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톡] 인생의 네비게이션

[공감 톡] 인생의 네비게이션

  • 승인 2016-10-28 10:34
  • 김소영(태민)김소영(태민)

“속도를 줄이십시오. 어린이 보호구역입니다.” 오늘도 네비아가씨는 고운 목소리로 나에게 친절히 길안내를 하고 있다.

나는 지독한 길치다. 또한 조심성이 많아서 운전면허를 딴 지 10년이 넘어서까지 익숙한 길로만 다녔다. 낯선 곳은 차를 가지고 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다 처음 네비게이션(navigation)이 나왔을 때 너무나 기뻤다. 이제 길치인 나도 걱정 없이 어디든 찾아 갈 수 있겠구나 했었는데 이 놈의 네비게이션은 꼭 한 발 늦었다. 길을 지나치고 나서야 ‘우회전입니다, 좌회전입니다.’ 라고 하는 바람에 네비게이션만 믿고 길을 나섰다가 당황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요새 최신 네비게이션은 고운 목소리의 네비아가씨가 얼마나 자세히도 길을 가르쳐 주는지 아주 물 만난 고기 마냥 어디든 잘 다니고 있다. 길치인 나에게 네비게이션은 구세주이다.

잠시 신호등에 걸린 난 길옆 절 바위에 새겨진 부처님 앞에 엎드린 채 열심히 기도 중인 많은 어머니들을 보게 되었다.

‘아~ 수능이 얼마 안 남았구나. 벌써 수시는 시작 되었지’
고등학생 딸아이를 두고 있는 엄마로서 남 일 같지 않았다. 생각만 해도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몸이 떨려왔다. 고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엄마들은 누구나 느끼는 두려움이다. 수능을 앞둔 어머니들이 할 수 있는 건 그저 자녀를 위한 간절한 기도밖에 없다.

“150m 앞 급경사입니다. 주의하십시오.” 정신 차리고 운전에 집중하라는 듯 네비아가씨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목적지를 안내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속도 제한구역이며, 어느 길로 가면 막히지 않고 더 빠르게 갈 수 있는 지까지 알려 주는 네비게이션.

그래! 우리에게 인생 네비게이션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맞게 가고 있는지, 항상 궁금해 하고 선택의 기로에선 선택에 따른 결과의 두려움에 크게 고민하기도 한다. 그럴 때 방향을 제시해 주는 무언가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바라게 된다. 우리는 언제나 안정된 안전한 삶을 원하기 때문이다.

▲ 게티 이미지 뱅크
▲ 게티 이미지 뱅크


하지만 우리 인생에서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실패인가? 그리고 안정된 삶이란 어떤 것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이런 것들은 항상 우리에게 따라다니는 질문들일 것이다. 원하는 대학에 붙고, 원하는 직장에 다니고, 돈 많이 버는 것이 성공한 삶이 되는 건가? 그럼 지금 재벌들은 다 행복해야 하는데 과연 그런가?

헬렌 켈렌은 “안전은 환상일 뿐이다. 삶은 과감한 모험이거나 아무것도 아닌 둘 중 하나다. 안전이란 것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인류의 후손들은 안전이란 것을 경험하지 못했다. 위험을 피하는 것은 위험에 노출된 것만큼이나 결과적으로 하등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는 ‘세상은 예상치 못한 고단한 현실과 맞부딪히며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라는 말과 같다. 그렇다면 실패하는 것이 두려워 실패하지 않기를 바라기 보단 실패를 하더라도 잘 극복하고 이겨내는 힘을 키우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닐까한다.

우리들에겐 감사하게도 가치 있는 삶을 살다간 선인들이 계시다. 그들은 성공적인 삶을 위한 결과물들을 가득 남기고 가셨다. 목적지를 정하는 방법과 그 목적지를 향해 가치 있게 가는 길을 말이다. 현명한 사람들은 스스로 방법을 미리 알고 찾아가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목적지조차 정하지 못하고, 남이 입력해주어도 그것이 목적지인지 모른 채 살아갈 것이다. 이처럼 우리에겐 선인들께서 마련해주신 인생의 네비게이션이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찾던 인생의 네비게이션일 것이다. 다만 그것을 잘 활용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인생 성공의 유무가 달라질 것이다.

오늘도 길치인 난 인생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한다. 행복이란 목적지를….

/김소영(태민) 시인

▲ 김소영 시인
▲ 김소영 시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대 펜싱팀, 대통령배 전국펜싱선수권대회 에뻬 단체전 3위
  2. 충남대-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중국서 그린바이오 인재 교육
  3. 폐교 예정 대전 성천초 주민 편의 복합시설 추진 협약
  4. 한밭대 RISE 사업단, 플라즈마 표면처리 국제자격증 합격자 4명 배출
  5. 전북은행 대학생 서포터즈 5기 해단식 진행
  1. 천안교육지원청, 사랑의열매 천안시나눔봉사단과 '더불어 사는 세상' 위한 업무협약 체결
  2. 건양사이버대 총학생회, 수해 지역 이웃돕기 성금 기부
  3. 대전건설건축자재협회 'AI 전문가 초청강연' 개최
  4. 한온시스템, 2025년 하반기 채용 연계형 인턴모집
  5. [기고]대형복합화력 증설 멈추고 재생에너지 확대에 주력을

헤드라인 뉴스


투석환자 교통편의 제도정비 시급…지자체 무관심에 환자안전 사각

투석환자 교통편의 제도정비 시급…지자체 무관심에 환자안전 사각

<속보>20일 대전 한 병원에서 만난 조한영(49·가명)씨는 이틀에 한 번씩 인공신장실을 찾아 혈액 투석을 8년간 이어왔다. 월·수·금 오전 7시 병원에 도착해 4시간동안 투석을 받고 나면 체중은 많게는 3㎏까지 빠지고 어지럼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당뇨 합병증으로 콩팥이 먼저 나빠졌고, 오른쪽 눈은 실명했으며, 발에도 질환이 생겨 깁스처럼 발 전체를 감싸고 목발을 짚어서야 겨우 걸음을 뗀다. 투석은 생명을 지키는 일인데 집과 병원을 오가는 병원의 교통편의 제공마저 앞으로 중단되면 혼자서 투석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그는 심각하게..

[날씨] 12호 태풍 `링링` 영향…폭염·열대야 강화
[날씨] 12호 태풍 '링링' 영향…폭염·열대야 강화

주말인 23~24일 폭염과 열대야 현상이 강화됨에 따라 무더위가 이어질 가운데 내륙 곳곳에 국지적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12호 태풍 '링링'이 동북 동진 중이다. 태풍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일본 남동쪽 해상 가장자리를 따라 규슈를 통과할 예정이다. 이번 주말(23~24일)은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결합해 한반도 고기압이 두터워지며 지금보다 온도가 1~2도 더 올라 폭염이 다소 강화된다. 또한, 내륙 중심에 5~40㎜의 국지적 소나기가 내리겠다. 특히 대전·세종·충남 전 지역에 폭염특보 발효에..

충남도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 요구… 정부 "추가 지급 결정"
충남도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 요구… 정부 "추가 지급 결정"

충남도가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에 따른 지원금을 정부에 지속 건의한 결과, 정부가 추가지원을 결정했다. 21일 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폭우 피해 지원대책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피해 지원금 현실화를 건의하겠다는 입장 발표를 시작으로, 정부부처의 현장점검 등에서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를 요청해 왔다. 김태흠 지사도 1일 열린 대통령 주재 제1차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분야별 지원금 현실화를 공식 건의한 바 있다. 당시 김 지사는 농업 분야와 관련해 정부의 지원기준인 복구비(대파대) 50%를 100%로 상향하고 농업시설 복구비도 기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드론테러를 막아라’ ‘드론테러를 막아라’

  • 폭염에도 가을은 온다 폭염에도 가을은 온다

  • 2025 을지훈련 시작…주먹밥과 고구마로 전쟁음식 체험 2025 을지훈련 시작…주먹밥과 고구마로 전쟁음식 체험

  •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안 부결…시의회 거센 후폭풍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안 부결…시의회 거센 후폭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