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 응원가를 허(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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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 응원가를 허(許)하라

[최충식 경제통]

  • 승인 2018-05-09 13:58
  • 신문게재 2018-05-10 21면
  • 최충식 기자최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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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식 경제통]프로야구 경기장은 세상 어느 열정적인 파티장 못지않다. 응원 없는 KBO 리그, 응원가 없는 야구장은 상상이 안 간다. '오빠라고 불러다오', '왜 내 눈앞에 나타나'와 같은 주제가의 공백이 이렇게 클 줄이야. 요 며칠 선수 등장곡 없이 타석에 서는 선수 모습이 왠지 썰렁하다.

선수 등장곡의 잠정 사용 중단은 KBO(한국야구위원회) 결정이다. 몇몇 구단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지만 10개 구단이 한 배를 타고 있다. 일부 응원가가 원곡 일부를 고쳐 저작인격권 중 동일성 유지권을 저촉한 것이 화근이었다. 돈으로 따지면 선수별로 1000만원에서 3000만원이나 되는 등장곡 비용 대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선수 응원가를 사놓았으나 다른 팀(한화→두산)으로 이적한 신성현 같은 경우는 헛투자가 되기도 한다.

스포츠라 해서 가치>가격>원가의 부등식에서 자유롭지 않다. 구단 역시 가치가 가격보다 높고 가격이 원가보다 높아야 산다. 840만 관중을 넘어선 프로야구는 작년 파급효과 2조원이라지만 각 구단은 여전한 적자 상태다. 동네 헬스장까지 저작권료를 내는 마당에 프리코노믹스(공짜+경제학)가 적용될 계제는 정말 아니지만, 전체 입장 수입의 0.3%에 해당하는 저작권 사용료 책정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이번 사안은 당연히 저작인격권에 집중해 풀 문제다. 요사이의 지방선거 로고송도 자칫하면 유사 사례가 된다. 광역단체장 100만원, 기초단체장 50만원, 광역의원 25만원, 기초의원 12만5000원의 곡 구입비와 별도의 선거송 업체 제작비 70만원, 이런 건 아무래도 좋다. 출마자가 유의할 부분은 프로야구처럼 저작인격권 침해에 휘말릴 개연성이다. 저작재산권과 달리 저작인격권은 주관적인 요소가 강해 부르면 곧 값이 되는 수가 있다.

야구장에만 국한시켜도 대답은 다양하다. 모 야구 해설위원은 "법대로 해야지요"라며 피식 웃는다. 틀리지는 않은데 무성의한 대답으로 들린다. "저작인격권의 기준과 원칙이 확고히 자리잡을 계기"라고 했으면 덜 비전문적이지 않았을까. 저작권 여파로 야구장에서 듣는 클래식 음악은 된장에 치즈 풀어놓은 듯 애매모호한 맛이고 솔직히 경기 관람자로서 감정 유지가 좀처럼 안 된다.

그러고 보니 프로야구를 구경거리로만 보는 경향이 있었다. 경제학적이라 해봐야 희생번트와 기회비용, 심판의 오심과 정부실패, 대기 타자와 외부효과 등으로 엮었다. 이번 경우는 양상이 다르다. 팀 응원가, 선수 등장곡, 치어리더 댄스곡, 그리고 훈련 때, 1회 말이나 5회 말 종료, 9회 말, 역전, 투수 교체 등 그때그때 트는 노래가 야구의 맛과 재미를 살린다. 응원가가 한시바삐 해금돼 지상 최대의 노래방을 부활시키는 일은 프로야구 흥행과도 직결된다.

국무총리를 지낸 정운찬 KBO 총재의 야구 산업화 구상이 구단의 모기업 의존도 탈피만을 의미하진 않을 것이다. 프로야구 활성화를 위해서도 야구장을 긍정적인 의미의 파티장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 대다수 관중은 팡파르가 아닌 수만 명 '떼창' 버전의 선수 등장곡을 지극히 선호한다. 늦어도 5월 중, 되도록 대화로, KBO와 각 구단이 원작자들과 접점을 찾길 고대해본다.
최충식
최충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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