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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 기상청장 |
최근 사람들의 소비 성향은 날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실질적으로 기업의 매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렇듯 날씨를 잘 활용한다면 높은 판매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비 오는 주말에 홈쇼핑 매출이 증가하고, 여름철 기온이 올라갈수록 편의점 음료, 아이스크림은 매출이 급증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특히, 콜라는 기온이 25도를 넘으면 매출이 급증하는 상품으로 1도 오를 때마다 15%씩 판매량이 증가한다. 이처럼 날씨와 매출의 상관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매출 향상의 기회를 잃을 수 있다 보니 편의점에서는 단말기에 날씨와 관련해 과거 매출량을 근거로 오늘 얼마나 팔릴지 예측량을 표기하기도 한다. 비단 유통업뿐만 아니라 외식업에도 날씨는 많은 영향을 준다. 날씨로 식자재 공급이 어려워 1년 내내 제공하지 못하는 메뉴가 있을 수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철 메뉴 대신 '테마 메뉴'를 개발하여 대응하고 있다.
TV 광고 역시 날씨에 따라 전략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에어컨의 디지털 광고는 날씨에 따라 영상이 달라진다. 날씨에 맞는 기능을 중심으로 각각 다른 광고가 나가는데 지역에 따라 영상에 등장하는 배경도 다르다. 더운 날씨가 기승을 부리는 날은 '냉방기능'을 강조한 영상이, 습도가 높은 날에는 '제습기능'을 강조한 영상이 송출되는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활용한다. 이번 주 날씨 동향을 고려해 어떤 제품을 사면 좋을지 추천까지 해주는 온라인 쇼핑몰도 등장했으며, 이 추천기능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날씨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면서 미국은 관련 기업만 350여 개 정도이며, 기상학자도 5천명에 달한다고 한다. 세계기상기구(WMO)보고서에 따르면 날씨정보의 활용가치는 연간 3조 5천억~6조 5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기상정보의 활용이 매출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에 방대한 기상 자료들을 활용하고 가공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상청에서는 이러한 기상정보를 경영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기상산업에 기여하거나, 기상산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한 기업과 개인을 발굴하여 포상하는 '대한민국 기상산업 대상'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기상정보 활용 가치를 확산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기상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기상 정보를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뛰어난 영업사원을 곁에 두고 있는 것과 같다. 더운 날에는 부채만 팔고, 비가 오는 날에는 우산만을 팔도록 하는 현명한 어머니가 되는 것이 오늘날 이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한 교훈이 아닐까?
/김종석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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