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수학, 산업수학에 길을 묻다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수학, 산업수학에 길을 묻다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산업수학전략연구부장

  • 승인 2019-10-24 14:04
  • 신문게재 2019-10-25 22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산업수학전략연구부장
많은 전문가들은 현시기의 수학은 위기라고 진단한다. 최근 수학과를 폐지하는 대학의 수가 늘고 있으며 그나마 나머지 대학들의 상당수가 수학과의 존폐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또한 교육전문가들은 사교육 문제의 주요인 중 하나로 수학을 지목하고 사교육의 폐해를 없애고 공교육을 살리려는 방안으로 수능에서의 수학의 난이도를 낮추고, 교과과정에서 행렬이나 기하학 등 어려운 분야를 제외하고 미적분의 교육을 최소화하는 등 중고등과정에서 어려운 수학 내용을 최대한으로 간소화 시켰다.

이로 인해 중고등과정에서 배운 수학교육만으로는 미적분과 행렬을 기초로 해 다루어지는 대학에서의 수학교육은 학생들이 학습하기엔 더욱 어려워졌으며, 이공계 대학에서도 기초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미적분학에 대한 능력이 현저하게 낮아짐으로써 고등학교 과정에서 배웠어야 할 기초 미적분학을 대학에서 다시 가르치는 등 교과과정에서의 학문적 괴리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대한 악영향으로, 수학은 머리 좋은 사람들이 하는 분야라는 오해가 더욱 심화돼 많은 학생이 수학을 전공하는 것을 기피하고 그 여파로 많은 대학에서는 수학과를 폐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는 중고등과정에서의 수학교육과 수능에서의 출제범위나 난이도 등 제도적 방안에 대해서 보다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하겠지만, 필자는 수학과 그 기능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수반되지 않고선 위에서 언급한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즉, 사회 전반에서 수학을 단순히 과학과 기술을 개발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학문의 한 분야이거나 심하게는 계산능력의 배양을 위해서 가르치고 또 배우는 과목이라기보다는 작게는 생활 속에서 우리가 합리적으로 판단하게 하는 사고의 기본능력을 가르치는 것에서 크게는 국가발전을 이끌 미래기술의 핵심동력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즉, 수학의 기능은 단순히 계산능력의 배양이나 이론의 적용이 아닌 주어진 상황이나 조건에서 정답 등 최적의 답을 구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며, 이것이 현재의 AI시대에서 수학이 핵심 기술로 부각되는 이유이다. 왜냐면, AI 기술의 개발은 존재하는 기술의 적용보다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적의 알고리듬을 찾고 이 알고리듬을 구현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이런 수학적 기능을 적극 활용하면 수학은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여 또 다른 도약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즉, 사회적 기류에 편승하여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필요로 하는 프로그래밍과 같은 기술이나 이론을 가르치기보다는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문제해결능력'을 배양하는 교육으로 전환하거나 이를 위한 교육과정을 마련하여 현장에서 시시각각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하여 효율적으로 해답을 제시하는 인재를 양성한다면 수학은 지금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 이런 인재의 채용으로 인하여 중소기업이나 공공기관 등 산업현장에서는 제기되는 문제마다 발생하는 기술 개발이나 구매에 투자되는 경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능력을 지닌 인재를 양성하고 또한 산업계나 공공기관, 그리고 의료계 등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분야가 산업수학이다.

이런 면에서, 우리 지역인 대전에 위치한 국가수리과학연구소(소장 정순영)에서 이런 수학적 기능을 산업계와 의료계에 적용하기 위하여 산업수학과 의료수학을 중점적으로 연구함으로써, 수학을 통하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함은 물론, 선도적으로 수학의 외연을 확대하고 그 역할과 가치를 재고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소식이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하였다. 국가적 차원에서 산업수학을 적극 활용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 기틀을 정부와 학계에서 마련한다면 반드시 수학은 또 다른 부흥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산업수학전략연구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연기·연동면·해밀·산울동 적임자"… 찐 마을 사람 '김순주'가 뛴다
  2. 세종시 집현동의 잃어버린 5년, '정영원'이 되살린다
  3. '교류의 문' 연 대전여성기업인협회 "서로 돕는 협회 만들어가자"
  4. 국힘 세종시당, '노무현 공원'서 자전거 타고 행정수도 완성 약속
  5. 5월 넷째 주 대전·충남 청약 흥행 단지 계약 '눈길'
  1. 세종시교육감 후보 4자 구도 판세, 여전히 혼조세
  2. 천안법원, 고속도로 통행료 납부하지 않은 운전자 징역형
  3. 정부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률 세종·대전 신청률 높아
  4. 천안시농업기술센터, 텃밭교육 모종 지역사회와 함께 나눠
  5. 천안시영상미디어센터, 6월 6일 '야외상영회' 운영

헤드라인 뉴스


고즈넉한 사찰 답사부터 도심 야경까지… 석가탄신일 맞이 식장산 나들이

고즈넉한 사찰 답사부터 도심 야경까지… 석가탄신일 맞이 식장산 나들이

대전의 동쪽을 든든하게 받치고 있는 식장산 서쪽 기슭, 도심의 소음이 거짓말처럼 잦아드는 곳에 천년 고찰 고산사(高山寺)가 자리하고 있다. 신라 정강왕 1년(886년) 도선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고산사는 오랜 세월 지역의 영욕을 함께해 온 대전의 대표적인 천년 고찰이다. 고산사의 중심인 대웅전(대전시 유형문화재)은 조선 후기의 소박하면서도 균형 잡힌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단아한 법당 내부로 들어서면 섬세한 필선이 돋보이는 아미타불화와 자애로운 미소의 목조석가여래좌상이 참배객을 맞이한다. 화려한 대형 사찰처럼..

공식선거운동 첫 주말 여야 지도부 충청 공략 "정부지원" vs "정권심판"
공식선거운동 첫 주말 여야 지도부 충청 공략 "정부지원" vs "정권심판"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금강벨트에서 승기를 잡으려는 여야 지도부의 총력전이 더욱 뜨거워 지고 있다. 공식선거운동 돌입 후 첫 주말 양당 대표가 충청권을 찾아 각각 정부 지원론과 정권 심판론 프레임을 들고 지역 표심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24일 대전 대덕구 신탄진시장을 찾아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와 최충규 대덕구청장 후보를 지원 사격에 나섰다. 송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성공한 지방정부를 이어갈지, 다시 무능과 혼란으로 돌아갈지를 결정하는 선거"라며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

천안법원, 술에 취해 장례식 방해한 혐의 `벌금 100만원`
천안법원, 술에 취해 장례식 방해한 혐의 '벌금 100만원'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4단독은 술에 취해 장례식장에서 소란을 피워 장례식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2025년 5월 9일 장례식이 진행 중인 천안시 서북구 모 장례식장에서 술에 취해 빈소에서 의자를 바닥에 집어 던지며 30여분간 욕설과 소리를 지르고 다른 조문객을 밀쳐 장례식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영곤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업무방해 등으로 수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특히 이 사건 범행 당시에는 누범기간 중이었음에도 또다시 술에 취해 장례식장에서 소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부처님 오신 날 분위기 고조시키는 봉축탑 부처님 오신 날 분위기 고조시키는 봉축탑

  • 13일간의 지방선거 유세전 시작…‘우리 후보 뽑아주세요’ 13일간의 지방선거 유세전 시작…‘우리 후보 뽑아주세요’

  • ‘중원을 잡아라’…여·야대표 충청 총출동 ‘중원을 잡아라’…여·야대표 충청 총출동

  • 공식 선거운동 D-1, 선거벽보 점검 공식 선거운동 D-1, 선거벽보 점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