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식 경제통] 문재인 정부는 □□□이다

  • 오피니언
  • 최충식 경제통

[최충식 경제통] 문재인 정부는 □□□이다

  • 승인 2017-05-17 11:28
  • 신문게재 2017-05-18 22면
  • 최충식 논설실장최충식 논설실장
▲ 최충식 논설실장
▲ 최충식 논설실장
문재인 정부 들어 '합리적'이라는 단어가 가끔 쓰인다. 경제적으로 서술하면 합리적 사고란 한계편익과 한계비용을 조절해 효용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비용이 편익을 너무 초과한 박근혜 정부는 국민이 버렸다. 이 과정에서 국가가 공공재(public goods) 공급자라는 아주 새삼스러운 사실에 눈떴다. 국민은 더 성숙해졌다.

어제와 오늘도 합리성을 생각하게 하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가 벌어진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거울방'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입주가 늦춰진 일은 합리성의 허를 찌른다. 공사 분간 못한 대통령들 덕에 대통령 일가의 청와대 생활비 부담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까지 나왔다. 관저에서 비누나 치약까지 사서 써야 합리주의 사회라는 뜻은 아니다.

중요한 핵심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혼선으로 몰락한 정부의 사례부터 복기해보자는 것이다. 강철보다는 약해졌지만 정치인과 관료, 이익집단 간 철의 삼각형 구조는 상당히 견고하다. 문고리 권력 3인방과 비선실세가 날뛴 저간의 사태를 다시 규정하면 최순실에 의한 18대 대통령직 사유화라고도 할 수 있다.


19대 문재인 대통령이 미리 경계할 부분이 이 지점이다. 즉 공적 도구의 사유화 현상이다. 아까운 아이들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는데 VIP(대통령) 보고용 영상물 챙기기에 혈안인 최고 권부 청와대에는 공적 질서가 작동하지 않았다. 어떤 면에서는 정치 개혁과 검찰 개혁 등 개혁 과제 역시 권력을 보다 더 공적인 영역으로 끌어내는 방향으로 갈래를 타야 옳을 듯하다.

경제 영역은 말할 것도 없다. 경제통 김진표 의원과 이용섭 전 의원이 기용된 문재인 정부 1기는 일자리위원회가 경제 실세기구가 될 분위기다. 일자리가 중하지만 아무리 중해도 경제정책의 손전등이 딱 한 곳만 비춰서는 안 된다. 트럼프노믹스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마크로노믹스도 일자리를 중시한다. 우리가 재정을 직접 투입한다면 그쪽은 기업 활성화를 통한 고용 창출로 간다. 메시지가 다르다. 이 대목에서 토드의 정치의 2대 원리가 떠올려진다. 정치가가 뭘 말하든 진실이 아니란 것과 정치가가 뭘 말하고 있든 '돈 이야기'라는 이야기다. 그러지 않길 바라지만, 고용시장 경직과 경제의 복잡한 메커니즘까지도 감안해야 한다.

이 정책이 합리적이려면 한쪽 정보나 추론이 아닌 각 측면을 두루 살펴야 한다.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하거나 불평만 늘어놓는다면 제약 사항에 무지하거나 좋은 답을 구할 의지가 없어서다. 국민안전 부문이라면 오로지 공공재적 기능이 강조되고 강화돼야 한다. 거추장스러운 권력의 병풍은 걷어치워야 마땅하다.

그런데 아직 진행형인 세월호 사건을 단순 교통사고에 비유하는 시각이 있다. 보상받았으면 끝이라며 국가를 거의 사유재로 보는 발상을 한다. 대통령직 사유화로 나라를 말아먹어도 뭐가 문제며 웬 소란이냐는 식이다. 구조 서비스와 진상 규명도 국가 공공 서비스다. 공공재의 공급자인 정부와 지자체는 그런 모습으로 존재해야 한다. '국민성장'이나 문재인판 'J노믹스' 같은 정책도 조직과 구호만이 아닌 실질을 바꿔 그 사유화가 다시는 없어야 할 것이다.

“경제는 유통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어음 사기꾼 장영자씨의 자기변호였는데 말 자체는 명언이다. 실제로 흐르고(流) 통하는(通) 경제여야 한다. 경제민족주의, 정상외교, 북핵과 사드, FTA(자유무역협정), 5·18 민주화운동 등의 해법 앞에서 모자란 것은 '유통'의 리더십일지 모른다. 주어진 여건에서 '한계적으로' 최적해(最適解)를 찾는 수밖에 없다. 경제적으로 마무리하려니 좀 막연하긴 하다. 그리고 합리적 사고에는 합리적인 의심이 꼭 필요하다.

최충식 논설실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관광+맛집+숙박' 3박자 갖춘 세종시 전의면에 오면
  2. "충청의 거목 고이 잠드소서" 이해찬 前총리 별세 지역與 '애통'
  3. 대전시립중고교 김병한 교장 '사회공헌 대상' 수상
  4. ‘민주당 킹메이커’ 이해찬 전 총리 베트남서 별세…향년 73세
  5. 한성일 중도일보 이사.도전한국인본부 도전한국인상 언론공헌 대상 수상
  1. 100도 달성한 사랑의 온도탑과 무료배식의 긴 줄
  2. 강추위에 얼어붙은 인공폭포
  3. 사업비 규모 커진 대학 '라이즈'...지역사회 우려와 건의는?
  4. [건강]노인에게는 암만큼 치명적인 중증질환, '노인성 폐렴'
  5. 화학연, 음식물쓰레기 매립지 가스로 '재활용 항공유' 1일 100㎏ 생산 실증

헤드라인 뉴스


`행정수도 설계자` 이해찬, 미완의 숙제 남기고 영면에…

'행정수도 설계자' 이해찬, 미완의 숙제 남기고 영면에…

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미완의 '세종시=행정수도' 숙제를 남기고 영면에 들었다. 행정수도와 인연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궤를 같이 한다. 2004년 참여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서 국토균형발전 정책을 선두에서 이끌었다. 운명의 끈은 거기서 끊어지지 않았다. 1988년부터 서울 관악 을에서 국회의원 5선을 역임한 뒤 사실상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으나, 당원들은 2011년 당시 민주당 상임 고문인 이 전 총리를 소환했다. 결국 그는 2012년 세종시 출범 직전 진행된 제19대 총선에서 47.88%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고, 2015년 3월 임..

대전 자영업 수 나홀로 사장님만 늘었다... 경기 한파 꽁꽁 얼었나
대전 자영업 수 나홀로 사장님만 늘었다... 경기 한파 꽁꽁 얼었나

경기 한파로 전국의 자영업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전은 오히려 자영업자 수가 늘어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직원을 고용해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보다 1인 가게와 무인점포 등 혼자 운영하는 '나 홀로 사장님'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26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5년 취업자 중 대전 자영업자 수는 15만 5000명으로, 2024년(14만 1000명)보다 1만 4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 19가 발발하기 이전인 2019년 14만 2000명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지역 자영업자 수는..

대전시 "행정통합 항구적 법,제도 마련 안되면 주민투표 요구할 것"
대전시 "행정통합 항구적 법,제도 마련 안되면 주민투표 요구할 것"

대전시가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따른 정부의 대폭적인 재정·권한 이양을 요구하며, 미흡할 경우 주민투표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26일 대전시 주간업무회의에서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시민 목소리가 높아지면 시장은 시민의 뜻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면서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항구적인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주민투표 요구가 높아질 수 있다. 단순한 물리적 통합으로 비치면 시민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포춘쿠키 열고 ‘청렴의식 쑥’ 포춘쿠키 열고 ‘청렴의식 쑥’

  • 강추위에 얼어붙은 인공폭포 강추위에 얼어붙은 인공폭포

  • 100도 달성한 사랑의 온도탑과 무료배식의 긴 줄 100도 달성한 사랑의 온도탑과 무료배식의 긴 줄

  • 코스피, 코스닥 상승 마감…‘천스닥을 향해’ 코스피, 코스닥 상승 마감…‘천스닥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