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드라마 여주인공 울린 그 병, 이제 못 볼지도

  • 문화
  • 건강/의료

[건강]드라마 여주인공 울린 그 병, 이제 못 볼지도

숨 통로인 '간질' 단단한 섬유조직으로 변화 최근 새로운 약제 개발로 '불치병' 인식 개선

  • 승인 2016-05-02 13:24
  • 신문게재 2016-05-03 12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건강하게 삽시다]특발성 폐섬유증


▲ 정인범 교수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 정인범 교수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드라마 속 비운의 여주인공들이 많이 걸렸던 결핵, 백혈병 등의 질환은 요즘은 잘 등장하지 않는다. 또 암 선고도 완치확률이 높아지면서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에서 드물어졌다. 대신 그 자리를 낯선 희귀병들이 메웠다. 루게릭병, 조로증, 투렛증후군 등 이름조차 생소한 희귀질환이 많다. 이러한 희귀질환 중 하나인 특발성 폐섬유증은 이제 드라마의 소재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는 희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특발성 폐섬유증에 대해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정인범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특발성 폐섬유증이란?=폐는 기도와 간질(間質·기관 사이에 있는 결합조직)로 이루어져 있다. 기도는 숨을 쉴 때 공기가 이동하는 통로이며 간질은 기도의 끝부분에 해당되는데, 여기서는 체내의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배출되고 산소가 혈액 속으로 흡수된다. 즉 가스교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부분은 원래 매우 얇고 연한 조직인데, 폐섬유증에 걸리면 단단하고 질긴 섬유조직으로 변화한다. 간질은 두꺼워지고 단단해지며 정상적인 구조가 파괴된다. 결과적으로 폐가 수축하여 폐활량이 줄어들고 가스교환이 어려워진다. 이러한 변화가 원인불명으로 발생하는 경우를 '특발성 폐섬유증'이라고 부른다.

▲증상과 진단=특발성 폐섬유증은 아무런 증상이 없이 엑스레이 사진에 이상이 있어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마른기침과 호흡곤란이 주 증상이다.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지속적으로 폐활량이 감소해 서서히 호흡장애에 이르는데, 비교적 안정적인 경과를 보이다가 급성으로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일부 환자들은 진행이 처음부터 매우 급격하여 1년을 버티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 년 동안 매우 안정적인 상태로 지내는 환자도 있다. 즉 특발성 폐섬유증은 개개인별로 매우 다양한 경과를 보인다.

진단을 위해서는 학회의 진단기준을 따르며, 전형적인 병력을 가진 환자에게는 흉부 CT검사와 폐기능검사, 면역혈액검사 등을 시행하고, 이들 소견이 기준에 부합하면 진단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검사결과들이 비전형적인 경우가 많아서 수술적 조직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최종진단은 호흡기내과 뿐만 아니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 다학제간 소견을 종합하여 확진을 내리고 있다.

▲특발성 폐섬유증의 치료=호흡곤란이 심한 환자는 가정 내 산소치료를 하게 된다. 호흡재활치료도 증상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최종적으로 폐 이식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그동안 고전적으로 스테로이드제나 항산화제, 면역조절제, 산분비 억제제 등의 약물을 써왔지만 일부환자에게 효과를 보일 뿐 전체 환자를 두고 보았을 때에는 폐기능 호전에 긍정적인 효과가 없었으며 사망률 감소를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그렇기 때문에 특발성 폐섬유증은 특효약이 없는 '불치병'이라는 질환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최근에 새로운 약제들이 개발되었다. 약제의 효능은 환자의 폐활량이 감소하는 속도를 늦춰주는 것이다. 이미 손상된 폐기능을 회복시킬 수는 없지만 남아있는 폐 기능을 보존하는데 의미 있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발성 폐섬유증의 합병증=특발성 폐섬유증은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질환이다. 말기에 호흡부전이 심해진다. 비고적 서서히 진행하다가 갑자기 나빠지는 급성 악화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폐렴이 일반인보다 자주 발생하고, 가벼운 감기도 위험할 수 있다. 그 밖에 폐동맥 고혈압이나 심부전증 등 심혈관계 질환도 합병될 수 있다. 간혹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는 독감예방접종을 하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환자가 있는데, 예방접종은 반드시 받아야 한다. 독감은 특발성 폐섬유증 뿐만 아니라 모든 만성 폐질환에서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발성 폐섬유증 예방법과 당부=과거에는 특발성 폐섬유증은 '약이 없다'라는 표현을 쓸 만큼 불치병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새로 개발된 약제들은 폐기능 보호에 효과가 입증이 되었기 때문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 폐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항상 몸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 감기 같은 사소한 질환이라도 걸리지 않도록 늘 신경 써야 한다. 어르신들이 어린 손자와 손녀들을 볼 때 감기 걸리지 않도록 매우 신경 쓰고 정성을 기울이는 것처럼 말이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동남서-압구정KM 성형외과, 마약범죄예방 나선다
  2. 한덕수 대행 “직면한 위기, 제가 해야하는 일 하고자”… 총리 사퇴
  3.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4. 보이스피싱 예방, 우리가 앞장선다
  5. [르포] "안전한 게 맞나요?"…관저다목적체육관 천장 낙하에 불안 고조
  1. 대전관광공사.과학산업진흥원 이달 원도심 행… 산하기관 이전 신호탄
  2. 대전시, 국토부 '수소교통 복합기지 구축'공모 최종 선정
  3. 충남교육청 장애학생 위기행동 중재 지원 강화 "모두가 안전한 학교로"
  4. 도시재생 뉴딜사업 핵심 어울림그린센터 본격 착수
  5. 청주공항 활성화에 대전시 힘 보탠다

헤드라인 뉴스


최상목까지 사퇴, 이주호 사회부총리 대통령 대행… 사상 초유

최상목까지 사퇴, 이주호 사회부총리 대통령 대행… 사상 초유

한덕수 국무총리에 이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사표를 제출하면서 국무위원 서열 4위인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3 대선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그에 따른 대통령 파면 후 국정을 안정적으로 책임지겠다던 한 총리와 최 부총리가 모두 약속을 파기하면서 정치권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최 부총리는 1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 상정에 앞서 본회의장을 떠났고 오후 10시 30분 전후 사의를 표명했다. 한 대행은 정부서울청사로 돌아와 집무실에서 최 부총..

한덕수, 대선출마 선언…"임기단축 개헌후 대선·총선 동시실시"
한덕수, 대선출마 선언…"임기단축 개헌후 대선·총선 동시실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기 첫날 대통령 직속 개헌 지원기구를 만들어 개헌 성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3년 차에 새로운 헌법에 따라 총선과 대선을 실시한 뒤 곧바로 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 첫해에 개헌안을 마련하고, 2년 차에 개헌을 완료하겠다"며 "개헌의 구체적인 내용은 국회와 국민들이 치열하게 토론해 결정하시되, 저는 견제와 균형, 즉 분권이라는 핵심 방향만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나..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어린이날 특별한 추억 선사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어린이날 특별한 추억 선사

세종시 베어트리파크가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5월 5일 아기 반달곰의 백일잔치를 포함해 다양한 어린이날 행사를 진행한다. 국내 유일의 행사로,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베어트리파크는 5월 1일부터 6일까지 무료 체험과 나눔, 마술쇼, 버블쇼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5월 5일에는 아기 반달곰의 백일잔치가 열리며, 관람객들은 마술과 버블쇼를 즐기며 아기 반달곰의 새로운 이름을 짓고 축하 노래를 부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외에도 5월 1일과 6일에는 입장객에게 선착순으로 새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