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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9시 10분, 김동규 대덕우체국 집배원은 복지 등기 배달을 위해 법동의 한 아파트를 방문했다. (사진=김지윤 기자) |
22일 오전 9시 10분께 대전 대덕우체국 소속 김동규 집배원은 '복지 등기' 배달을 위해 법동의 한 아파트를 방문했다. 집배원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시킨 게 없는데요?"라며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고, 김 씨는 "복지 등기에요. 대덕구청에서 어르신 잘 계시는지 여쭤보라고 보냈어요"라며 방문 이유를 말했다.
김 씨는 등기 수령자인 어르신을 살피며 "병원은 다니세요? 불편하신 건 없는지 확인하려 해요"라며 간단한 몇 가지 질문을 건넸다. "잘 지내고 있어요. 와줘서 고맙네요"라는 대답에 집배원은 이를 토대로 꼼꼼히 체크리스트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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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집배원은 거주자의 상태를 확인한 후 복지 등기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
2022년 7월부터 서울 서대문구, 부산, 전남 등 8개 지자체에서 시작됐던 해당 사업은 올해 4월부터 전국으로 확대됐다. 현재 대전에서는 유성구와 대덕구가 복지 등기 사업에 참여했고 각각 170가구, 1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매달 한 번 집배원들은 단전·단수·체납 등에 처한 위기 의심 가구에 대한 목록을 해당 자치구로부터 받으면 그 가구를 직접 방문해 생활·안전 상태 등을 확인한다.
집배원은 가정을 방문해 수령인을 관찰하고 이를 토대로 '복지등기우편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담당 공무원에게 전달하게 된다. 해당 정보를 전달받은 지자체는 현재까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위기 의심 가구를 찾아 복지를 지원하는 데 중요한 참고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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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우정본부 집배원들은 복지 등기를 배달하는 과정에서 거주자들의 상태를 확인한 후 체크리스트를 작성한다. 이후 작성된 내용은 담당 공무원에게 전달 돼 위기 의심 가구를 찾아 복지를 지원하는 데 중요한 참고 정보로 활용하게 된다. (사진=대덕구청 제공) |
실제로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대덕구 석봉동 담당 유기준 집배원은 배정받은 2가구를 방문했으나 모두 빈집이었다. 유 집배원은 "우체국이에요. 계십니까?"라며 초인종을 누르고 사람이 나오길 기다렸으나 거주자를 만나지 못했다. 결국 '우편물 도착 안내서'를 현관 앞에 붙인 뒤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유 씨는 "수령자를 못 만나면 한 차례 재방문한다. 그때도 사람이 없으면 우편함에 등기물을 놓고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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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10시 30분께 유기준 집배원이 대덕구 석봉동의 한 가구를 방문했으나 인기척이 없자 현관 앞에 우편물 도착 안내서를 부착하고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
김동규 집배원은 "몇 달 전 배달 지역 인근에서 고독사로 돌아가셨던 어르신이 계셔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다시는 그런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위기 가구들을 찾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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