉아 있게 하는 것도 고역이고, 그렇다고 집에 아이들만 두는 것도 맘이 놓이지 않아 결국은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SOS를 치고야 말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초중고 개학이 연기되면서 자녀를 둔 부모들이 발만 구르고 있다.

저학년 자녀를 둔 부모들은 보육 목적으로 보내던 돌봄 교실이나 학원에 감염 우려로 인해 보내기가 꺼림칙 하다.

이러한 걱정을 감안하고 보내더라도 갑작스럽게 진행되는 긴급 돌봄에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해 자녀 관리가 안되는 탓이다.

직장인 이 모 씨는 "돌봄 교실에도 며칠 보내 봤지만 아이 3명 정도 출석하는 데다 책을 읽히는 게 전부라 아이가 외로워하고 상당히 지루해 했다"며 "시간이 연장되더라도 오전 이후 집으로 귀가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개학이 3주 연기되면서 맞벌이 부부는 돌봄 휴가를 길게 낼 수도 없다. 실제로 개학 연기 기간은 평일 기준 15일이라 최대 10일 돌봄휴가로 부족하다. 정부는 맞벌이 부부의 경우 교대로 돌봄휴가를 사용하면 20일까지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어렵사리 돌봄휴가를 내는데 성공한 부모도 아이 교육에 있어 고충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안내한 온라인 학습 사이트나 과제물 등에 학교나 교사의 관리가 부족하고 강제성이 없다 보니 자녀가 자발적으로 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가 어렵다.

학부모 김 모 씨는 "가정 지도용으로 보낸 과제물이나 온라인 학습을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자녀 혼자 하기엔 자녀의 눈높이에 맞지 않게 어렵거나 양도 상당하기 때문"이라며 "교육을 위해 차라리 그냥 학교를 보내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전유진 기자 brightbb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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