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6·13地選 2년 충청정치를 묻다 ①중원 팽창한 진보 쪼그라든 보수

  • 정치/행정

[시리즈] 6·13地選 2년 충청정치를 묻다 ①중원 팽창한 진보 쪼그라든 보수

2년전 7회 지방선거 올해 4·15총선 통해 진보 득세
2000년대 초중반까지 이어온 '보수의 텃밭' 옛말
전통적 캐스팅보터 민심 바로미터 역할 등 이유
세종시 산업벨트 젊은층 유입 '위축된 보수'도 한몫

  • 승인 2020-05-31 14:44
  • 수정 2020-06-01 09:01
  • 신문게재 2020-06-01 3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투표모습
6월은 지방선거가 치러지고 국회의원 임기가 바뀌는 이른바 '정치의 변곡점'이다. 2018년 6월 지방선거 이후 2년이 지난 현재 충청 시도지사 4명은 임기 반환점을 목전에 뒀다. 또 4·15총선으로 구성된 21대 국회의원 28명은 새 출발선에 서 있다.

바야흐로 충청은 도약이냐 아니면 퇴보냐 중대 갈림길에 놓여 있는 셈이다. 대전 충남 혁신도시 국회 세종의사당 강호축 개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하다. 어느 때보다 협치와 상생이 절실한 시점이다. 충청이 대한민국호(號)의 미래를 열 수 있을까. 중도일보는 '6·13地選 2년 충청 정치를 묻다'라는 시리즈를 통해 모두 5차례에 걸쳐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싣는 순서>

1. 중원, 팽창한 진보 쪼그라든 보수



2. 다음엔 누가? 與 문전성시 野 누구없소

3. 진보 임중도원 보수 권토중래 조건

4. '2022호' 대선 열차에 탑승하라

5. 도전과 협치 충청 정치에 대한 제언



우리나라의 중원(中原) 충청권은 전통적인 보수의 텃밭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최근 중원의 민심은 과거와 비교할 때 변화 기류가 뚜렷하다.

2년 전 2018년 지방선거(7회)는 충청 지방권력이 진보진영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형성하게 하는 터닝 포인트였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승리한 뒤 1년 만에 치러진 선거에서 충청권 시도지사 4곳을 모두 민주당이 승리한 것이다. 허태정 대전시장, 이춘희 세종시장, 양승조 충남지사, 이시종 충북지사가 민주당 깃발을 중원에 꽂았다. 2014년(6회)에도 충청권 시도지사 선거에서 진보진영이 4석을 석권했지만, 기초단체장 승패로 볼 때 진보 진영의 정치영토 확장은 뚜렷하게 읽을 수 있다.

2014년 지선에서 보수당인 새누리당이 충청 31개 시장군수구청장 선거에서 16승을 거뒀고 진보 진영인 새정치민주연합이 12승을 올렸다.(무소속 3승) 하지만, 2018년엔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민주당을 통합당을 23승 8패로 압도한 것이다.

이같은 중원의 정치 지형 변화는 고(故) 김종필 전 총리와 이회창 전 총리 등 보수진영의 걸출한 정치인이 지역 정가를 주도해 온 점을 감안할 때 언감생심(焉敢生心)이었다.

실제 2000년 대 초반까지만 해도 진보는 충청권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2002년(3회) 2006년(4회) 지방선거에선 보수정당인 한나라당과 자유민주연합이 대전시장과 충남지사 충북지사를 싹쓸이 했다.

하지만, 2010년(5회) 지방선거 때부터 괄목할 만한 변화가 시작됐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이시종 충북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출마 승리한 것이다. 당시 충청권 3개 시도 가운데 염홍철 전 대전시장만 보수 깃발(자유선진당)로 당선됐다.

진보세력의 팽창은 비단 지방권력 뿐만 아니다. 충청 입법권력도 진보진영이 보수를 넘어섰다. 2016년(20대) 총선에선 충청권 27석 중 보수 새누리당 14석을 차지 12석을 건진 민주당에 앞섰다.(무소속 1) 하지만 2018년 지선과 함께 치러진 충청권 3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이 전승을 올리면서 금강벨트 의석 스코어를 15대 12로 역전했다. 그리고 충청권이 28석으로 늘어난 올 4·15 총선에서 민주당(20)석이 통합당(8석)을 대파하면서 진보 진영이 사실상 금강벨트를 장악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충청 민심 변화를 전통적 캐스팅보트 지역인 점과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측면에서 해석하고 있다. 최호택 배재대 교수는 "충청권은 보수와 진보를 떠나 김종필이라는 지역정당을 지지한 측면이 있는데, 현재는 지역정당이 사라지며 수도권과 승패여부가 같다"며 "충청은 전국적은 흐름과 맥을 함께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앞으로도 이 같은 양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촌평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의 도시' 세종시의 인구 및 역할증대와 충남 서북부 지역의 산업벨트로 인한 젊은층의 유입 역시 진보성향 유권자층을 두텁게 했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 정당이 지리멸렬 하면서 충청 보수 정당도 미래비전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방원기 기자 ba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옛 파출소·지구대 빈건물 수년씩… 대전 한복판 중부경찰서도 방치되나
  2. <속보> 이상민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별세
  3. AI 시대 모두가 행복한 대전교육 위해선? 맹수석 교수 이끄는 미래교육혁신포럼 성료
  4. [기고] 전화로 모텔 투숙을 강요하면 100% 보이스피싱!
  5. 충남도 "해양생태공원·수소도시로 태안 발전 견인"
  1. ['충'분히 '남'다른 충남 직업계고] 논산여자상업고 글로벌 인재 육성 비결… '학과 특성화·맞춤형 실무교육'
  2. 충남교육청 "장애학생 취업 지원 강화"… 취업지원관 대상 연수
  3.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 조직위, 준비상황보고회 개최
  4. 이상민 전 의원 별세에 정치계 ‘애도’
  5. "도민 안전·AI 경쟁력 높인다"… 충남도, 조직개편 추진

헤드라인 뉴스


납세자 늘어도 세무서 3곳뿐… 대전시 세정 인프라 태부족

납세자 늘어도 세무서 3곳뿐… 대전시 세정 인프라 태부족

대전의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납세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세무서가 3곳에 불과해 세무서 신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대전 유성구갑)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전시의 2024년도 주요 세목별 신고인원은 2019년 대비 부가가치세 17.9%, 종합소득세 51.9%, 법인세는 33.9% 증가했다. 또 대전의 2023년도 지역내총생산(GRDP)은 54조원으로, 전년 대비 3.6% 성장해 전국 17대 시·도 중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납세 인원 역시 2019..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가치 재확인… 개방 확대는 숙제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가치 재확인… 개방 확대는 숙제

조선시대 순성놀이 콘셉트로 대국민 개방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3.6km)'. 2016년 세계에서 가장 큰 옥상정원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주·야간 개방 확대로 올라가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의 주·야간 개방 확대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주간 개방은 '국가 1급 보안 시설 vs 시민 중심의 적극 행정' 가치 충돌을 거쳐 2019년 하반기부터 서서히 확대되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제한적 개방의 한계는 분명하다. 평일과 주말 기준 6동~2동까지 매일 오전 10시, 오후 1시 30분, 오후..

전국 대학 실험실 발생 사고 매년 200건 이상…4월 사고 집중 경향
전국 대학 실험실 발생 사고 매년 200건 이상…4월 사고 집중 경향

최근 3년간 대학 내 실험실에서 발생한 사고로 매년 2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시흥갑)이 한국교육시설안전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최근 3년간 전국 대학 연구실 사고로 총 607명의 부상자와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대학 내 실험실 사고로 지급된 공제급여는 총 8억 5285만 원에 달한다. 특히 4월에 매년 사고가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2023년 4월에 33명, 2024년 4월에 32명, 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빛으로 물든 보라매공원 빛으로 물든 보라매공원

  • 나에게 맞는 진로는? 나에게 맞는 진로는?

  • 유성국화축제 개막 준비 한창 유성국화축제 개막 준비 한창

  • 이상민 전 의원 별세에 정치계 ‘애도’ 이상민 전 의원 별세에 정치계 ‘애도’