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생활임금 1만 원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생활임금 1만 원

임효인 행정과학부 기자

  • 승인 2019-09-04 16:18
  • 수정 2020-07-19 10:25
  • 신문게재 2019-09-05 22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임효인


전국 여러 지자체의 생활임금은 이미 올해부터 1만 원이 넘어갔다. 반면 대전시의 올해 생활임금은 9600원. 이 사연 맞은 숫자는 내년도 생활임금을 지켜보게 만든다. 노동자가 실질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주거비나 교육비 등을 고려해 책정한 임금. 생활임금의 정의다. 최저임금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고 판단한 서울시가 최초로 도입했다. 지자체나 교육청, 산하 공사공단에 일하는 노동자들이 이 임금을 적용받는다. 지자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최저임금보다 1000원가량 더 많은 시급이다. 대전에선 대전시를 비롯해 현재 서구와 유성구, 대덕구가 생활임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내년도 생활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시기가 왔다. 이미 논의를 마친 지자체 중엔 내년도 '1만 원 시대'를 열게 됐다며 기뻐하는 곳도 있다. 대전시도 오는 6일 내년도 생활임금 논의를 위한 첫 위원회를 연다. 올해 대전시의 생활임금 9600원은 당초 9719원일 수도 있었는데 위원회가 합의한 금액을 최종결정하는 허태정 대전시장이 169원을 삭감하면서 9600원으로 결정됐다. 허 시장은 지난 2015년 유성구청장 재임 시절 중부권 최초로 생활임금을 도입한 장본인이다. 노동자의 삶을 고려한 좋은 취지였고 높게 살 만한 일이다. 그랬던 그가 대전시장이 된 첫해 생활임금 논란이 일었고 노동에 대한 그의 철학까지도 도마에 올랐다. 노동의 가치를 우선한다는 허 시장이었기 때문에 169원이란 금액은 사실 그 액수보다 가치의 문제가 컸기 때문이다. 지난해 생활임금을 둘러싼 논란을 잠식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대전시의 내년도 생활임금 1만 원은 달성돼야 마땅하다. 꼭 지난 이유를 부여하지 않아도 '시민'을 강조하는 대전시가 시민의 기본적이고 실질적인 생활에 보다 관대한 결정을 내릴 필요가 분명 있다.

전국민주노조연맹 대전지부는 4일 기자회견을 통해 "생활임금 인상은 노동자의 임금인상 효과도 있지만 민간영역으로 파급돼 우리 사회 전반의 저임금 문제 해결에 긍정적 효과가 있고 소득주도 성장의 발판이 돼 지역경제와 노동자 서민의 삶을 개선하는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1만 원이 무산된 현시점에서 지방분권을 부르짖는 대전시가 해야 할 적극적인 자세가 무엇인지 알 것이다. 대전시가 내년도 '생활임금 1만 원' 시대를 열 수 있길 고대한다. 덧붙여 현재 생활임금제도를 운영하고 있지 않은 동구도 생활임금제 도입을 위한 노력에 보다 애썼으면 한다. 늦었지만 제도 도입을 확정 지은 중구의 결정도 환영한다.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자치구 역시 보다 노동자를 위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 모든 노동의 가치가 동등하게 인정받는 지역이 곧 모두가 살기 좋은 도시의 모습이다. 살기 좋은 대전을 위한 현명한 결정 과정을 우리 모두가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임효인 행정과학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국민의힘 대전시당 "이재명 정부, 충청권 철저히 배제"… 이 대통령 방문 전 기자회견
  2. 충남도의회 오인철 의원, 후계농업인 미래 위한 헌신 공로 인정받아
  3. AI헬스케어부터 전통음식까지… 중소기업들 제품 홍보 '구슬땀'
  4. 대전시한의사회, 한국조폐공사와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 협약
  5. 이재명 대통령, ‘충청의 마음을 듣다’
  1. 2025 대한민국 중기박람회 부산서 개막 '전국 중소기업 총출동'
  2. 건양대병원, 전 교직원 대상 헌혈 참여 캠페인 전개
  3. 중도일보·대전MBC, 2025년 2분기 '목요언론인클럽 이달의 기자상' 수상
  4. 월드비전, 아산시에 1,000만원 냉방용품비 지원
  5. 동구아름다운복지관, 폭염대비 시원한 여름나기 사업 진행

헤드라인 뉴스


대전 온 李대통령 "대전, 前정부 R&D 예산 삭감에 폭격"

대전 온 李대통령 "대전, 前정부 R&D 예산 삭감에 폭격"

이재명 대통령은 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국민소통 행보, 충청의 마음을 듣다'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타운홀미팅에서 "우리가 기억하는 박정희 시대에는 성장을 위해 결국 한 쪽으로 (자원을)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며 "고도성장기에는 성장을 위한 자원 배분이 한 쪽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거의 특권 계급화된 사람들이 생겼다. 이제 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균형발전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중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룬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며 "재벌이라고 하는 대기업 군단으로 부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41. 대전 서구 가장동 돼지고기 구이·찜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41. 대전 서구 가장동 돼지고기 구이·찜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트로트 신동 김태웅, 대전의 자랑으로 떠오르다
트로트 신동 김태웅, 대전의 자랑으로 떠오르다

요즘 대전에서, 아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초등생이 있다. 청아하고 구성진 트로트 메들리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고 있는 대전의 트로트 신동 김태웅(10·대전 석교초 4) 군이다. 김 군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건 2년 전 'KBS 전국노래자랑 대전 동구 편'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당시 김 군은 '님이어'라는 노래로 인기상을 받으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공중파 TV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 군은 이후 케이블 예능 프로 '신동 가요제'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김 군은 이 무대에서 '엄마꽃'이라는 노래를 애절하게 불러 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이재명 대통령, ‘충청의 마음을 듣다’ 이재명 대통령, ‘충청의 마음을 듣다’

  • 취약계층을 위한 정성 가득 삼계탕 취약계층을 위한 정성 가득 삼계탕

  • 대통령 기자회견 시청하는 상인들 대통령 기자회견 시청하는 상인들

  • 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 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