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식 경제통] 담뱃값 인상의 배후도 최순실이다?

  • 오피니언
  • 최충식 경제통

[최충식 경제통] 담뱃값 인상의 배후도 최순실이다?

  • 승인 2017-01-11 11:50
  • 신문게재 2017-01-12 22면
  • 최충식 논설실장최충식 논설실장
▲ 최충식 논설실장
▲ 최충식 논설실장
담뱃값 인상 2주년을 챙기는 단체가 있다. 연말정산 재테크 안내로도 바쁜 한국납세자연맹이다. 이 단체가 온라인 설문으로 4·13총선 새누리당 패인이 '담뱃값'이라는 값을 얻어냈다. 애연가 62%가 크든(34%) 작든(28%) 정당 선택에 영향을 받았다. 이전에 새누리당 자체 백서에도 그 비슷한 불만이 담겨 있었다. 다만 이걸로만 정치적 과오를 덮는다면 지나친 '퉁치기'가 된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도는 담뱃값이 인상된 1996년과 2005년에도 급락했다. 두 경우를 수학 방정식처럼 여기서 시원스럽게 확증할 수는 없다.

이번 조사에서 유의미하게 읽어낸 것은 경제적인 시사점이다. 흡연자 10명 중 7명은 담뱃값 인상에도 '흡연량은 그대로'였다. 15%가 줄였고 9%가 끊었다지만 반짝 효과였고 서민 등골 빼는 증세 사기극이라는 극단의 비판이 나온다. 대한의사협회의 기존 입장은 다르다. 흡연으로 건강보험 급여비가 연간 2조원을 넘긴다며 흡연 관련 질환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10조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2016년 담배 세수는 이 비용을 넘어섰다. 어긋난(또는 의도된) 정부 예측 덕인지 13조원이 걷혀 재산세 9조원도 가볍게 추월했다. 증세를 노렸다면 성공했다. 정부 예산에 미치는 비용-편익분석에서 흡연이 유발하는 의료비용보다 의료보건, 연금, 주거비 등 국가 부담 경감이 훨씬 이익이었다. 이 결과는 담배회사가 의뢰한 연구답다. 담배를 피우면 일찍 죽으니까 돈이 적게 든다는 이야기다. 이런 기여도(?)를 고려해 담배세 인하를 주장하기도 한다.

반대로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해마다 올리자는 목소리도 있다. 2030년 흡연율 29%라는 알 수 없는 계산까지 덧붙인다. 하지만 가격이 뛰자 담배가 제주공항 면세점의 매출 1위 품목에 올랐다. 가격 인상이 국민건강 증진 목적이라는 데 흡연자의 1%, 비흡연자의 10%만 동의한다. 부담만 지우는 우회 증세라는 것이다. 전북도의회도 10일 담뱃값 인하 촉구 결의안을 냈다. 지방의회의 조세 형평성 관련 주장은 틀리지 않다. 실제로 하루 담배 한 갑이면 담뱃세는 121만원이다. 부자든 빈자든 9억원짜리 아파트 재산세 상당의 세금을 내며 피워야 한다.

이것은 불합리하다. 가격은 거래 관계나 유통 경로, 원자재값, 물가와 임금 등이 작동해 형성된다. 케인스식의 가정을 해본다. 국가가 돈을 땅에 파묻는다. 기업이 인력을 고용하고 장비를 투입해 그 돈을 파내면 경기가 살아난다. 국가가 특정 기업에 돈 묻은 곳을 가르쳐주면 있는 그대로의 인력, 있는 그대로의 장비로 자기네들 이익만 챙긴다.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지만 일방적 가격 통제의 실익도 엉뚱한 데로 전가된다. 시장 원리에 역행함은 물론이다.

금연이나 흡연의 결정 요인은 사람마다 다르다. 담뱃값이 흡연율과 약간의 상관관계가 있을지라도 원인과 결과 관계는 아닌데 자꾸 무리를 하니 별소리가 다 나온다. 한 애연가 단체는 담뱃값 인상 배후가 최순실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순실 부부의 이혼 사유 하나가 정윤회가 골초인 것은 거의 사실이지만, 남편 담배 피우는 것 꼴보기 싫어 담뱃값 인상시켰다는 선데이서울 수준의 소문은 헛소문이길 믿고 싶다.

가격을 올리면 판매량이 일시 하락하다가 증가세로 돌아선다. 담배가 그렇다. 작년 판매량은 그 전 해보다 10%가량 증가했다. 3년 만에 인상 전 판매량으로 환원된 2005년 인상 때처럼 부정적 반등 조짐이 뚜렷하다. 집요한 금연사업 등 비가격 정책보다 가격 정책이 더 어렵다. 금연 효과보다 세수 충당 효과가 크다면 가격 스트레스라도 덜 받게 값을 낮춰야 한다. 담배를 옹호할 생각은 없지만 담뱃값의 가격탄력성은 부풀려졌다. 비합리적이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량이 감소한다는 얄팍한 지식을 신봉했거나 악용했다. 실패가 예고된 정책이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교사노조, 교육감 후보들에 정책요구… 후보들 답변은?
  2. 이병학 충남교육감 예비후보, "충남교육의 공정성과 기본을 바로 세울 것"
  3. "반드시 성과로 증명할 것"…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 재선 출마 공식 선언
  4. 한기대, 실학 정신 담은 '다담소' 개소
  5. 백석대 ·백석문화대, 외식업계·AI기업과 외국인 유학생 취업 지원을 위한 협약 체결
  1. 동구 정다운어르신복지관, '취약노인 일반의약품(소화제) 지원사업' 최종 기관 선정
  2. 충남중기청, 중소기업 기술보호 '현장 밀착 지원' 강화
  3. 천안법원, 보험금 타려 운전자 바꿔치기 시도한 20대 여성 실형
  4. [현장에서 만난 사람]김영수 한국사마천학회 이사장
  5. 박찬우 천안시장 후보, 백석동 발전협의회와 정책간담회 개최

헤드라인 뉴스


서산교통, 공용버스터미널 인근 인사 사고, 공식 사과

서산교통, 공용버스터미널 인근 인사 사고, 공식 사과

서산교통(대표이사 안광헌)이 7일 서산공용버스터미널 인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와 관련해 시민들에게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종합 안전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번 사고는 7일 오전 10시께 서산시 동문동 서산공용버스터미널 앞 도로에서 발생했으며, 길을 건너던 80대 보행자가 시내버스 차량에 치여 관내 중앙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과 관계기관은 사고 운전자 진술과 CCTV,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사고 발생 이후 서산지역사회에서는 터미널..

전 세계 초능력 히어로 국립중앙과학관 집결… `비밀 신입 요원` 모집
전 세계 초능력 히어로 국립중앙과학관 집결… '비밀 신입 요원' 모집

전 세계 초능력 히어로 캐릭터가 대전에 자리한 국립중앙과학관에 모여 비밀 신입 요원을 모집한다. 하반기 '초능력 비밀 아카데미' 개관에 앞서 국민 관심을 모으기 위한 이벤트다. 국립중앙과학관은 16~17일 과학관 사이언스터널에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이색 과학 축제 '초능력 히어로 박람회: 비밀 아카데미 신입 요원 모집'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하반기 창의나래관에 선보이는 '초능력 비밀 아카데미'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새로운 비밀 요원을 모집하고 훈련시킨다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관람객은 초능력과..

"국힘, 반쪽 공청회 책임져라" 지역사회 거센 비판
"국힘, 반쪽 공청회 책임져라" 지역사회 거센 비판

국회 행정수도특별법 공청회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것을 두고,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의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법안 공동발의에 참여한 가운데, 이미 개최가 합의된 논의의 장에 집단 불참한 것은 사실상 공청회를 무력화하고, 행정수도특별법 추진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는 인식에서다. 특히 공청회 자체가 법안 처리의 분수령으로 평가받았던 만큼, 국회 논의 동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43개 전국·세종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행정수도특별법 제정 범시민대책위원회(가칭)는 8일 오전 '행정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5차 석유 최고가격제 또 동결 5차 석유 최고가격제 또 동결

  • 유성온천 문화축제 준비 ‘이상무’ 유성온천 문화축제 준비 ‘이상무’

  • ‘공정선거 함께해요’ ‘공정선거 함께해요’

  • 시민 눈높이 설치 불법 현수막 ‘위험천만’ 시민 눈높이 설치 불법 현수막 ‘위험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