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취재] 복지 소외로 인한 비극 막자… 대전 위기가구 집배원이 찾는다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동행취재] 복지 소외로 인한 비극 막자… 대전 위기가구 집배원이 찾는다

4월 말부터 대전 대덕구·유성구 우정본부 '복지 등기' 사업 시작
270가구 대상… 위기 의심가구 대상 방문해 생활·안전 상태 확인
집배원 체크리스트 작성 후 공무원 전달… 복지 지원 참고 정보

  • 승인 2023-05-22 17:45
  • 신문게재 2023-05-23 1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KakaoTalk_20230522_155916716_02
22일 오전 9시 10분, 김동규 대덕우체국 집배원은 복지 등기 배달을 위해 법동의 한 아파트를 방문했다. (사진=김지윤 기자)
"어르신, 식사는 하셨어요? 아프신 곳은 없으시죠?"

22일 오전 9시 10분께 대전 대덕우체국 소속 김동규 집배원은 '복지 등기' 배달을 위해 법동의 한 아파트를 방문했다. 집배원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시킨 게 없는데요?"라며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고, 김 씨는 "복지 등기에요. 대덕구청에서 어르신 잘 계시는지 여쭤보라고 보냈어요"라며 방문 이유를 말했다.

김 씨는 등기 수령자인 어르신을 살피며 "병원은 다니세요? 불편하신 건 없는지 확인하려 해요"라며 간단한 몇 가지 질문을 건넸다. "잘 지내고 있어요. 와줘서 고맙네요"라는 대답에 집배원은 이를 토대로 꼼꼼히 체크리스트를 작성했다.

KakaoTalk_20230522_155916716_01
김동규 집배원은 거주자의 상태를 확인한 후 복지 등기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송파 세 모녀 사건 등 복지 소외로 인한 비극이 잇따르자 우정사업본부는 지자체와 손잡고 '복지 등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4월부터 대전 일부 우정사업본부에서도 자치구와 협약을 통해 복지 위기 가구 발굴에 팔을 걷어 부쳤다.

2022년 7월부터 서울 서대문구, 부산, 전남 등 8개 지자체에서 시작됐던 해당 사업은 올해 4월부터 전국으로 확대됐다. 현재 대전에서는 유성구와 대덕구가 복지 등기 사업에 참여했고 각각 170가구, 1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매달 한 번 집배원들은 단전·단수·체납 등에 처한 위기 의심 가구에 대한 목록을 해당 자치구로부터 받으면 그 가구를 직접 방문해 생활·안전 상태 등을 확인한다.

집배원은 가정을 방문해 수령인을 관찰하고 이를 토대로 '복지등기우편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담당 공무원에게 전달하게 된다. 해당 정보를 전달받은 지자체는 현재까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위기 의심 가구를 찾아 복지를 지원하는 데 중요한 참고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

KakaoTalk_20230522_155917406
대덕우정본부 집배원들은 복지 등기를 배달하는 과정에서 거주자들의 상태를 확인한 후 체크리스트를 작성한다. 이후 작성된 내용은 담당 공무원에게 전달 돼 위기 의심 가구를 찾아 복지를 지원하는 데 중요한 참고 정보로 활용하게 된다. (사진=대덕구청 제공)
집배원들이 복지 사각지대를 발로 뛰어 찾고 있지만 부재중인 가정이 많아 모든 대상자를 확인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대덕구 석봉동 담당 유기준 집배원은 배정받은 2가구를 방문했으나 모두 빈집이었다. 유 집배원은 "우체국이에요. 계십니까?"라며 초인종을 누르고 사람이 나오길 기다렸으나 거주자를 만나지 못했다. 결국 '우편물 도착 안내서'를 현관 앞에 붙인 뒤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유 씨는 "수령자를 못 만나면 한 차례 재방문한다. 그때도 사람이 없으면 우편함에 등기물을 놓고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KakaoTalk_20230522_155916716
22일 오전 10시 30분께 유기준 집배원이 대덕구 석봉동의 한 가구를 방문했으나 인기척이 없자 현관 앞에 우편물 도착 안내서를 부착하고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집배원들과 함께 하는 복지등기사업은 대전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함께 복지 담당 공무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규 집배원은 "몇 달 전 배달 지역 인근에서 고독사로 돌아가셨던 어르신이 계셔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다시는 그런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위기 가구들을 찾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청권 7월 본격 장마 예상…올해 평년보다 강수량 많아 '주의'
  2. 세종시 청렴도 하락세, "공정한 인사와 상호 존중이 해법"
  3. 대형 참사 잇따른 대전서 '119 정밀위치추적' 전국최초 실증 나선다
  4. 대전 RISE 평가 결과 대학들 이의제기… 등급조정 가능할까
  5. 건양대병원 '의료 데이터 스페이스 실증사업' 본격 착수
  1. [2026 기초기본캠페인] “한 명도 놓치지 않는다” 비래초 아하교실… 기초학력 전문교원이 만드는 변화
  2. 여름 반기는 주황빛 능소화
  3. 충남교육청 7월 1일자 인사 단행… 부이사관 승진 2명 등 총 652명 규모
  4. 문창동 화재피해 복구 돕는 손길
  5. 개원 준비로 분주한 대전시의회

헤드라인 뉴스


[6·25 76주년] 참전유공자 ‘마지막 예우’ 지역별 제각각

[6·25 76주년] 참전유공자 ‘마지막 예우’ 지역별 제각각

"올해 6·25 참전유공자 서른다섯 분이 별세하셨어요." 매년 참전 영웅의 마지막 길을 지키고 있다는 무공수훈자회 대전지부는 24일 "시간이 지나며 한 분 한 분 역사의 뒤안길로 떠나는 만큼 마지막까지 이분들에게 최고의 예우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달까지 대전에서 6·25 전쟁, 월남전 참전 유공자를 포함한 참전용사 및 무공수훈자 125명, 지난해에는 226명이 별세했다. 무공수훈자회 대전지부는 정부 지원을 받아 매년 '장례 의전 선양 행사'를 치르고 있다. 빈소를 찾아 태극기와 대통령 근조기를 비치하고 관포 의식을 통해 경..

전 세계 e스포츠 팬들 대전에 모인다… `MSI 2026` 카운트다운 시작
전 세계 e스포츠 팬들 대전에 모인다… 'MSI 2026' 카운트다운 시작

전 세계 e스포츠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글로벌 디지털 축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2026(이하 MSI 2026)'이 이틀앞으로 다가왔다. 28일 개막을 시작으로 7월 12일까지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회는 단순한 게임 이벤트를 넘어, 대전이 세계적인 e스포츠 허브로 공고히 자리매김하는 역사적인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5년 첫발을 뗀 MSI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종목에서 하반기 열리는 '월드 챔피언십(롤드컵)'과 함께 양대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 대회다. 2026년 LoL 이스포츠..

[청년이 미래-3편] 결혼부터 주거까지, 청년부부 든든한 출발을 지원합니다
[청년이 미래-3편] 결혼부터 주거까지, 청년부부 든든한 출발을 지원합니다

"결혼을 계획하고 있지만, 치솟는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에 선뜻 미래를 설계하기가 망설여집니다." 결혼을 앞두고 미래 설계를 시작한 청년들이 마주한 가장 솔직한 고백인데요.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으로 가정을 꾸리기도 전에 망설임부터 앞서는 청년부부들. 대전의 청년부부라면 절대 놓쳐선 안 될 '특급 지원 사업' 두 가지를 짚어봤습니다. 결혼 초기 정착을 돕는 단비 같은 정책, '청년부부 결혼장려금 지원사업'과 신혼집 주거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춰주는 '청년부부 주택 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사업'이 그 주인공인데요. 먼저 '청년부부 결혼장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개원 준비로 분주한 대전시의회 개원 준비로 분주한 대전시의회

  • 여름 반기는 주황빛 능소화 여름 반기는 주황빛 능소화

  • 문창동 화재피해 복구 돕는 손길 문창동 화재피해 복구 돕는 손길

  •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월드컵 응원 고조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월드컵 응원 고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