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문화유산헌장 ‘보존·전승' 그대로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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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문화유산헌장 ‘보존·전승' 그대로 살려야

  • 승인 2020-03-25 17:51
  • 신문게재 2020-03-26 23면
문화재청이 25일 문화유산헌장 개정 계획을 밝혔다. 23년이 지난 지금 읽어봐도 표현상 하자나 시대에 역행하는 문구는 없다. 헌장 전문과 조문에 걸쳐 보존 의지로 가득하지만 훼손·망실하면 찾기 힘든 문화재 특성상 당연한 것이다. 응답자의 70.5%가 개정 필요 의견을 제시했어도 이러한 정신은 더 강조돼야 마땅하다. 다만 사회 변화와 새로운 가치가 담기지는 않았다.

1997년 문화유산의 해에 맞춘 문화유산헌장은 조선총독부 건물을 허물고 의기양양하던 김영삼 정부 시절 만들었다. 시기적으로 창덕궁과 수원 화성이 전 인류 공동의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문화유산에 등극한 직후였다. 그런데 보존과 멸실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문화유산 실태를 보면 그때와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원래 모습대로 보존'이라는 헌장 정신은 변함없이 선언적 내용 이상의 가치가 있다.

개정 추진 배경은 공동체적 참여 가치와 관련된 '활용'에 방점이 찍힌다. 문화유산이 누구나 누릴 대상이라는 말은 물론 틀리지 않다. 소수서원, 돈암서원 등 '한국의 서원'까지 세계유산 14건(자연유산 포함)을 보유한 문화유산 선진국답게 보존 중심 시각에서 벗어날 때는 됐다. 문화유산에 대한 애호는 그대로 고취하면서 즐기고 체험하는 '자원화'에 대한 서술을 추가하면 될 것 같다.

그 대신, 공론화를 거쳐 헌장에 추가할 때도 문화유산 보호 의지는 계속 강조돼야 한다. 지난해 외국인 1750만명이 한국을 방문한 데서 문화유산 신한류의 한 가능성을 발견한다. 그럴수록 원래 모습대로,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도굴이나 불법 거래로부터 보호할 헌장 정신은 유지하는 것이 맞다. 경주 지진 피해로 세계문화유산인 불국사와 석굴암이 흔들린 사실도 기억에서 소환해야 한다. 국제 경향과 문화경제를 아무리 따져도 훼손해선 안 될 가치가 있다. 다름 아닌 문화유산의 보존과 전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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