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식의 지역프리즘]대선후보들의 행정수도 이전

  • 오피니언
  • 최충식 칼럼

[최충식의 지역프리즘]대선후보들의 행정수도 이전

  • 승인 2016-08-31 14:01
  • 신문게재 2016-09-01 30면
  • 최충식 논설실장최충식 논설실장
▲ 최충식 논설실장
▲ 최충식 논설실장
'모든 길은 서울로'는 1394년 조선왕조의 한양 천도 이후 2016년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과거 한양(서울) 가려면 전주나 공주에서는 금강을 넘어, 진주에서는 거창과 추풍령과 천안을 경유했다. 대구는 낙동강 건너 상주와 문경 새재를 거쳤다. 강릉에서는 대관령, 제천을 거쳐 광나루나 송파나루를 건너 '상경'했다. 그렇게 모여든 전국 벼슬아치, 장사꾼, 선비, 구경꾼으로 서울은 흥성거렸다.

세종시를 바로 비교해본다. 출장 오가는 공무원과 아파트 보러 다니는 투자자를 뺀 순방문객은 얼마나 될까? 기대했던 인구 순이동은 충청권 안에서 이뤄졌다. 졸지에 대전 인구만 줄었다. 국회 출장 떠난 관료들의 하품 기사나 정부세종청사 공무원의 KTX 성추행이 관심 뉴스가 된다. 효율의 대안은 내놓지 않고 이 모두 비효율과 연관성이 있는 듯이 엮는다.

그러나 갖은 '음해'를 불문하고 세종시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선거에서 재미 보려는 속셈만 있었다면 시작부터 가능했을까? 2002년 노무현의 추억을 되살려 수도권 단체장인 남경필과 박원순, 또 안철수 등 대권주자가 줄줄이 행정수도 이전 군불 때기를 시도한다. 남경필의 수도권 규제완화 '독소조항'이 지적도 받지만(배재대 최호택) 수도 이전과 수도권 규제완화는 별개 사안이다.

다른 건 두고 인구만 본다. 조선 철종 때 서울은 20만 4000여명, 세종시 인구보다 약간 적었다. 서울이 해방 당시에 현 청주 83만명보다 많은 90만명, 6·25 직후에 얼추 대전만 한 157만명이었을 때도 천도는 불필요했다. 그러다 중도일보가 복간하던 1888년에 국토 0.6%인 서울이 인구 1000만명을 돌파한다. 2020년 경기도 인구 1700만명이 되면 수도권 전체가 3000만명이라는 겁나는 시뮬레이션도 나왔다. 한성백제까지 서울을 소급해 2000년 고색창연한 신시(神市)처럼 떠받들지 말고 과감한 인구 분산책을 펴야 할 시기다.

그런데 문제는 서울이 수도라는 헌법적 관습인데 그걸 깨려면 헌법에 “대한민국의 수도는 세종특별시로 한다”고 못박는 유일무이한 방법이 있다. '잠룡'들의 주장이 때로 순진하고 무분별하게 들리는 이유다. 한양 천도 때 반대론의 논거는 민심 동요와 물력 소모였다. 행정수도(도시) 초기의 국론 분열과 천문학적 비용 소요와 놀랍도록 닮아 있다. 구특권층의 진짜 걱정은 개경에 쌓아둔 특권의 구조물이었다. 무엇이 얼마나 어떻게 지금과 다른가.

중앙부처는 세종시로 대거 이전했다. 하지만 서울의 독점적 위세는 조선시대도 이러진 않았다. '사실상의 행정수도'는 50만, 80만 인구로만 채워질 성질은 아니다. 정말로 대한민국을 리빌딩할 자신이 없으면 대선 밥상에서 천도의 숟가락을 치워야 할 것이다. 행정의 분배만 이뤄진 단계에서 가능한 선택지는 국회 분원이고 다음이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다. 이는 긍정의 힘만으로는 힘들다.

최충식 논설실장
흔히 말하는 명품도시도 그렇다. 좋은 직장과 학교, 좋은 환경, 상품으로 치면 최고의 품질과 디자인을 갖춘 도시, 더 직설적으로는 '주부'들이 살고 싶은 명품도 어렵지만 천도(행정수도 이전)는 그보다 어렵다. 정치적 분열과 반목, 단식과 삭발로는 이룰 수 없음을 익히 경험했다. 잽이나 몇 번 날려볼 사안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인가. '중도일보 역대추진사업' 동판이 유달리 커 보인다. 대전천도추진위원회<사진> 사진에 안 나타난 대전정부청사유치추진위원회도 있다.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그 시절, 천도를 주도했고 그 결실이 정부대전청사이며 세종청사라는 자부심에 뿌듯하다. 로마든 서울이든 세종이든 '모든 길'이 통한다 함은 교통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을 뜻한다. 14세기 말 한양 천도와 21세기 세종 천도론이 묘하게 겹치는 창간 65주년의 소회는 더 특별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유성복합 개장 이후 서남부터미널 통폐합 '화두'
  2. 수사기관 사칭 보이스피싱, 이번에도 피해자는 모두 20~30대
  3. "의대 가려고 이사 고민"…'지역의사제' 도입에 충청권 전입 늘까
  4. 대전역 물품보관함 돌며 카드·현금 수거… 보이스피싱 수거책 구속
  5. [건양대 글로컬 비전을 말하다] 국방·의료에서 AI까지… 국가전략 거점으로 진화한다
  1. 대전·충남 시도의장 행정통합 관련 기자회견
  2. 대전보훈청-대전운수, 설명절 앞두고 후원금 전달식
  3. 자율주행버스 시범운행
  4. [교단만필] 2026년의 변화 앞에서도 변치 않을 기다림의 하모니
  5. [사이언스칼럼] 지능형 화학의 시대

헤드라인 뉴스


"의대 가려고 이사 고민"…`지역의사제` 도입에 충청권 전입 늘까

"의대 가려고 이사 고민"…'지역의사제' 도입에 충청권 전입 늘까

2027학년도 대입부터 '지역의사제' 전형이 도입되면서 자녀 의대 입시를 위해 이사를 고려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으로의 전입을 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역의사제 지정 지역 일반고등학교 수를 따진 결과, 전국에서 충청권이 세 번째로 많은 데다 타 권역에 비해 고3 300명 이상의 대형 고교도 가장 많기 때문이다. 지역 인구유입과 수도권과의 의료 격차 해소책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반대로 위장전입 등 부작용 우려도 적지 않다. 29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지역의사제 지정 지역 일반고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

대전에 사람이 모여든다... 일류경제도시로 상한가 `대전`
대전에 사람이 모여든다... 일류경제도시로 상한가 '대전'

대전에 사람이 모여들고 있다. 도시 경쟁력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할 단어는 '사람'이다. 경제와 문화, 생활 등 지역의 미래는 결국 사람이 만들기 때문이다. 저출산, 고령화와 수도권 집중화로 인구소멸을 우려하는 시기에 대전시의 인구 증가세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인구감소·지방소멸 현황 및 과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비수도권 지자체의 77%는 현재 지역의 인구감소 및 지방소멸 위험 수준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대전시는..

민주당, 정식 명칭은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약칭은 ‘대전특별시’
민주당, 정식 명칭은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약칭은 ‘대전특별시’

더불어민주당이 대전과 충남 통합 특별시 정식 명칭을 ‘충남대전통합특별시’로, 약칭은 ‘대전특별시’로 정했다. 민주당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 황명선 상임위원장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특위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명칭과 약칭, 특별법 추진 과정 등 회의 결과를 설명했다. 우선 공식 명칭은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약칭은 대전특별시다. 앞서 28일 민주당 광주와 전남 행정통합 추진 특별위원회도 통합 특별시 명칭을 '전남광주특별시', 약칭을 '광주특별시'로 정한 바 있다. 통합 특별시의 청사와 관련해선, 황명선 상임위원장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자율주행버스 시범운행 자율주행버스 시범운행

  • 대전·충남 시도의장 행정통합 관련 기자회견 대전·충남 시도의장 행정통합 관련 기자회견

  • 대전 서북부 새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개통’ 대전 서북부 새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개통’

  • ‘공정한 선거문화 조성을 위해’ ‘공정한 선거문화 조성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